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상시 약 1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종이 제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95. 8. 28. 참가인 회사에 입사한 후 2019. 8. 1.부터 원질팀에서 4조3교대 생산 사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4. 6. 14. 업무지시 불응을 사유로 참가인 회사로부터 견책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후 원질팀 반장 D, E, F는 2024. 6. 20. 참가인 회사와 원고가 원질팀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면담을 하였고, 생산부 G 부장, 원질팀 D반장, H 반장, F 반장, I 사원, 원고 등 총 6명의 근로자들은 2024. 7. 5. 원고의 원질팀 근무와 관련한 면담을 하였으며, 각 면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원고는 2024. 7. 8. 06:44 참가인 회사에 출근한 뒤 병가 휴직원을 제출하였고 2024. 8. 25.까지 휴직을 하였다.
이 사건 전보
참가인 회사의 생산부서장은 2024. 8. 20. 참가인 회사 관리본부에 원고를 원질팀교대근무에서 주간근무로 전환 배치하였음(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을 알리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1. 4.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L).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3. 12. 초심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8, 10, 12, 13호증, 을가 제1 내지 4, 7, 9호증, 을 나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이전에 있었던 일로 인한 2019. 3. 13.자 경북노동위원회 화해조서(갑 제2호증)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4조3교대 업무에 배치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원고를 주간근무로 전보하기 위해서는 원고의 동의가 필요함에도,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동의 없이 이 사건 전보를 하였다. 원고가 참가인 회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다른 부서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 다음주부터 주간근무를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강요 내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무효이다.
생산부 원질팀 반장들을 포함한 동료 근로자들이 원고와 함께 근무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는 반면, 이 사건 전보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되는 급여 감소 등 생활상의 불이익은 과중하므로, 이 사건 전보는 참가인 회사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전보이다.
관련 법리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 내용 ·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이 사건 전보의 정당성 여부
이 사건 전보에 원고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2호증, 을가 제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근로계약이나 화해조서 등을 통해 원고의 근무 형태를 4조3교대 근무로 특별히 한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를 4조3교대 근무에서 주간근무로 전보하기 위해 원고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가 원고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부당하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와 참가인 회사가 2019. 3. 13. 서명한 경북지방노동위원회 화해조서(갑 제2호증)에는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업무 복귀 시 원고와 4조3교대 업무부서 배치에 대해 협의하기로 한다. 단, 4조3교대 업무부서 중 초지팀은 제외하기로 하며, 업무배치시에는 산업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을 참고하기로 한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업무 복귀후 원고와 직원들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을 한다. 위 조건이 이행되면, 원고는 이 사건 근로관계와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민 · 형사 및 행정상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다. 위 화해조서는 과거에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2019. 1.경의 전보 조치에 대하여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한 사건(M)에 관한 것이고, 참가인 회사는 2019. 8. 1. 화해조서에서 정한 조건에 따라 원고를 원질팀 4조3교대 업무로 배치한 바 있으므로, 당시 화해조서의 화해조항은 이행이 완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화해조서의 작성 경위 및 그 구체적인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화해조서가 참가인 회사가 향후 원고를 4조3교대 부서에서만 근무하도록 하여야 하고 그 밖에 다른 부서에는 배치하지 못한다고 약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의 2024. 1. 1.자 근로계약서(을가 제8호증)에서는 참가인 회사의 업무상황에 따라 근로시간 및 근로방식(4조3교대, 주간근로)을 변경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임금이 증감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고(제3조), 참가인 회사는 사업 필요에 따라 원고의 담당업무 및 취업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고도 정하고 있는바(제7조), 이에 의하더라도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근무 형태를 4조3교대 근무로만 한정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가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전보에는 원고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더라도, 원고는 2024. 7. 5.자 참가인 회사와의 면담에서 "근무시간은 07:00부터 15:00까지 하는 걸로 해주시면 고맙겠다. 다음주 월요일 8일부터 O7:00에 출근해서 주간 근무하겠다."라고 하는 등 주간근무로의 전환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 해당 면담내용이 기재된 면담기록서에 직접 서명을 한 점, 위 발언에 따라 실제로 2024. 7. 8.06:44 참가인 회사에 출근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보는 원고의 동의를 받아 이루어졌다고 인정된다.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동의에 참가인 회사 측의 강요나 강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이 사건 전보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났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4, 15, 20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보는 참가인 회사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으로서, 그로 인해 원고에게 발생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전보명령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2019. 8. 1. 원질팀 4조3교대 업무를 수행해 온 이래 동료 근로자들과 크고 작은 업무상 마찰을 빚어왔고, 이로 인한 갈등이 점차 고조되어 결국 업무상 지시를 불이행하였다는 사유로 징계(견책)를 받게 되었으며, 이후 원질팀 4조3교대 관리자들을 비롯한 다수의 근로자들이 참가인 회사와의 면담을 통하여 원고와 함께 근로 하기를 거부하는 의사를 강력하게 표명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전직처분에 있어서의 업무상 필요성에는 직장질서의 유지, 근로자 간의 인화, 업무능률의 증진 등도 포함되는데, 위와 같이 원질팀 4조3교대근로자들 대다수가 원고와 함께 근무하는 것에 대한 상당한 고충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고를 그대로 4조3교대 업무 부서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것은 근로자 간의 인화와 효율적인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하여 직장 분위기 및 업무능률과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나아가 작업 현장에서의 소통 부재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할 위험성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된다.
이 사건 전보로 인해 원고가 실제로 지급받는 임금이 일부 감소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전보 전후를 비교하여 원고의 직급 및 호봉에는 변화가 없는 점, 임금이 일부 감소한 이유는 기존 4조3교대 근무에서 주간 근무로 근무 형태가 변경됨에 따라 연장 · 야간 · 휴일 근로에 따른 추가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인 점,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전보로 주간 근무만을 하게 됨으로써 기존 교대근무에 비해 근로환경이 개선되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낮아지는 등 원고에게 이익이 되는 사정 역시 존재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임금의 감소가 근로자로서 통상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불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이 사건 전보 후에도 근로장소는 기존과 동일하므로 출퇴근 시간의 변화 내지 주거 변동 등의 불이익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원고가 산업재해 승인(상병명: 적응장애)을 받은 이력을 고려하면 야간 · 교대 근무의 환경보다는 주간 근무의 형태로 근무하는 것이 원고의 건강 및 산업재해로 인정된 상병의 재발 방지에 더 적합하다고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4. 7. 5.자 면담에 참석하여 원고의 의견을 밝히며 주간 근무로의 전환에 대하여 동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양규(재판장) 조길상 서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