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1999. 8. 13. 선고 99노22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판시 제1의 각 죄에 대하여는 징역 6월에, 판시 제2, 3의 각 죄에 대하여는 징역 4월에, 피고인 B을 징역 8월에, 피고인 C를 징역 8월에, 피고인 D을 징역 6월에 각 처한다.

원심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피고인 A에 대하여는 36일을 위 징역 6월의 형에, 피고인 B, D에 대하여는 3일씩을, 피고인 C에 대하여는 14일을 위 각 형에 각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피고인 A, B, C에 대하여는 각 2년간, 피고인 D에 대하여는 1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 B, D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피고인들의 1998. 5. 6., 같은 달 7., 같은 달 8., 같은 달 9., 같은 달 11.의 각 업무방해의 점 및 같은 달 12. 08:30경부터 10:00경까지 집회로 인한 업무방해의 점은 각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점

(1)

피고인들의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E 노동조합은 1997. 12.경 F 주식회사의 부도 발생 이후 위 회사와 협상을 통하여 임금과 고용안정에 관한 협의를 도출하고자 계속 노력하였으나 위 회사가 단체교섭에는 응하지 않고 정리해고만 강행하려 하는 바람에 이를 저지하고 체불된 임금을 받기 위하여 적법한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업무방해의 짐은 각 정당행위에 해당되어 죄가 되지 아니함에도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는 취지이다.

(2)

피고인 B, C, D의 특수공무집행방해의 점에 관하여, 위 노동조합은 위와 같이 적법한 쟁의행위가 평화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관리통제에 만전을 기하였으나 경찰이 불법하게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하여 물리력을 동원하여 강경하게 진압한 것으로서, 이러한 경찰력의 투입은 정당한 공무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피고인들은 위 특수공무집행방해행위에 가담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특수공무집행방해의 점은 죄가 되지 아니함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는 취지이다.

나.

양형부당의 점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이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1)

먼저, 피고인 A, B, D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피고인들의 1998. 5. 6., 같은 달 7., 같은 달 8., 같은 달 9., 같은 달 11.의 각 업무방해의 점 및 같은 달 12. 08:30경부터 10:00경까지 집회로 인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본다.

(가)

위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 A은 1998. 8. 9. 대전지방법원에서 도로교통법위반죄로 벌금 300,000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아 그 무렵 위 명령이 확정된 자로서 1987. 4. 14.경 피해자 F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7. 8. 1.경 F 주식회사 생산기술원의 노동조합지부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하던 자, 피고인 B은 1987. 2. 3.경 위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7. 8. 1.경 F 주식회사 생산기술원의 노동조합 교육선전부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하던 자, 피고인 D은 1991. 6. 17.경 F 주식회사 생산기술원 기술운영팀에서 근무하면서 1987. 8. 1.경부터 위 회사 생산기술원 지부 노동조합의 체육부장으로, 1998. 1.경부터 위 지부 노동조합의 조사통계부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하던 자인바,

△ F 주식회사는 1962. 10. 1.경 설립되어 경기도 군포시에 본사를 두고, 남양주시에 중앙연구소, 방위산업체인 대전시 소재 생산기술연구원 및 경주시 소재 경주공장을 포함 평택, 문막, 아산, 익산 등 5개 공장을 가지고, 종업원이 약 7,500여명이며, 자본금이 약 407억 5천만원 상당이며, 1997년도 매출실적이 1조 4천억원 상당이 되는 자동차부품, 공조기기, 생산기술분야 및 기타 항공사업분야 부품을 제조하는 회사이며,

△ E 노동조합은 두 개의 별도 법인인 F 주식회사 조합원 약 4,512명과 주식회사 G(G) 조합원 약 247명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본조(아산공장에 있음)와 7개 지부{각 아산, 평택, 경주, 문막, 익산, 대전(생산기술연구원), 청원(G에 위치함}로 구성되어 있고,

△ E 노동조합 대전지부 지부장인 피고인 A, 조사통계부장인 피고인 D, 교육선전부장인 피고인 B은 E 노동조합 본조로부터 행동지침을 받게 되면 노조사무장인 공소외 I과 보건산업안전부장인 공소외 J 등과 구체적인 행동방안을 협의하여 각 대의원들에게 지시함으로써 E 노동조합 대전지부를 지휘, 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 K 및 L의 지침을 받아 노조원들의 주체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의 강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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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동3권을 비롯한 노동기본권의 확보를 위해 총매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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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동조건의 향상과 생활임금 확보를 위해 투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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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동조합의 통일과 단결을 위해 앞장서며 자주적 민주적 노동운동 조합운동의 선봉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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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체 노동자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을 위해 총매진한다.

는 4개항을 내세우는바,

E 노동조합은 위와 같이 조직된 노동조합 및 지부를 통하여 그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면 그 목적 및 수단이 정당하여야 함에도, 개별사업장의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과 직접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노사와 관련 없는 대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K의 지침 및 L의 지침에 따라 파업을 주도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려는 행위는 그 정당성이 결여된 불법행위이며, 정부는 매스컴 등을 통하여 우려를 표명하고 그 불법성을 지적하였으며 F 주식회사에서도 수 차례에 걸쳐 불법성을 지적하고 집단행동을 중지하도록 권고하였으므로 불법행위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파업을 빙자한 집단의 위력으로 그들의 주장을 관철할 의도로 생산 활동 등을 중단케 하는 파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피고인 A, B, D은, 위 회사에서 자구안으로 제시한 정리해고를 무산시키기 위하여 E 노동조합 각 지부와 함께 불법파업 및 집회를 개최하는 등으로 위력을 행사하기로 공모한 후, 노조지부장인 공소외 I, 산업안전보건부장인 공소외 J과 공동하여,

㉮

1998. 5. 6. 10:00부터 12:00경까지 약 2시간동안 정상적인 작업시간에 조합원 200여명을 선동하여 사내식당에 모이게 한 후 피고인 A은 "지난 4일 비상대책 위원회에서 오늘 파업을 힘있게 아주 짧게 결정하였다. 내일 10시까지 급여, 상여금 50%, 김장보조비를 지급하고 지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다. 회사에서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그날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다. 상습적, 조직적 투쟁 이탈자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위원장이 이름을 걸고 정리해고 1순위 추천하겠다고 한다. 이탈자는 우리들의 동지가 아니고 적이다"라는 내용의 투쟁사를 낭독하고, "체불임금 지급하라"는 등 구호를 외치게 하여 생산활동을 전면 중단케 하고,

㉯

1998. 5. 7. 10:00부터 17:30경까지 약 7시간 30분 동안 정상적인 작업시간에 조합원 200여명을 선동하여 사내식당에 모이게 한 후 위와 같은 내용의 투쟁사를 낭독하는 등 투쟁파업을 강행하고 조합원 173명에게 체불된 4월 급여 및 상여금을 받기 위해서는 사장 및 회장 개인재산 압류신청을 하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전지방노동청에 무공탁의뢰 협조요청서를 작성하여야 한다고 선동하여 동 조합원들로 하여금 대전지방노동청으로 가서 무공탁의뢰 협조요청서를 작성케 하는 등으로 생산활동을 전면 중단케 하고,

㉰

1998. 5. 8. 08:30경부터 17:30경까지 정상적인 작업시간에 조합원 200여명을 선동하여 위 사내식당에 모이게 한 후, 피고인 B은 사회를 보고, 피고인 A은 노사협의회 경과보고를 통해 "투쟁으로 돌파해서 체불임금을 쟁취해야 한다"는 등의 투쟁사를 낭독하고, 회사에서 5. 12.까지 지급하기로 약속한 4월 급여에 대하여 "체불된 임금, 상여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하여 생산활동을 전면 중단케 하고,

㉱

1998. 5. 9. 08:30경부터 12:30경까지와 같은 달 11. 08:30경부터 17:30경까지 사이의 정상적인 작업시간에 조합원 200여명을 선동하여 사내식당에 모이게 한 후, 텔레비전 시청 및 장기자랑 대회를 개최하면서 생산활동을 전면 중단케 하고,

㉲

1998. 5. 12. 08:30경부터 10:00까지 정상적인 작업시간에 조합원 200여명을 선동하여 사내식당에 모이게 한 후 "5. 11. 본사 노사협의회 결과 설명회"를 개최하여 생산활동을 전면 중단케 함으로써, 위력으로 피해자 F 주식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위 피고인들은 위 공소사실과 같은 각 쟁의행위는 정당한 노동 3권의 행사로서 정당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다)

그러므로 보건대, 이 사건 각 증거들에 의하면, E 노동조합은 1998. 3. 23. 대의원대회에서 L에 1998년 임금협상교섭권을 위임하기로 결의하고, 1998. 3. 30. 사용자에게 교섭권 위임사실과 1998년 임금인상요구안 등을 통보하여 위 연맹이 1998. 3. 31.부터 1998. 4. 21.까지 4차에 걸쳐 중앙교섭안에 의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사용자가 응하지 아니하여 1998. 4. 23. E 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한 사실, 이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1998. 5. 1. 위 노동조합의 중앙교섭요구는 노동쟁의라고 보기 어려워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관계법에 의하여 당사자간 자주적 교섭을 충분히 가질 것을 권고하면서 조정을 종료하였고, 또한 같은 달 8. 위 연맹이 위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받은 협상교섭권에 기하여 신청한 조정 역시 같은 이유로 조정을 종료한 사실, 이에 위 노동 조합은 1998. 5. 6. 10:00부터 12:00까지 사이에 4월분 체불임금, 상여금 50% 및 김장보조비 150,000원의 지급을 요구하기 위하여 '체불임금정산 및 고용안정 쟁취를 위한 조합원 결의대회'를 소집한 후 파업하기로 결의하여 1998. 5. 7.부터 같은 달 11.까지(같은 달 10.은 제외) 조업을 중단한 사실, 한편 위 노동조합은 파업기간 중에 선봉대 및 규찰대를 조직하여 사업장 출입차량에 대한 검문, 현장순회, 공장 외곽순찰 등을 실시하고 파업지지를 위한 대자보를 부착하였고, 공장 내 주차장을 집회장으로 사용한 사실, 또한 위 파업 중에 사용자와는 1998. 5. 7. 임시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4월분 체불임금을 같은 해 5. 12.까지 지급하기로 협의하였고, 1998. 5. 11. 임시 노사협의회에서는 체불된 상여금 50% 및 김장보조비 150,000원을 지급하기로 협의한 사실, 위와 같이 노사협의회를 거쳐 임금안이 타결되자, 위 노동조합은 파업을 철회하기로 하고 1998. 5. 12. 08:30경부터 10:00경까지 조합원 공청회를 통하여 파업철회 경위 등을 설명한 사실이 인정된다.

(라)

살피건대, 쟁의행위는 근로자가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거나 정지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이므로, 쟁의행위의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고, 다만 이러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날 때에만 근로자는 업무방해죄 등 형사상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고, 그러한 정당성을 갖추기 위하여는, 쟁의행위가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고, 쟁의행위의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하며, 또 쟁의행위의 방법과 태양이 폭력 또는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상당한 범위내의 것이어야 한다.

(마)

그런데, 앞서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 파업의 경위, 과업기간 중의 노사협의내용, 노사협의에 의한 임금문제가 해결되자 파업을 철회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파업은 통상적인 임금협상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목적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파업의 시기 및 절차에 있어서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종료 후에 노동조합의 조합원총회를 거쳐 실시한 것으로서 그 절차에 있어서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으며(다만 이 사건 각 증거들에 의하면 위 조합원총회에서 쟁의행위에 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나, 이와 같이 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한 것은 단지 노동조합 내부의 의사형성 과정상의 결함에 지나지 아니하고, 위 조합원총회 이후 파업에 참여한 인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파업은 조합원 대다수가 찬성한 것으로 보여져, 위와 같이 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 파업의 절차가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과업의 내용도 소극적으로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면서 집회를 가지고 노동조합원들에 대하여 파업을 독려하면서 폭력행위를 수반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그 수단, 방법에 있어 상당한 범위를 넘어섰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위 공소사실과 같은 1998. 5. 6., 같은 달 7., 같은 달 8., 같은 달 9., 같은 달 11의 각 파업 및 같은 달 12. 08:30경부터 10:00경까지 집회로 인한 파업은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기타 근로자의 정당한 이익을 주장하기 위한 상당한 수단으로서 헌법이 보장한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에 속하는 것으로, 이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다.

(바)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쟁의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위 피고인들의 항소는지는 이유있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앞서 본 1998. 5. 6., 같은 달 7., 같은 달 8., 같은 달 9., 같은 달 11.의 각 업무방해의 점 및 같은 달 12. 08:30경부터 10:00경까지 집회로 인한 업무방해의 점을 제외한 피고인 A, B, D의 나머지 각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 C의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본다.

(가)

먼저 피고인 A, B, D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앞서 본 1998.5. 6. 이전의 각 파업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각 증거들에 의하면, 위와 같은 각 파업은 K의 투쟁지침에 따라서 노동법 개정을 반대하거나 노사정합의에 의한 정리해고제 도입을 반대하는 등과 같이 개별사업장의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과는 직접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노사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대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고, 그 절차에 있어서도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어, 위 파업은 그 목적 및 절차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 B, D의 앞서 본 1998. 5. 12. 10:00경 이후의 각 파업 및 피고인 C의 파업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각 증거들에 의하면, F 주식회사는 1997. 12.경 부도가 났고, 위 회사는 1998. 2. 23. 위 노동조합과 사이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노사협의를 한 사실, 위 노동조합은 앞서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체불임금지급 등을 요구하면서 1998. 5. 7.부터 파업을 하면서 같은 달 11.까지 임시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체불임금에 관하여 협의하여 그 임금안이 타결되자 파업을 철회하기로 하고 1998. 5. 12. 08:30부터 10:00경까지 조합원 공청회를 통하여 파업철회 경위 등을 설명한 사실, 위 노동조합은 위와 같이 임금안이 타결되어 파업을 철회하기로 한 후 1998. 5. 12. 야간부터 정리해고 반대 등을 주장하면서 다시 파업을 하였고, 위 회사는 1998. 5. 15. 부도로 인한 유휴인력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본인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신청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퇴직희망제'를 시행하기로 하여 위 노동조합에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위 노동조합이 이를 거부하면서 계속 파업을 하였으며, 1998. 7. 15. 위 회사가 또다시 위 노동조합에 '퇴직희망제' 실시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위 노동조합이 이를 거부하면서 파업을 계속하였던 사실, 한편 위 회사와 위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되어 1998. 12. 31.까지 유효한 단체협약 제23조에서는, "회사의 형편에 의해 부득이한 사유로 인원 감소의 필요가 있을 경우 60일 전 조합에 통보하여 인원정리에 관하여 노사협의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던 사실, 위 회사는 1998년도 상반기에 경상적자가 650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전반이 더욱 어려워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1998. 7. 23. 위 단체협약에 따른 고용조정을 위 노동조합에 통보하면서 그 대상자 선정기준 및 해고회피를 위한 노사협의를 요청하였으나, 위 노동조합은 이를 거부하면서 1998. 9. 3.까지 파업을 계속한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으로, 1998. 2. 20. 법률 제5510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 제31조는, 사용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되, 이 경우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여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며, 위와 같이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그 노동조합에 해고를 하고자 하는 날의 6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 제19조 제1항 제7호는, 경영상 또는 기술상의 사정으로 인한 인력의 배치전환, 재훈련, 해고 등 고용조정의 일반원칙을 노사협의회가 협의하여야 할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위 회사와 위 노동조합이 체결하여 1998. 12. 31.까지 유효한 단체협약에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회사의 형편에 의해 부득이한 사유로 인원 감소의 필요가 있을 경우 60일 전 조합에 통보하여 인원정리에 관하여 노사협의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은 각 규정과 인정사실에 의하면,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함에 있어서 그 기준, 절차, 방법 등은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요하는 사항이라 할 것이나, 그러한 해고를 하기로 하는 결정 자체는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단체교섭 또는 노동조합과의 협의사항이 아닐 뿐 아니라 쟁의행위의 대상도 아니라고 할 것이고, F 주식회사가 '퇴직희망제'를 실시하고 위 노동조합에 고용조정을 통보하면서 그에 관한 노사협의를 요청한 것은 법률이나 단체협약이 정한 요건을 갖춘 적법하고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는데, 위 노동조합이 위 공소사실과 같이 1998. 5. 12. 10:00경 이후에 한 각 파업은, 위와 같이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의 대상이 아닌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실시 자체를 반대하여, 위 회사가 위와 같은 해고를 피하기 위하여 실시한 '퇴직희망제'의 시행을 거부하면서 위와 같은 해고의 범위, 규모, 실시방법, 대상자 선정기준 등에 관한 협의를 거부하고, 위와 같은 해고의 실시 자체를 저지할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파업은 그 목적이 위법하여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중 앞서 본 1998. 5. 6., 같은 달 7., 같은 달 8., 같은 달 9., 같은 달 11.의 각 업무방해의 점 및 같은 달 12. 08:30경부터 10:00경까지 집회로 인한 업무방해의 점을 제외한 피고인 A, B, D의 나머지 각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 C의 업무방해에 관한 피고인들의 항소는지는 이유없다.

나.

특수공무집행방해의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떠한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암묵적으로라도 수인 사이에 의사가 상통하여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라 할 것인바,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특수공무집행방해가 일어난 1998. 9. 1. 당시의 파업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의 대상이 아닌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실시 자체를 반대하여 이를 저지할 목적으로 한 것이고, 그 방법 또한 정부와 회사의 자진해산 요청에 대하여 아산공장의 경우 회사 전역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조합원들에게 쇠파이프로 무장하게 하고 공장옥상에 볼트 등 부품과 화염병을 준비토록 하여 경찰진압시 투척할 수 있도록 사수대를 배치하는 등 폭력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위법하다고 인정되고, 이러한 파업에 대하여 경찰력이 투입된 것은 피고인 A, B 등에게 발부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위법한 파업을 종료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인정되며, 그 당시 피고인 B, C, D은 현장에서 주도적으로 위 파업행위를 지휘한 책임자 중의 1인들로서 위 피고인들이 직접 쇠파이프를 휘두르거나 투석을 하는 등의 실행행위를 분담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공범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인정되므로, 이에 관한 위 피고인들의 항소는지는 이유없다.

다.

나아가 피고인 A에 대하여 직권으로 보건대,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 A은 1998. 7. 30. 대전지방법원에서 도로교통법위반죄로 벌금 3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같은 해 8. 9. 위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피고인 A에 대한 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1998. 7. 21.까지의 각 업무방해 부분은 위 약식명령이 확정된 도로교통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 할 것이므로,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판시 각 죄에 대하여 따로 형을 선고하여야 함에도 이를 간과한 채 위 경합범으로 처단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경합범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 A의 나머지 항소이유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라.

피고인 C의 항소이유 중 양형부당의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피고인의 연령, 전과, 성행, 이 사건 범행의 경위,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원심이 위 피고인에 대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위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가.

그렇다면, 피고인 A, B, D에 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당행위로 인정되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각 업무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나머지 죄와 함께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서 1개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나머지 항소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없이 과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이고, 피고인 C에 대하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나.

당원의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