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19. 6. 12. 선고 2018나5734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4. 11. 17. 원고에게 한 직책강임발령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3.

피고는 원고에게,

가.

115,012,898원 및 이에 대한 2018. 1. 1.부터 2018. 3. 7.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고,

나.

2018. 1.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연 43,388,74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5.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증권등의 집중예탁과 계좌간 대체, 매매거래에 따른 결제업무 및 유통의 원활을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나.

원고는 1988. 6. 23.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14. 2. 24. 부장 직책에 해당하는 수석조사역에서 본부장 직책에 해당하는 전략기획본부장으로 보임되었다. 이후 원고는 2014. 11. 17. 전략기획본부장에서 부장 직책에 해당하는 광주지원장으로 다시 강임되었다(이하 '이 사건 강임발령'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16. 4. 12.까지 부장(지원장 및 수석조사역)으로 근무하다가 팀장 내지 부장 직책의 재직기간이 15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직책상한제'에 의하여 2016. 4. 13. 무렵부터 현재까지는 팀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라.

원고가 이 사건 강임발령 이후 피고로부터 수령한 급여는 2015년 137,515,480원, 2016년 121,162,915원, 2017년 124,607,283원인데 이 사건 강임발령 직전인 2014. 10.을 기준으로 원고가 부장 직책으로 강임되지 않고 계속 본부장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급여는 아래 표와 같고,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15. 1. 1.부터 2017. 12.31.까지 이 사건 강임발령으로 인한 원고의 급여 감소액 합계는 115,012,898원에 이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16, 17, 25, 26, 27, 33호증, 을 제2, 1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 요지

가.

원고

1)

피고는 이 사건 강임발령을 하면서 피고의 취업규칙 제3조에 규정된 절차, 즉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 당시 피고는 경영상태나 경영조직 차원에서 원고를 강임 할 필요성이 없었고 강임의 결과로 원고는 급여가 삭감되는 경제적 손실은 물론 신분상·생활상의 불이익을 입었다. 이 사건 강임발령은 절차적·내용적 정당성이 없는 위법한 행위로서 무효이다.

2)

피고의 정관, 이사회규정, 위임전결규정 등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전략기획본부장은 피고 또는 피고의 사장에 대해 종속적인 관계에서 해당 본부의 업무를 총괄하여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불과하고 그 스스로의 책임에 따라 경영 일반에 관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고 대외적으로 피고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는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재임할 당시 임원보수지급기준이 아닌 직원보수규정에 의한 기본급을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강임발령 당시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강임발령 이후인 2015. 1. 1.부터 2017. 12. 31.까지의 기간동안 원고가 계속 본부장으로 근무하였다면 수령하였을 임금과 실제 수령한 임금의 차액 합계인 115,012,89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2018. 1. 1.부터 원직 복직 시까지 연 43,388,744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원고는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본부의 업무 총괄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하였고, 사실상의 임원으로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였으며, 개인사무실·차량·비서 등 일반 직원과 차별된 대우를 받았으므로, 이 사건 강임발령 당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2)

설령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본부장 직책에 있는 직원의 강임에 대하여는 피고의 승급및직책보임등의심사에관한지침(이하 '심사지침'이라고만 한다)에 아무런 규정이 없어 인사권자인 사장이 별도의 직책심사절차 없이 그 의사에 따라 인사발령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원고는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피고의 당면과제였던 공공지관 지정 해제, 전자증권제도 도입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강임된 것이므로, 이 사건 강임발령에 어떠한 절차적·내용적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이 사건 소가 이 사건 강임발령이 있은 때인 2014. 11. 17.로부터 약 3년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비로소 제기된 점, 원고가 2014. 11. 17.부터 부장으로서 보직을 수행하다가 2016. 4. 13.부터는 직책상한제의 의하여 팀원으로 발령된 후 약 2년 가까이 팀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이제와서 이 사건 강임발령의 무효를 다투는 것은 신속히 해결될 필요가 있는 노동분쟁의 특성 및 피고의 신뢰에 반하는 것으로 실효의 원칙에 어긋난다.

3.

판단

가.

이 사건 강임발령 당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였는지 여부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과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한편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라면 그러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2)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 및 앞서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4, 14, 15, 16, 18, 25호증, 을 제3, 5, 9, 3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정관에 의하면 피고의 이사회는 사장, 전무이사 및 이사로 구성되고(제23조 제1항)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한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의하는데(제26조) 감사 및 상무는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는 있으나(제23조 제2항) 이사회의 구성원은 아니고 의결에도 참여할 수 없는바 부장의 직급으로서 전략기획본부장에 보임된 원고로서는 정관상 이사회의 구성원도 아니고 이사회의 의결에 참여할 수도 없는 점, ② 피고의 정관은 피고의 구성원을 임원, 상무, 직원으로 3분하여 임원은 사장 1인, 전무이사 1인, 이사 4인 이내 및 감사 1인으로 하고(제28조) 그 선임은 주주총회에서 하도록 하는 반면(제29조), 상무의 경우에는 사장 및 전무이사를 보좌하기 위하여 4인 이내로 두되 사장의 추천에 따라 이사회에서 선임하도록 하고(제33조의 2), 직원은 사장이 임면하도록 하여(제34조) 임원, 상무, 직원의 사내 지위와 임면절차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는바 원고는 이 사건 강임발령 당시 정관상 임원이나 상무가 아닌 직원에 불과하였던 점, ③ 피고의 이사회 규정도 이사회의 구성 및 결의방법에 관하여 정관과 동일하게 규정하면서 다만 감사 및 본부장이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제7조 제1항) 이는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보좌하기 위하여 각 본부 책임자급 직원의 의견진술절차를 정한 것에 그 취지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이사회에 참석하고 의견을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의사결정권한을 행사하였다거나 대내외적으로 스스로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피고의 경영을 담당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원고는 2014. 2. 24. 당시 시행 중이던 피고의 직제규정 제7조 제1항(본부장은 상무 또는 직급이 D1인 직원으로 보한다)에 의하여 전략기획본부장에 보임되었고, 보임 이후에도 D2 직급을 유지하다가 2014. 8. 29.자 피고의 인사(직급권한)발령에 따라 D1 직급(직원의 직급 중 최고 직급에 해당)으로 전환되었을 뿐 위와 같은 보임으로 임원이나 상무가 된 것은 아니고 여전히 직원에 불과하였던 점, ⑤ 피고는 임원, 상무, 직원에 대한보수에 관하여 임원보수지급기준, 상무의 대우 등에 관한 기준, 직원보수규정과 같이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고, 원고는 전략기획본부장으로 보임된 이후에도 여전히 직원임을 전제로 직원보수규정에 의한 기본급 등을 지급받았는바 결국 원고는 자신이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그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⑥ 원고가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상당한 범위의 전결권한을 행사하기는 하였으나 다양한 사업을 경영하는 대규모 회사에서 효율적인 조직관리 및 효과적인 업무수행을 위하여 각 본부 최상급관리자에게 일정 정도의 전결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고 원고가 행사한 전결권한도 그러한 최상급 관리자가 통상 행사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보이며, 그러한 전결권한을 행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대내외적으로 피고를 대표하여 스스로의 권한과 책임하에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였다고 보기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강임발령 당시 피고의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원고는 피고 또는 피고의 사장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그 지휘·감독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면서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이 사건 강임발령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강임발령 당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은 앞서 본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강임발령과 같은 피고의 인사권 행사는 당시 시행중이던 피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고 한다)에 정한 기준 또는 절차를 준수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2)

이 사건 취업규칙 제3조는 "직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이 규칙에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휴직, 강임 또는 면직을 당하지 아니한다. 다만, 별정직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취업규칙은 제29조 제1항에서 "직원의 휴직, 복직 및 해임에 관하여는 인사규정의 정하는 바에 의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직원의 강임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당사자의 동의' 이외의 사유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직원의 신분을 가진 본부장'인 원고를 그 의사에 반하여 강임할 수 없음이 이 사건 취업규칙상 명백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와 같은 본부장의 경우 이사건 취업규칙 제3조에도 불구하고 인사권자인 사장에게 그 의사에 따라 강임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즉, 피고의 심사지침은 제3장에서 '부장 및 팀장' 직책자에 대한 강임과 관련한 여러 규정들(즉, 직책심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강임심사대상자의 자격, 강임심사대상자의 선정, 강임대상자의 결정 등에 관한 여러 규정들)을 두고 있는 반면, 원고와 같은 본부장의 강임에 관하여는 그와 같은 규정들을 두고 있지는 아니하나, 인사규정시행세칙에 의하면 원고와 같은 본부장도 강임의 대상이 되는데, 피고의 직책체계상 본부장 위로는 사장과 전무이사 2명뿐이어서 본부장을 강임하기 위해 별도로 직책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사를 거칠 실효성이 적어 심사지침에 본부장의 강임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을 뿐인 점, '부장 및 팀장'의 경우에도 심사지침에 강임과 관련한 여러 규정들이 있어 취업규칙 제3조(본인의 동의 요구)의 내용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운데, 부장과 팀장에 비해 업무집행에 있어 폭넓은 재량권이 인정되고 일반 직원들에 비해 특별한 처우를 받는 본부장에게 심사지침에 강임과 관련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취업규칙 제3조에 따라 강임시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면 이는 피고의 인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인 동시에 '부장 및 팀장'의 강임의 경우와 형평에 맞지 않는 결과에 이르는 점(만약 원고의 주장대로라면 본부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는 피고가 업무상 필요하더라도 본부장의 동의가 없는 한 본부장에 대한 강임이 어떤 경우에도 불가능하게 된다) 등을 감안할 때, 원고와 같은 본부장의 경우 이 사건 취업규칙 제3조에도 불구하고 인사권자인 사장에게 그 의사에 따라 강임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취업규칙은 노사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무시하는 해석이나 사실인정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강임발령 당시 시행되던 피고의 심사지침 및 인사규정시행세칙을 포함한 피고의 내규상에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직원의 신분을 가진 본부장'에 대한 강임의 요건과 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던 이 사건에서, 피고의 주장과 같은 사유로 피고의 사장에게 재량에 의한 본부장 강임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3조의 문언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이 사건 취업규칙 제3조의 문언에 반하는 해석을 해야 할 근거나 필요성을 인정하기에 족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피고의 주장처럼 '부장 및 팀장'의 강임의 경우와 형평이 맞지 아니하고 또 원고의 동의가 없는 한 본부장인 원고를 강임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더라도, 이는 '부장 및 팀장'과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직원의 신분을 가진 본부장'에 대한 강임의 요건과 절차를 마련해 두지 아니한 피고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므로, 그와 같은 피고의 잘못을 원고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피고가 이 사건 강임발령 직전인 2014. 8.경에 마련한 인사관리 합리화 방안(갑 제 39호증)에 본부장에 대한 강임이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관례 내지 관행 즉, 본부장은 장차 상무로 승진할 우수한 사람으로 보임하며 본부장으로 보임된 자는 예외없이 상무로 승진해 온 관례 내지 관행 때문에 '직원의 신분을 가진 본부장'에 대한 강임의 요건과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강임발령을 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강임발령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3조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그와 같이 취업규칙에 위반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임이 이루어진 경우 그 강임은 무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강임발령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3조를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할 것이다.

다.

미지급 임금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미지급 임금 지급의무

이 사건 강임발령이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피고의 전략기획본부장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이 사건 강임발령에 의하여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의 복무를 계속할 수 없게 된 것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강임발령의 효력발생일부터 복직 시까지 계속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2015. 1. 1.부터 2017. 12. 31.까지의 미지급 임금의 산정

원고는 이 사건 강임발령으로 인하여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피고의 부장 내지 팀원의 직급·직책에 상응하는 임금만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차액(즉 원고가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 원고가 부장 내지 팀원으로서 수령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급여와 부장 내지 팀원으로서 실제 수령한 급여의 차액은 2015년의 경우 26,696,312원, 2016년의 경우 44,927,842원, 2017년의 경우 43,388,744원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직원의 급여 지급일이 매월 21일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강임발령 이후 미지급된 임금 중 원고가 구하는 2015. 1. 1.부터 2017. 12. 31.까지의 미지급 임금 합계 115,012,898원(= 26,696,312원 + 44,927,842원 + 43,388,744원) 및 이에 대하여 매월 미지급된 각 급여의 해당 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8. 1.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8. 3. 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및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는 통상적인 본부장의 임기와 그 임면에 관한 사장의 권한 등에 비추어 원고가 본부장으로 보임된 때로부터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 본부장으로 복무할 것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기대를 전제로 한 미지급 임금의 산정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강임발령이 무효인 이상 원고는 처음부터 전략기획 본부장에 그대로 보임된 상태에 있는 것이고, 본부장의 임기가 정해져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별도의 인사처분이 없는 이상 그 본부장의 직책은 계속 유지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것이므로 미지급 임금의 산정 역시 그러한 사정에 기초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 사건 강임발령이 무효로 판명됨에 따라 원고의 본부장으로서의 근무기간이 다른 본부장들의 통상적인 근무기간(즉, 원고보다 앞서 또는 원고 이후에 본부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들의 실제 근무기간 내지 그 평균)보다 길어진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2018. 1. 1. 이후의 임금의 산정

원고는 2018. 1. 1.부터 복직 시까지의 급여 차액의 지급도 구하고 있는바, 이 부분 청구는 장래의 임금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장래이행의 소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2018. 1. 1.부터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급여와 원고가 실제 수령한 급여의 차액이 연 43,388,744원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피고가 이를 명백히 다투고 있지 아니하며, 피고가 이 사건 강임발령의 효력 및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다투고 있어 원고로서는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8. 1.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연 43,388,744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이 사건 청구가 실효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인지 여부

1)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경우에는 그 권리의 행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실효의 원칙의 적용 여부는 실효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가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측과 상대방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12. 11. 선고 92다2328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에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강임발령에 대하여 동의하거나 그 효력을 인정한 사실이 없는 점, ② 피고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강임발령을 전후한 2014. 2.경부터 2016. 2.경까지 사이에 C을 포함한 30여 명의 부장 및 팀장 직책을 가진 직원들에 대하여 심사지침에 기한 강임발령을 하였고, 또 D 등 8명에 대하여 강등 및 감봉처분을 하였던 점, ③ 위 D 등 8명은 피고를 상대로 경기지방노동청 2014부해1720호로 부당인사명령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C은 자신에 대한 강임발령이 심사지침에서 정한 강임의 요건과 절차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라는 이유로 위 강임발령의 효력을 다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던 점(서울행정법원 2016구합51948, 서울고등법원 2017누30995, 대법원 2017두54241), ④ 위 C을 포함한 30여 명의 직원들에 대한 강임발령으로 인하여 피고의 직원들 사이에 피고 내지 피고의 사장 E(재임기간 : 2013. 11.경부터 2016. 11.경까지)의 인사정책에 관한 집단적인 불만이 표출되었고, 2016. 3.경에 이루어진 피고의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 피고 측의 인사방침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시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후보자가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던 점, ⑤ 그 이후에도 피고의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위 강임발령을 포함한 피고 내지 피고의 사장 E의 부당한 '인사전횡'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이 제기되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강임발령이 부당한 '인사전횡'의 한 사례로 공개적으로 거론되기도 하였던 점(갑 제30호증), ⑥ C이 제기한 행정소송이 2017. 10. 31. C의 승소로 확정되자, 피고는 2018. 1.경 부당한 직책강임 사례에 대한 실태조사를 거쳐 '부당 강임자 구제방안'을 마련하였는데, 위 C을 포함한 30여 명은 위 '부당 강임자 구제방안'에 따른 구제대상자로 선정되었으나, 원고는 그 구제대상자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던 점(갑 제34, 35호증), ⑦ 원고는 위 '부당 강임자 구제방안'이 마련된 직후인 2018. 2. 27.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던 점, ⑧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강임발령의 사유 및 그 효력을 다투는 사유와 위 C을 포함한 30여 명에 대한 강임발령의 사유 및 그 효력을 다투는 사유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아니하나, 그 모두가 피고의 사장 E의 재임기간 동안에 피고의 취업규칙 내지 심사지침 등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강임발령으로, 피고 내지 피고의 사장 E의 부당한 '인사전횡'의 사례로 비판받아왔던 점(그에 비추어, 원고가 위 C이 제기한 행정소송의 결과를 지켜본 후 이 사건 강임발령의 효력을 다투려고 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소의 제기가 늦어졌다는 원고의 주장을 수긍하지 못할 바 아니라 할 것임) 등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사회통념상 근로자인 원고가 이 사건 강임발령의 결과를 더 이상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가 그와 같은 신뢰나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속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강임발령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실효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위 각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호(재판장) 임수정 오대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