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21. 3. 31. 선고 2020나5546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7. 4. 15.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중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는 업무상 질병인 우울증 등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 기간이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의 단체협약 제129조는 ‘쟁의기간 중에는 어떠한 사유에 의한 징계, 부서이동 등 인사조치를 취할 수 없다. 단 쟁의기간이라 함은 조합 결의기관이 발생결의를 한 날로부터 쟁의행위 종결일까지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해고 당시는 쟁의기간 중이었으므로, 쟁의기간 중에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다.

피고의 단체협약 제33조는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징계를 감면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의 무단결근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우울증 등의 결과이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로 해고를 택한 것은 부당하다.

3.

판단

이 법원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6면 9째줄, 10째줄의 각 ’이 법원‘을 ’제1심법원‘으로 고치고, 12째줄에 ’이 법원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를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중 제3. 가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

단체협약 제129조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단체협약서와 같은 처분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재 내용에 의하여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한편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 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할 목적으로 근로자의 자주적 단체인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통하여 체결하는 것이므로 명문의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86287 판결 참조).

단체협약의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이 “회사는 정당한 노동쟁의 행위에 대하여 간섭방해, 이간행위 및 쟁의기간 중 여하한 징계나 전출 등 인사조치를 할 수 없으며 쟁의에 참가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 처분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 이러한 문언 자체로 징계사유의 발생시기나 그 내용에 관하여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음이 분명하므로, 위 규정은 그 문언과 같이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에는 사유를 불문하고 회사가 조합원에 대하여 징계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만일 이와 달리 비위사실이 쟁의행위와 관련이 없는 개인적 일탈에 해당하거나 노동조합의 활동이 저해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회사가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식으로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의 적용 범위를 축소하여 해석하게 되면, 위 규정의 문언 및 그 객관적인 의미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되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해석은, 쟁의기간 중에 쟁의행위에 참가한 조합원에 대한 징계 등 인사조치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위 규정의 도입취지에 반한다. 사용자인 회사가 근로자를 징계하게 되면 적법성·정당성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킬 추상적 위험이 있으므로,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에는 징계사유의 발생시기 및 그 내용을 불문하고 일률적으로 징계를 금지하기 위하여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이 도입된 것이지, 각각의 개별적인 징계사유 내지 징계로 야기되는 구체적인 결과별로 위 규정의 적용 여부를 다르게 취급하라는 취지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이 앞서 본 취지에 따라 도입된 것임에도 쟁의행위와 무관하다거나 개인적 일탈이라 하여 징계가 허용된다고 새기게 되면, 사용자인 회사가 개인적 일탈에 해당한다는 명목으로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에 임의로 징계권을 행사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근로자의 비위행위가 쟁의행위와 무관한 개인적 일탈에 불과한 것인지, 쟁의행위와 관련이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 역시 항상 명확하게 판가름되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자는 그만큼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다257869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인정사실

갑 제12 내지 15호증, 을 제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적용되던 단체협약 제129조(쟁의 중의 신분보장)에서 ‘회사는 쟁의에 대하여 간섭, 방해 및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며, 쟁의기간 중에는 어떠한 사유에 의한 징계, 부서이동 등 인사조치를 취할 수 없다. 단, 쟁의기간이라 함은 조합 결의기관이 발생결의를 한 날로부터 쟁의행위 종결일까지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H 지부(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고 한다)는 2016. 6. 17.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 결의를 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2016. 7. 20. 4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쟁의행위를 개시하였고 별지 기재와 같이 전면 파업 내지 부분 파업 등 쟁의행위를 계속 하다가 2018. 2. 13. 피고와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쟁의가 종료된 사실, 원고는 2016. 8. 24.부터 2017. 2. 23.까지 위 파업에 10여회 이상 참여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2016. 6. 17.경 정당하게 개시된 쟁의행위가 2018. 2. 13.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의 체결로 종료되어 2016. 6. 17.경부터 2018. 2. 13.까지는 쟁의기간 중이었고, 단체협약 제129조에 따라 쟁의기간 중에는 징계로 인하여 피고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사유를 불문하고 회사가 조합원에 대하여 일체의 징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쟁의기간 중에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단체협약 제129조를 위반하여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단체협약 제129조 단서에서 규정하는 쟁의행위 종결일은 파업 등 개별 쟁의행위가 종료된 날을 의미하는 것으로 노무 제공의 재개로 노무지휘권 행사가 가능하게 된 날을 말하는데 2017. 2. 27. 파업이 종료되어 쟁의행위가 종결되었고 그 후 2017. 6. 27.이 되어서야 다시 파업이 재개되었으므로, 실제로 파업이 실시되고 있지 않던 2017. 4. 15.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쟁의행위 기간 중의 징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단체협약 제129조 단서에서 규정하는 쟁의행위의 종결일은 조합 결의기관의 발생결의로 쟁의가 개시되는 것에 대응하여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의 타결 등으로 쟁의가 종국적으로 종결된 날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점, 조합 결의기관의 쟁의발생 결의로 쟁의가 시작되면 그 이후 구체적인 개별 쟁의행위는 피고 노동조합의 방침 등에 따라 파업 및 조업재개를 반복하거나 전면 파업, 부분 파업, 지명 파업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단체협약의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을 파업이 실제로 실시되는 날 또는 파업이 실시되는 시간 동안에만 징계를 금지하는 규정으로 해석한다면 쟁의기간 중에 쟁의행위에 참가한 조합원에 대한 징계 등 인사조치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위 규정의 도입 취지에 반하는 점, 쟁의행위는 파업 이외에도 태업, 준법투쟁, 피케팅 등 다양한 수단이 사용될 수 있는데 위와 같은 개별적 행위가 실제로 실시되는 시기에만 한정하여 징계를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단체협약 제129조 단서에서 규정하는 쟁의행위 종결일은 개별 파업행위의 종료일이 아니라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의 타결 등으로 쟁의가 종국적으로 종결된 날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7. 4. 15.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병수(재판장) 박진웅 배동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