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2009. 11. 30.자 각 해고는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이륜자동차 및 부품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2009. 11. 30. 정리해고 전까지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09. 10. 30.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계획 신고서를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에 신고하였고, 그로부터 1개월 뒤인 2009. 11. 30. 원고들을 정리해고(이하 '이 사건 정리해고'라 한다)하였다.
원고들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림자동차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들로서, 이 사건 정리해고와 관련한 피고와의 각종 교섭은 원고들을 대표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이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2호증, 을 제12호증의 1, 2, 을 제20호증의 1 내지 1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정리해고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다.
피고의 매출액 및 매출원가 비중, 판매 및 관리비중과 피고의 주력 업종인 국내 이륜차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아니하였다.
피고가 마련한 정리해고의 대상자 선정기준은 공정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원고들과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대해 논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을 확정하는 등 성실한 협의를 하지 아니하였다.
노동조합 활동에 적극적인 조합원을 우선 해고대상으로 삼은 것은 부당노동행위이다.
피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간부를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전에 합의하지 아니하고 해고한 것은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2008. 8. 28. 체결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제34조 제2항, 제39조 제3, 4항을 위반한 중대한 절차상 위반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는 어느 모로 보더라도 무효이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하였다.
피고는 2007년 이후 지속적인 경영 적자, 부채비율 증가, 이륜자동차 시장 점유율의 감소 등으로 인해 경영상 긴박한 상태에 있었다.
피고는 2009. 2.부터 임원의 임금 10% 반납, 사무직 및 현장감독자의 임금동결, 사택매각, 도금라인 아웃소싱, 대구사업소 매각, 이륜차의 생산규모 축소와 같은 해고회피의 노력을 하였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을 마련하여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해고과정에서 근로자대표 협의체와 성실한 협의를 거쳤다.
또한 이 사건 정리해고는 노동조합 조합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내지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해고에 있어서의 중대한 절차상 위반에 해당하지도 아니한다.
판단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요건에 관한 법리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① 사용자에게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② 사용자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③ 사용자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④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4조 제1, 2, 3항).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아래에서는 위와 같은 판단 기준에 따라 이 사건 해고가 법에서 요구하고 있는 요건들을 갖추었는지를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유무에 대한 판단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란 기업의 일부 영업부문 내지 영업소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등 참조).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M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의 당기순이익, 매출액, 총차입금, 부채비율과 같은 주요 경영 지표가 아래 표와 같이 2005년 이래 계속 악화되고 있는 사실,
피고의 주력 업종인 이륜자동차 시장이 2003년을 정점으로 매년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고, 수입자유화 조치가 이루어진 2003년 이후에는 저가의 중국산 이륜차가 수입되어 시황이 좋지 않은 사실, ③ 피고는 2009. 7. 6.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으로부터 재무부분 취약 등의 이유로 "경영개선이 필요한 기업"으로 분류되었음을 통보받고, 자본확충을 통한 유동성 및 재무안정성 개선과 불안정한 수익구조 개선을 권고 받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정리 해고 당시 피고의 경영 상태가 악화되어 있다는 경영 평가 및 당시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다고 한 피고의 의사 결정 자체는 수긍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① 피고의 2005년 이래 5년간의 경영사정 악화는 일시적인 것일 뿐 2010년 국내 경기 회복에 따라 피고의 경영사정도 회복될 것이고, ② 피고의 부채비율은 2009. 9. 당시 167%인바, 이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할 때 우려할 수준이라고 볼 수 없으며, ③ 피고의 차입금 규모 증가는 2006~2007년 100억 원 내외의 사륜차 부품 사업부문 투자, 2009년 37억 원의 사륜차 부품 분야 공장증축 등으로 인한 일시적 자금 소요 발생에 의한 것인데, 피고의 유형자산인 토지 및 건물 748억원 상당의 담보가치를 감안할 때 치환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2010년 공장이전을 통한 차입금 해소를 계획하고 있으며, ④ 피고의 이륜차 시장에서의 원가율(매출원가 ÷ 매출액)에 큰 변화가 없고, ⑤ 이 사건 정리해고 후인 2010. 3. 현재 피고측 근로자들은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를 하고 있고, 피고 또한 향후 3년간 이륜차 판매대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⑥ 피고의 사륜차 부문은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고, ⑦ 피고는 경쟁사인 S&T모터스와 비교할 때 이익률 지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며, ⑧ 피고의 총비용 중 인건비는 오히려 감소한 사정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에게는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해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없다고 반론한다.
그러나 경영 정상화 및 이륜차 판매대수 증가에 관한 위 주장은 그야말로 피고의 경기 회복 전망에 기초한 것일 뿐이어서 이를 바탕으로 지난 5년간 악화된 경영 상태가 당연히 호전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고, 다른 회사와의 부채율 내지 이익률 지표 비교만으로 피고가 당시 긴박한 경영악화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기업의 경영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등 장래 위기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면 그에 따른 해고가 불합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제시하고 있는 갑 제13, 14호증, 갑 제15호증의 1, 2, 3, 갑 제16, 17, 18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한국산업은행, 경남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만으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유무'에 관한 앞서의 판단을 번복하기 어렵다.
해고회피 노력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해고회피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등 참조).
을 제4호증의 1 내지 5, 을 제6호증, 을 제13호증의 1 내지 6, 을 제14호증의 1 내지 8, 을 제15호증의 1 내지 4, 을 제18호증의 2, 3, 4, 을 제21호증의 1 내지 12, 을 제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① 2009. 1.부터 신규채용을 중단한 사실, ② 생산량 감소로 인해 2009. 1. 12.부터 같은 달 16.까지 및 2009. 11. 30. 총 6일간 휴업한 사실, ③ 2009. 1. 7.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인건비 절감 목적으로 임원들이 임금 10%를 반납한 사실, ④ 2009. 2. 사무직 직원 및 현장감독자 65명이 임금동결을 결의한 사실, ④ 2009. 7. 26. 종래 대구사업소로 사용하고 있던 대구 소재 공장을, 2009. 9. 15. 종래 사택으로 사용되고 있던 양곡상가아파트를 각 매각한 사실, ⑤ 2009. 11. 11. 피고와 파견계약을 체결하고 있던 6개의 파견업체에 대하여 계약해지통보를 한 사실, ⑥ 2009. 11. 9.부터 같은 달 15.까지 및 2009. 11. 26.부터 같은 달 30.까지 2회에 걸쳐 사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아웃소싱, 패밀리샾 창업 지원자를 모집하였으며, 그 결과 희망퇴직에 106명, 아웃소싱에 44명, 패밀리샾 창업에 28명 합계 178명이 각 지원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고로서는 당시에 주어진 상황에 맞춰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① 피고가 고용유지지원제도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이를 신청하지 아니하였고, ②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이 제시한 근무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인력 재배치, 노동부의 휴업, 휴직제도 및 교육훈련제도 활용을 무조건 거부하였으며, ③ 피고가 해고회피노력으로 제시한 신규 채용 중단, 임금 10% 반납, 임금동결 결의, 부동산 매각 등은 해고회피노력과 무관하고, 파견업체와의 계약 해제도 전부 이행되지 아니하였으며, 희망퇴직, 아웃소싱, 패밀리샾은 사실상 강제 퇴직에 해당하고, ④ 피고는 희망퇴직 등으로 이미 잉여 인력을 모두 감축했음에도 이 사건 정리 해고를 단행하였으니 해고회피의 노력을 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반론한다.
그러나 고용유지지원제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직면한 시장 상황의 거시적 변화에 대응하기에 적합한 제도라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6일간 휴업을 실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해고회피의 방법은 고정적인 것이기 보다는 주어진 상황 및 그 상황 타개에 관한 경영의사결정에 좌우될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시하고 있는 갑 제10호증의 1 내지 9, 갑 제 21호증의 1 내지 5, 갑 제28, 29호증, 갑 제51호증의 1, 2, 갑 제52호증의 1, 2, 갑 제53, 54호증, 갑 제55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해고회피노력 여부'에 관한 앞서의 판단을 뒤집기 어렵다.
해고의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판단기준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 2, 3항에 따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는바, 이때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11310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인정하는 사실
갑 제4, 31호증, 을 제17, 19, 20호증, 을 제22호증의 3, 6의 각 기재 및 당심 감정인 N의 감정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인사고과 평가방법
2009. 11. 19.자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회사안 중 인사고과 부분은 "3년 인사고과(06년~08년) 적용, 배점 40%"로 되어 있다.
2009. 11. 25.자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중 인사고과 부분은 "과거 3년간 인사고과 백분율 평균 40%"로 되어 있다.
피고는 2009. 11. 26. 이 사건 노동조합에 아래와 같은 2009. 11. 25.자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회사안(이하 '2009. 11. 25.자 선정기준'이라 한다)을 송부하였다.
위 2009. 11. 25.자 선정기준을 알린 다음날인 2009. 11. 27.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그들이 해고대상자로 선정되었다며 해고의 서면통지를 하였다.
그런데 피고의 이러한 해고대상자 선정은 별지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순위표(이하 '별지 순위표'라 한다)에 근거한 것이었는데, 위 별지 순위표의 인사고과 평가방법은 2009. 11. 25.자 선정기준상의 인사고과 평가방법과 달리 "각 사원들의 3년간 인사고과 점수 평균을 1등부터 순서대로 서열화한 후 각 개인별 등위가 전체 순위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인사고과 배점 점수인 40점을 곱하는 방법"이었다. 원고는 이 사건 재판과정에서 비로소, 피고가 이처럼 별지 순위표의 인사고과 평가방법에 따라 인사고과를 평가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음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별지 순위표에 따른 원고들에 대한 인사고과 배점은, 원고 A : 1.9, 원고 B : 0.2, 원고 C : 8.8, 원고 D : 10.2, 원고 E : 1.6, 원고 F : 3.1, 원고 G : 2.7, 원고 H : 5.8, 원고 I : 0.9, 원고 J : 4.7, 원고 K : 7.7, 원고 L : 2.3이다.
피고의 인사관리시스템
피고회사의 인사관리시스템은 로그파일이 백업되지 않는 일일 단위의 전체 백업 체계로 운영되고 있으며 따라서 과거 시점의 데이터베이스 정보 수정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현재로는 없는 상태이다.
사원들의 인사평가가 종료(예로 2008년)된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평가정보에 대한 접근권한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당심 감정인의 감정평가 시점에도 인사담당자와 전산담당자들에 의해서 인사평가정보가 수정이 가능하도록 평가 프로그램과 평가 데이터 모두 노출된 상태로 관리되고 있었고, 이는 인사평가정보의 데이터 무결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고 보인다.
인사관리시스템의 로그파일 백업체계, 접근권한통제, 인사카드의 기록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인사평가점수는 인사담당자가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
당심 감정인 N가 현장검증 당시인 2013. 5. 7. 인사담당자의 아이디(ID)로 로그인하여 2008년도에 평가 확정된 특정 피평가자의 인사평가정보를 수정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2차 평가자가 2012년에 평가 확정된 특정 피평가자의 역량평가점수를 반려하고 다시 2차 평가자의 아이디(ID)와 인사담당자의 암호로 로그인하여 역량평가점수를 수정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피고 회사의 인사평가규정 제20조에 따르면, "평가결과는 절대평가 점수 및 등급으로 개인별 인사카드에 누적적으로 기록, 유지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피고는 평가점수를 인사카드에 누적적으로 기록하거나 유지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이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 없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가 2009. 11. 26. 원고들에게 송부한 2009. 11. 25.자 선정기준은 근로자 보호 측면과 기업의 이익 측면을 40:60으로 반영하고, 근로자 보호 측면으로 재취업 가능성(20점), 부양 가족수(15점), 결혼 여부(5점)를 배점하고, 기업의 이익 측면으로 인사고과(40점), 근태(10점), 징계(5점), 포상(5점)을 배점한 것이다.
정리해고가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경영상황의 변화 등 사용자 측의 경영상 필요로 이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근무성적, 업무능력 등 사용자 측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사정들을 반영하는 것과 적정한 균형이 유지될 정도로, 근로자의 연령, 근속기간, 부양의무의 유무, 재산, 건강상태 등 근로자 각자의 주관적 사정을 기초로 그 사회적 위치를 잘 살펴 해고대상자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정리해고의 기준으로 기업의 이익 측면의 비중을 근로자 보호 측면보다 위와 같은 정도로 높인 것 자체는 수긍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정리해고의 기준이 되는 각각의 항목(가령 인사고과, 근태 등)에 대한 평가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거나 적용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비율적 배정(근로자 보호 측면 : 기업의 이익 측면 = 40 : 60)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기업이익의 측면에서 고려된 '인사고과' 항목에 대한 평가방법 설정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피고가 이 사건에서 실제 적용한 평가방법(각 사원들의 3년간 인사고과 점수 평균을 1등부터 순서대로 서열화한 후 각 개인별 등위가 전체 순위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인사고과 배점 점수인 40점을 곱하는 방법)은 피고가 노동조합에 제시하였던 '2009. 11. 25.자 선정기준'상의 인사고과 평가방법(과거 3년간 인사고과 백분율 평균 40%)과 다르다.
피고는 양 평가방법이 의미하는 바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09. 11. 19.자 선정기준'상의 인사고과 평가방법과 위 '2009. 11. 25.자 선정기준'상의 인사고과 평가방법은 표현상의 약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이고, 위 문구의 일반적 풀이는 절대적으로 평가된 인사고과 점수를 40% 반영한다는 정도로 보이며, 이와 달리 위 문구가 피고 주장과 같은 뜻이라는 점에 대해서 근로자 측과 충분한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도 아닌 점 등을 두루 고려하면 피고의 위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 피고가 2009. 11. 27. 원고들에게 해고통지를 할 때 적용한 별지 순위표의 항목별 배점을 살펴보면, 인사고과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배점항목은 절대평가, 즉 각 항목별 배점 기준에 따라 산정한 점수를 그대로 적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들에 대한 상대평가, 즉 서열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 항목별로 근로자들 사이에 동일한 점수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별지 순위표의 인사고과 부분의 배점항목은 상대평가, 즉 근로자들의 직종에 따른 서열화를 통해 순위를 매긴 후 최고점수 40점부터 최하 0.2점까지 점수를 부여하여 반영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별지 순위표의 인사고과 평가방법은, 해고대상자 선정기준 총 합계 100점 중 인사고과 항목이 40점을 차지하게 되어 있는, 즉 인사고과 항목이 전체기준의 40% 정도 반영되어야 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일 뿐만 아니라 상대평가 내지 순위에 따라 서열화된 점수로 인해 사실상 인사고과 항목에 의해 해고대상자가 결정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인사고과에 대한 평가 자체도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없지 않아 현실적으로는 엄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의 인사관리시스템의 문제점까지 함께 고려하면, '인사고과 항목의 상대평가와 나머지 항목의 절대평가의 조합'이 갖는 비합리성은 좀 더 분명해진다고 보인다.
결국 이는 정리해고 대상자를 정함에 있어서 근로자 보호 측면과 기업의 이익 측면을 4:6의 비율로 반영하여 적용하겠다는 당초의 대 원칙에서 벗어나, 인사고과 항목에 대한 위와 같은 평가를 통하여 기업의 이익 측면만을 사실상 반영하는 셈이어서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결여한 기준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인사고과 평가에 관한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면도 있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인사평가결과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는 상태인데다가 수정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없는 인사관리시스템 하에서 관리, 보존되고 있다는 면에서나, 인사평가결과가 개인별 인사카드에 누적적으로 기록·유지되어야 함에도 이 또한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면에 주목하면, 별지 순위표에 나타난 인사고과 점수의 산정결과 자체도 객관적 공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2009. 11. 27. 해고대상자를 통보할 때 근거가 된 별지 순위표의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은 합리적이거나 공정하다고 보기 어렵고, 인사고과 점수의 산정 자체의 객관성 및 공정성도 충분히 담보되어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해고 회피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을 성실하게 협의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에서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근로자대표)에 대하여 미리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고 하여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규정한 것은 같은 조 제1, 2항이 규정하고 있는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함과 아울러 비록 불가피한 정리해고라 하더라도 협의과정을 통한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이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갑 제10호증의 9, 갑 제11호증의 12, 13, 을 제8호증, 을 제9호증의 1 내지 5, 을 제10호증의 1, 2, 3, 을 제11호증의 1 내지 5, 을 제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는 해고 등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협의하기 위해 2009. 9. 17. 근로자 협의체를 구성한 사실, ② 이 사건 노동조합은 제조직, 서비스직, 별정직 근로자로만 구성될 뿐 사무·관리직 근로자들은 조합원이 아니며, 노동조합원이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에 이르지 못하는 사실, ③ 근로자 협의체는 비조합원 대표 5인과 조합원 대표 4인으로 구성된 사실, ④ 조합원이 아닌 근로자들은 2009. 9. 29. 자필 서명을 통해 소외 O, P, Q, R, S을 비조합원 근로자 대표로 선정하는데 동의한 사실, ⑤ 피고는 위와 같이 구성된 근로자 협의체와 2009. 10. 14.부터 2009. 11. 26.까지 총 19차례에 걸쳐 인력 조정에 관한 협의를 한 사실, ⑥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 측에 2009. 9. 30.부터 2009. 10. 22.까지 5차례에 걸쳐 위 근로자 협의체에 참여할 것을 종용하였으나, 노동조합에서는 대표를 참석시키지 아니한 사실, ⑦ 피고는 위 근로자 협의체와의 협의와는 별도로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인력 조정에 관한 협의를 총 14차례에 걸쳐 하였고, 그 중 2009. 11. 11.부터 11. 25.까지 3차례에서는 이 사건 노동조합이 근로자협의체에 대표를 참석시키지 아니함에 따라 이 사건 구조조정 관련 건까지 포함하여 논의가 되었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한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가 이 사건 정리해고를 무효로 할 정도로 불성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①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서 2009. 8. 20.부터 협의된 "생산케파축소 및 아웃소싱에 관한 협의"에서 피고는 실질적인 협의 없이 생산축소, 아웃소싱 시행만을 강조하였고, 해당 협의에서는 잉여인원에 대한 협의가 없었으며, ② 2009. 9. 30. 구성된 근로자 협의체는 피고가 배후에서 비조합원측 대표 5명을 선정한 것이어서 피고는 성실한 협의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반론하나, 이 사건 노동조합이 피고 회사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지 못하는 이상 피고가 근로자 협의체와 인력 조정에 관한 협의를 한 것에 어떤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노동조합이 근로자 협의체에 조합측 대표 4인을 임의로 참석시키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그 밖에 원고가 제시하고 있는 갑 제57호증, 갑 제58호증의 1 내지 6, 갑 제5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쟁점에 관한 앞서의 판단을 뒤집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는 비록 피고에게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고, 피고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 및 성실한 협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해고대상자의 선정기준이 합리적이거나 공정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정리해고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을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
판사 김상환(재판장) 류기인 박재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