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4구합204299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6. 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23. 1. 31. 설립된 후 상시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도매 및 소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3. 2. 4. 원고와 사이에 근로기간을 2023. 2. 4.부터 같은 해 12. 31.까지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총괄관리자로 근무하여 왔다.

나.

참가인은 2023. 9. 30. 원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2023. 12.26.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D).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24.2. 29.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해고 하였다고 보고,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에 따라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참가인이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포함한 15,000,350원을 지급하라는 금전보상명령을 내렸다.

다.

원고는 위 판정에 불복하여 2024. 3.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6. 12.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의 요지

가.

원고는 2024. 2. 15.자로 폐업하였고, 2025. 3. 21. 해산등기를, 2025. 5. 26. 청산종결 등기를 각 마침으로써 법인격이 소멸하였으므로 참가인이 구제명령을 받더라도 근로관계 회복이 불가능하고 복직 가능기간의 임금 상당액도 변제받을 수 없으므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은 구제이익이 없다.

나.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근로관계는 참가인이 표시한 사직의사를 원고가 수리함으로써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므로, 해고의 존재를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관련 법규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구제이익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받을 구제이익은 구제명령을 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중앙노동위원회는 재심판정 당시를 기준으로 구제이익이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247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두22136 판결 참조).

나)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 내용과 목적 및 취지, 임금 상당액 구제명령의 의의 및 그 법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된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판결). 근로자를 징계해고한 회사가 해산등기 이후 청산절차가 종료되어 청산절차 종결등기를 마친 경우, 위 근로자는 부당해고구제신청에 따른 구제명령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위 회사와의 근로관계 회복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고, 그 외 법령 등에서 재취업의 기회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고 위 회사에 분배되지 아니한 잔여재산이 남아 있지 않다면 해고 이후 복직이 가능하였던 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도 변제받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0. 8. 22. 선고 99두6910 판결).

2)

구체적 판단

갑 제6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원고에 대하여 2025. 3. 18. 사원총회 해산결의, 2025. 3. 21. 해산등기, 2025. 5. 21. 청산종결, 2025. 5. 26. 청산종결등기를 마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받을 구제이익은 구제명령을 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재심판정일인 2024. 6. 12.을 기준으로 구제이익의 존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을가 제6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 이전인 2024. 2. 15. 폐업신고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폐업신고는 사업자가 관계 법령에 따라 사업의 폐지 사실을 과세관청 등에 신고하는 행위에 불과하여 그로써 곧바로 법인격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고, 법인은 해산한 경우에도 청산이 종결되기까지 청산의 목적범위 내에서 권리·의무의 주체로 존속한다(상법 제245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에는 원고 회사의 법인격이 여전히 존속하고 있었으므로, 그 무렵 참가인의 원직복직이나 해고기간 중 임금 상당액의 지급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에 대한 청산종결은 재심판정 이후에 비로소 발생한 사정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재심판정 당시 이미 인정되었던 구제이익이 소급하여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절차와 관련된 참가인의 구제이익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해고의 존재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나)

계약이 합의해지 되기 위하여는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약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그 요건으로 하는 것이지만, 계약의 합의해지는 명시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므로 계약 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 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가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은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당사자 쌍방의 의사가 일치됨으로써 묵시적으로 해지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88. 1. 20. 선고 97다43499 판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 내지 제5호증, 을가 제2 내지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23. 9. 30. 참가인에게 일방적으로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하는 의사가 객관적으로 합치되어 합의해지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판단한 다음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한 초심판정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원고의 대표자 E과 참가인이 2023. 9. 30. 면담을 진행한 사실, 참가인이 위 면담이 종료된 후 약 1시간 30분 뒤 직원들의 단체대화방에 근로관계 종료를 전제로 한 메시지를 게시한 사실, 원고의 대표자도 위 면담 직후 직원 F에게 참가인이 그만두게 되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참가인이 담당하던 업무의 처리를 요청한 사실, 원고가 그 다음날 참가인에 대한 4대 보험 자격상실신고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위 면담을 전후하여 원고의 대표자와 참가인 사이에 이 사건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그 근로관계 종료가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2)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원고의 대표자가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 "오늘까지만 근무하는 걸로 하세요"라고 구두로 해고를 통보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이 면담 직후 동료 직원들에게 남긴 메시지의 내용이나 그 전후의 행동 등 객관적 정황이 참가인의 위 주장과 부합하지도 않는다.

가)

참가인이 이 사건 면담 직후 직원 단체대화방에 남긴 메시지의 내용을 보면,"다음 단계 도약을 위한 준비관계로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하면서 퇴직의 주된 사유로 자신의 개인적 사정을 들고 있고, "남은 인원들도 스스로 그만두기보다 잘리시길빕니다."라고 하여 자신이 스스로 그만둔 것임을 전제로 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비록 같은 메시지에 "면담 결과 잘렸습니다."라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위 메시지의 전체적 맥락에 비추어 보면, 이는 면담에서 원고의 대표자 E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후 스스로 퇴직을 결단하게 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여지도 존재한다. 만일 참가인이 실제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동료 직원들에게 해고의 부당함을 먼저 호소하였을 것이 경험칙상 자연스러움에도 그러한 내용은 전혀 없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면담이 있기 약 2개월 전인 2023. 7. 30.경에도 원고 측으로부터 업무상 비위행위 등에 관한 지적을 받자, 이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직원들의 단체대화방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7월까지만 근무하려고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게시하여 자발적으로 퇴직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원고는 당시 참가인을 곧바로 퇴직 처리하거나 근로관계를 종료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참가인에게 다시 근무를 계속할 기회를 부여하였다. 나아가 참가인은 위 무렵을 전후하여 인근 G마트의 영업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게는 이 사건 면담 이전부터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려는 의사 내지 동기가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면담 이후 원고에게 해고의 부당함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나항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노무를 계속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복직을 요구한 바도 전혀 없다. 오히려 참가인은 이 사건 면담 직후 원고 대표자의 전화 연락을 수신거부한 채 회사로 복귀하거나 연락하지도 않았다.

3)

한편, 원고 입장에서 추석 연휴 기간 중 마트의 관리자 부재와 물품 입고 미비등으로 영업상 공백이 문제 된 상황에서, 매장 운영을 총괄하던 참가인을 추석 연휴가끝나기도 전에 즉시 해고할 경제적 유인이나 현실적 필요성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가 참가인의 종전 퇴직의사 표명 당시에도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려 하였던 점까지 보태어 보면, 이 사건 면담 당시 원고가 참가인을 일방적으로 해고하였다고 보기보다는, 참가인이 원고 대표자의 질책성 지적에 반발하여 근로관계 종료 의사를 표시하였고 원고가 이를 수용하였다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4)

원고의 대표자 E이 2023. 9. 30.경 참가인을 예고 없이 해고하면서 참가인에게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 4,152,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된 사건에서, 창원지방법원은 2025. 11. 14. 검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이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거나 그 부분에 관하여 E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5. 11. 22. 그대로 확정되었다(창원지방법원 2024고정618).

5.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나광윤 김하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