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1. 21. 선고 2024가합207026 판결

원장지위 존재확인 청구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등의 지위

1)

B연구원(이하 '이 사건 연구원'이라 한다)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 · 운영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정부출연기관법'이라 한다)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23. 8. 3. 이 사건 연구원 원장(임기 3년)으로 임명되어 재직하였던 사람이다.

2)

피고는 정부출연기관법에 의하여 설립되어 경제 · 인문사회분야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지원, 육성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업무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피고의 이 사장은 이 사건 연구원의 원장을 임면한다.

나.

해임통보의 경위

1)

피고의 감독관청인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은 2024. 5. 10. 피고에게, 국무조정실 감찰 조사에서 원고의 ① 외유성 해외출장, ② 성추행, ③ 복무관리 위반, ④ 해외출장 지인 동행 및 출장보고서 대리작성 지시, ⑤ 갑질, ⑥ 노조 탈퇴 강요 등 비위 사실(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이 확인되었음을 통지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피고 이사회에서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회신하라고 요청하였다.

국무조정실이 발송한 원고의 비위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2)

피고는 2024. 6. 4.경 전문가 자문위원회 개최, 2024. 6. 5.부터 같은 달 14.까지 성희롱 사건에 관한 추가조사 실시, 2024. 7. 1.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원고 법률대리인의 의견서 접수, 2024. 7. 2. 성희롱 사건 피해자에 대한 서면 질문답변 등의 절차를 거쳐, 2024. 7. 18.자 임시이사회에서 원고 해임에 관한 결의를 하였다.

3)

피고 이사장은 2024. 7. 18. 원고에게 해임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

다.

관련 규정은 아래와 같다.

<생략>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거나 징계권 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원고가 여전히 이 사건 연구원 원장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한다.

3.

판단

가.

징계사유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5 내지 10호증, 을 제4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1)

성추행과 관련하여, 국무조정실 감찰조사 과정에서 제출된 피해자 본인 및 해당 회식 참석자 2인의 2024. 4. 19.자 각 확인서(을 제4호증 135쪽, 139쪽), 피고의 자체조사 절차에서 실시된 2024. 7. 2.자 피해자와의 서면문답 결과(을 제6호증), 추가 참석자의 진술서 등 이 부분 비위사실과 부합하는 증거들이 존재한다.

한편, 원고는 이 부분 비위사실을 부인하면서 악수만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연구원 원장의 운전기사로 근무하는 U은 '당시 저녁 회식을 일찍 마치고 차량을 탑승하기 전에 짧은 시간동안 직원들과 악수를 한 뒤 차량에 탑승하여 귀가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이 사건 연구원 원장의 비서로 근무하는 N은 'H가 이 부분 비위사실이 발생한 저녁식사 자리가 생각도 나지 않고, 계속 부인하였으나 성추행했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종용하였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으며, 국무조정실 감찰이 끝난 다음주에 H가 먼저 원고의 팔짱을 끼는 모습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H는 피고의 자체조사 절차에서 "처음에는 하급 직원으로서 기관장인 원고를 상대로 발언하는 것이 두려워 회피하고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으나, 감사관이 해당 자리에 참석한 다른 직원들이 원고의 언동에 관해 사실대로 진술하였음을 알려주며 '살아가면서 모든 일을 안일하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 본인이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고 말해주어 용기를 내 비로소 피해 사실을 진술하게 된 것이지 억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인 본인이 먼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는데 다른 직원들이 본인과의 상의도 없이 해당 사실을 진술하고 문제 삼은것에 불쾌감과 부끄러움을 느껴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다는 생각에 그런 취지로 말을 하였던 것이지, 당일 원고의 언행은 분명히 불편한 일이었고, 또래 여성 직원들도 이런 일을 겪으면 같은 감정을 느끼리라 생각했다"고 진술하였으며, 감찰조사 이후에도 혹시 보복을 당할까 두려운 마음에 원고를 평소처럼 대하고 평범하게 인사를 하였을 뿐,N의 위 진술처럼 애교 섞인 인사를 하며 난데없이 원고의 팔짱을 낀 사실은 결코 없었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볼 때, 위 U, N의 진술만으로 앞서 든 이 부분 비위 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배척하고, 이 부분 비위사실이 부존재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설령 이 부분 비위사실이 부존재하여 이 부분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하여도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다른 비위사실이 인정되며 그에 따른 징계양정이 명백히 부당하여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2)

외유성 해외출장과 관련하여, 당초 페루 출장인원에 원고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였던 점에 비추어 원고가 반드시 참석하여야 하는 출장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발표를 맡기로 하였다면 C가 별도로 온라인 발표를 준비하여 진행하였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보이며, 원고의 주장과 같이 토요일과 일요일에 진행된 일정이 실무진들이 모이는 일정이라 할지라도 원고가 업무일정에 참석하지 않고 항공편으로 이동하여도 편도 4시간이 걸리는 마추픽추에 1박 2일 관광여행을 간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행위이다. 또한, 원고는 현지 가이드에게 비용을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가 항공료, 호텔숙박료, 조식 비용 등을 직접 결제하지 아니할 경우 이를 이 사건 연구원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 출장비 명목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리마에서 마추픽추까지 항공편으로 왕복 8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교통편이 원활하지 아니함에도 마추픽추 호텔과 리마 호텔을 중복 예약하여 출장비가 이중으로 지출되게 하였다. 따라서 징계사유로 충분히 인정된다.

3)

복무관리 위반과 관련하여,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상임임원 복무 가이드라인」 (을 제7호증)에 따라, 기관장은 본인 판단 하에 출장이 가능하나, 근무상황부를 활용하여 출장목적·장소·시간 등을 명확히 기록하여야 하고, 외부강의를 할 경우 강의 일시·장소, 강의주제, 사례금, 요청기관 등을 감사부서장에 사전에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는 점, 외부강의 활동 신고의무에 관하여 피고가 분기마다 기관장들에게 대외활동신고에 관한 공문을 발송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였을 때, 이를 위반한 것은 과실이라 할지라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4)

해외출장 지인동행 및 출장보고서 대리작성 지시와 관련하여, 원고는 해외출장에 동행한 사람들이 각 출장 분야의 전문가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고, 실무진인 이 사건 연구원 직원들의 진술에 따르면 해외출장에 동행한 사람들이 각 출장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었다고 보이는 점, 출장보고서를 대리작성한 직원들의 경우 출장에 동행하지도 않았고, 인터넷 자료들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한 점, 관례대로 직원이 작성하였다고 하여 이를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였을 때, 이 부분 역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5)

갑질행위와 관련하여, 원고가 취소한 해외출장이 이 사건 연구원의 연구위원등이 직무와 전혀 관련 없이 부당하게 진행된 출장이라고 볼 사정이 없음에도 취소되었다고 보이는 점, 연차 유급휴가를 포함하여 근로자에게 부여된 휴가는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며,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만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음에도(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참조), 그 신청 시기를 부당하게 제한하였다고 보이는 점, 원고가 결재 등을 미루어 이 사건 연구원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기도 하였는데, 원고가 주장하는 해외출장기간과 연관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부분 역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6)

노조탈퇴 강요와 관련하여, 전산 담당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노동조합 활동이 제한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보이는 점,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은 헌법상 보호되는 권리인 점, 원고가 제출한 '회의록에 남기는 사항'(갑 제15호증)만으로 팀장급 이상인 자가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나아가 전산팀 팀장인 T에게 직접 노조 탈퇴를 강요한 것이 아니라 전산팀 직원 모두가 노조원인것을 문제삼으며 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1주일 내에 답을 가지고 오라고 한 것으로 전산팀 직원들의 노조 탈퇴를 간접적으로도 강요한 것이라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역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나.

징계양정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해임이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한데(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등), 징계사유 중 성추행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징계사유들이 인정되고, 결코 그 징계사유들이 가볍지 아니하다.

②

정부출연기관법 시행령 제8조 제2항 제5호는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거나 자질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해임 사유로 정하고 있고, 피고의 직무청렴계약제 운영규정 제7조 제1호는 임원 등이 직무청렴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되고, 그 위반정도가 무거울 경우 해임을 요청할 수 있다. 여기에 피고는 품위손상 및 자질부족 여부의 판단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매경(재판장) 심현우 허인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