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 및 금전지급청구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각 취소한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3. 16.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526,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5. 17.부터 2020. 11. 11.까지는 연 5%, 2020. 11.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8. 4. 2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231,2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9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갑 제6호증의 3, 을 제21호증의 1 내지 3, 을 제22, 34, 37호증의 각 기재,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6호증의 각 일부 기재 및 당심 증인 C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관계
원고는 2004. 1. 1. 피고의 영양사로 고용되어 근로를 시작하였고, 2013. 2. 6.경부터 울산에 있는 H 주식회사 사업장의 식당(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에서 조리원들의 근태 입력과 감독, 배식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에 대한 비위행위 제보와 피고의 제보 등에 대한 조사
피고로부터 이 사건 식당 관리운영 등을 수급한 주식회사 I의 대리 E이 2018. 2. 28.경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는 조리원으로부터 "원고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는 조리원들의 근태를 허위로 입력하고 그 대가로 연간 35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하였다"라는 취지의 제보를 받았다.
피고의 담당자는 2018. 3. 14.경 "사고 현황 보고"라는 제목의 문서(을 제1호증, 이하 '사고현황보고서'라 한다)에 "원고가 ① 조리원 12명의 근태를 허위로 입력하여 임금 1,330만 원을 부당하게 지급받도록 하였고, ② 35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였으며, ③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직문화를 저해하였다"라는 취지의 조사결과와 함께 "향후 처리 계획"으로 "원고 대상 사실관계 확인 및 진술 확보", "사실관계 확인 시 본사 이관 후 인사조치(권고사직 또는 인사위원회 회부)"라는 내용을 기재하여 이 사건 식당을 담당하는 팀장이자 피고의 부장인 C에게 보고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조사와 원고의 진술서 및 사직서 제출
C는 2018. 3. 15. 14:15경부터 위 H 주식회사의 사업장 내 생산기술관 건물 5층에 있는 선주선급식당에서 원고를 상대로 사고현황보고서에 기재된 조사결과에 관하여 대화하며 조사하였고, 위 E과 피고의 차장 D이 위 장소에 동석하거나 C와 원고의 대화 등을 녹음하였다.
C가 원고에게 비위행위에 관한 진술서 작성을 요구함에 따라 원고가 진술서(갑 제4호증의 1)를 작성하였으나, C는 재작성을 요구하였고, 결국 원고가 사고현황보고서에 기재된 내용과 같은 취지의 진술서(갑 제4호증의 2, 을 제36호증)를 작성하여 C에게 교부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18:15 경까지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한다"라는 내용으로 실업급여 신청 "비해당"으로 기재한 사직서(을 제21호증의 1)와 "업장 축소에 따른 인원 감축으로 인하여 사직한다"라는 내용으로 실업급여 신청 "해당"으로 기재한 사직서(을 제21호증의 2)를 각 작성하여 C에게 제출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가입자 자격 상실 신고
피고는 2018. 3. 23. 고용보험 사업자에게 원고가 2018. 3. 16. 보험가입자 자격을 상실하였다는 취지의 사업장(직장)가입자 자격 상실 신고를 하였다.
해고무효 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는지 여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와 갑 제31, 52, 79, 90, 97, 10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비록 형식적으로는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여 퇴직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질적으로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사직 의사가 없는 원고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하게 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므로 해고에 해당한다.
원고가 위 사직서 제출일에 C와 면담을 시작하기 전까지 사직의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이나 자료는 전혀 없다.
피고가 원고와 C의 위 대화 또는 면담 내용이라고 주장하며 제출한 녹취록에도 C의 원고에 대한 비위행위 추궁과 위 각 진술서 작성에 관한 내용은 있으나, 원고가 사직의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거나 생각을 바꾸는 등으로 사직의 의사를 갖게 되었다고 볼 만한 내용은 전혀 없다.
오히려 원고는 2018. 3. 15. 18:05경 피고의 감사실에서 근무하는 J 차장에게 "차장님 나 좀 도와주세요, 또 다른 모함이, 지금 사무실, 저 사직서 써야 해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갑 제90호증)를 발송하였는데, 위 문자메시지의 발송시간은 사직서 작성·제출의 직전 또는 그 무렵으로 보이고, 위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모함에 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도움이 필요하다"라는 호소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K에게, 사직서 제출 직전인 2018. 3. 15. 17:49경 "나 미치겠어요. 완전 사람 바보 되었네요"라는 내용의, 18:15경 "사직서 썼어요. 너무 한 거 아냐"라는 내용의, 18:44경 "무조건 써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각 발송하였는데, 위 문자메시지의 내용 역시 "무조건 사직서 작성을 요구하여 사직서를 작성하였고, 위와 같은 사직서 작성 요구는 너무한 것이다"라는 호소로 보일 뿐이고, 달리 원고가 위와 같은 피고 직원의 무조건적인 사직서 작성 요구 이외에 다른 이유, 즉 "징계나 형사처분을 받기보다는 사직이 최선이라는 판단" 등에 따라 사직서를 작성·제출하였다고 볼 만한 내용은 없다.
피고는 "원고가 C와 추가 개별면담을 한 뒤 마음의 변화가 생겼는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피고의 위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C와 추가 개별면담을 하기 전까지는 사직의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고, 원고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기로 생각을 바꾸게 된 정황이나 이유 등에 관하여 충분하고 납득할 만한 구체적인 주장이나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오히려 사고현황보고서에 "향후 처리계획"으로 "사실관계 확인", "진술 확보", "권고사직의 인사조치"가 기재되어 있는 점, C가 위 기재 내용과 같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원고를 조사하였고, "진술 확보"를 위해 사고현황보고서 기재 내용과 같은 취지의 진술서 작성을 요구하여 교부받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사직서 제출은 사고현황보고서에 기재된 "권고사직의 인사조치"의 실행을 위한 C의 요구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원고는 ➊ 사직서 작성·제출 직후인 2018. 3. 15. 20:52경 피고의 감사실에서 근무하는 J에게 "감사를 정식 신청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➋ 그 이후로도 토요일인 2018. 3. 17. 04:15경부터 09:47 경까지 피고의 대표이사 L에게 "감금 상태에서 형사고발 무마를 조건으로 강제로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이를 취소하니 사직서를 반려해 달라"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으며, ➌ 피고의 근태 관련 담당직원인 M이 2018. 3. 17. 10:01경 원고에게 "3월 16일 출근 기록이 누락되었다. 출근 기록이 없는 경우 결근 처리되니, 확인 즉시 근태원을 상신하기 바란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개인사정을 사유로 하여 2018. 3. 16.부터 2018. 3. 23.까지 연차휴가를 신청하는 근태원 신청서를 작성하였고, ➍ 피고의 인사 관련 담당자인 N에게, 2018. 3. 18. 13:00경 "감금 강압에 의하여 강제로 작성한 사직서 제출을 취소하고 정당한 절차를 통한 징계처리를 원하고, 3월 16일부터 23일까지 연차소진 근태상신을 요청한다"라는 내용의, 2018. 3. 19. "실업급여와 빠른 복직을 원한다"라는 내용의 각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는바, 사직서 작성·제출 전후로 발송된 원고의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 내용은 사직을 원하지 않는 취지로 일관된다.
➊ 원고가 C로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한 때로부터 사직서를 제출할 때까지는 약 4시간 정도에 불과한데, 위와 같은 짧은 시간 동안 사직이라는 중대한 의사를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 ➋ 또한 원고가 첫 번째로 작성하였던 진술서(갑 제4호증의 1)의 기재 내용 및 C가 진술서 재작성을 요구한 사정 등과 함께 앞서 든 여러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사직서 작성·제출 당시 피고가 주장하는 비위행위를 모두 인정하는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상당 정도로 다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➌ 나아가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에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의 내용이나 수위가 어느 정도 특정되었다거나 형사처분의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예견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전혀 없으므로, 원고로서는 징계 또는 형사 절차의 진행 정도에 따라 사직 여부를 결정하여도 충분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➍ 피고가 제출한 위 녹취록에도 C 등이 원고에 대한 징계와 형사처분의 가능성 등에 관하여 꾸준히 언급하고 있음에도 원고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내용은 전혀 없는 점, ➎ C 등은 원고에게 사고현황보고서에 기재된 조사결과를 반박하거나 항변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준비시간을 부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방적으로 조사를 시작한 이후 위 조사결과만이 진실이며 원고의 항변은 모두 거짓이라고 단정한 상태에서 계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원고를 추궁하였던 점, ➏ 비록 강제력에 의한 구금의 정도에는 이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C 등은 원고가 소지품을 가져오기 위해 위 조사장소를 잠시 이탈하는 것조차도 동의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사직의 의사를 가지고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가 그 직후 생각을 바꾸어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기 보다는, 피고의 직원인 C 등의 사직 요구로 인하여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면서도 위와 같이 피고 측의 사직서 제출요구가 부당하다는 점을 꾸준히 주위에 호소하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가 근태원 상신을 요청받은 직후 연차휴가를 신청하였고, 빠른 복직을 요구하면서 실업급여수급 신청을 요청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실업급여 신청 "해당"으로 기재한 사직서를 포함하여 2개의 사직서를 작성하였고,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으며,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피고의 담당자 등에게 협조를 구하고 그 협조에 감사의 표시를 하였다고 하여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해고의 적법 여부 등
앞서 본 원고의 사직서 작성·제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3. 16.자 해고는 취업규칙 등에 정한 징계절차 등을 준수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므로, 위 해고는 절차적, 실체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받을 이익이 있다.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임금이 매월 25일에 지급되어 왔음을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최초 해고일이라고 주장하였던 2018. 3. 15.부터 임금 지급일인 2015. 4. 25.까지 월 4,231,200원 상당으로 계산한 임금 합계 5,596,100원[= 4,231,200원 × (1 + 10/31)]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및 2018. 4. 26. 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231,2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퇴직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 동안 근로계약 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다45753, 4576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일 무렵부터 계속 근무하였다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월 4,231,200원 상당의 임금을 받을 수 있었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위 임금 상당의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나, 을 제22, 38, 3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 주장의 임금청구기간 중 2018. 3. 15.부터 2018. 3. 31.까지의 임금 상당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고, 위 임금이 지급된 부분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8. 4. 1.부터 2018. 4. 25.까지의 임금 상당 합계 3,526,000원[= 4,231,200원 × 25/30] 및 이에 대하여 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8. 5. 17.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와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1. 11.까지는 민법에 따른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8. 4. 2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231,2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 및 금전지급청구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한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각 취소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에게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제1심 판결 중 위 취소 부분 이외의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호(재판장) 박진웅 배동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