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재정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재정신청의 경과
신청인은 피의자를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고, 이에 대하여 검사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검사는 일부 근로기준법위반 혐의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하였다). 위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신청인이 재정신청을 하였다.
포괄임금제 관련 법리
포괄임금제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 산정 방법을 정하면서 일정 항목의 임금을 따로 산정하지 않은 채 다른 항목의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임금 지급 방법을 말한다. 판례는 ‘①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않은 채 시간 외 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②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임금지급계약’이 이른바 포괄임금제라고 하였다. 판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 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근로자의 승낙을 받고, 그것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으며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되면, 포괄임금제의 임금약정은 유효하다”고 하면서(대법원 1997. 4. 25. 선고 95다4056 판결, 대법원 1999. 6. 11. 선고 98다26385판결 등 참조), 일정한 요건 아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다.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3. 10. 25. 선고 83도1050 판결,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참조).
한편,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항목으로 명백히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에 정하고 있는 경우는 포괄임금제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단체협약 등에 일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합의가 있다거나 기본급에 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인상률을 정하였다는 사정 등을 들어 바로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5다233579, 23358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임금을 월급액(340만 원 등)으로 기재한 후 그 뒤에 ‘(기타 제수당 일체 포함)’으로 기재하고 있고, 신청인 등 근로자들도 07:00부터 18:00까지 근무하고 월 2회 휴무하는 것을 전제로 임금을 월급액으로 정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급여명세서나 급여대장에 기본급, 연장수당, 휴일수당, 근속수당 등으로 수당 항목이 구분되어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포괄임금제 임금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여지가 많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인바(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수사기록과 제출된 자료에 따라 알 수 있는 피의자의 지급거절이유와 그 근거, 피의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의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추어, 피의자가 이 사건 재정신청 대상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신청인의 이 사건 재정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0. 9. 29.
판사 김진석(재판장) 반병동 이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