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16. 4. 18. 설립되어 거제시 B에서 조선기자재 해양플랜트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지역고용계획 및 조업시작 신고
고용노동부장관은 2018. 4. 5. 지역고용촉진을 위하여 거제시 등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고시하였다(고용노동부 고시 제2018-29호).
원고는 2018. 8. 23.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피고에게,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20. 8. 27. 대통령령 제309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고만 한다) 제24조 제1항,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2020. 8. 28. 고용노동부령 제2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규칙‘이라고만 한다) 제39조에 따라 업종명 “선박구성 부분품 제조”, 시설․장비 증설현황 “용접기 외”, 예상소요비용 “2,000만 원”, 조업시작 예정일 “2018. 9. 1.”, 고용예정인원 “50명”이라 기재한 지역고용계획 신고서를 제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획신고서’라 한다, 별지2 참조).
이후 원고는 2018. 9. 28. 피고에게, 소요비용 “2,191만 원”,<1> 고용인원 “19명”, 조업시작일 “2018. 9. 1.”이라 기재한 지역고용 조업시작 신고서(이하 ‘이 사건 시작신고서’라고만 한다)를 제출하였는데, 위 신고서에서 시설․장비 증설현황 부분은 빈칸으로 두었고, 그 뒤에 지역고용근로자 명부,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로부터 공급받은 11,180,400원 상당 파이프에 관한 2018. 8. 29. 자 전자세금계산서 및 12,921,216원 상당 철판에 관한 2018. 8. 31. 자 전자세금계산서, C에 2018. 9. 3. 24,101,616원(= 11,180,400원 + 12,921,216원)을 이체한 입금확인증, 현장의 핀지그(Pin Jig) 설치 모습을 촬영한 사진 등을 첨부하였다.
지역고용촉진 지원금 신청과 부지급 처분 등
원고는 2019. 5. 29. 피고에게, 지역고용근로자 고용인원 “37명”, 지급 임금액 “929,790,200원”, 지원금 신청액 “366,811,393원”이라 기재하여 2019년 1/4분기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19. 7. 1. 원고에게,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사업주는 같은 항 제1호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한 지역고용계획에 따라 사업을 시행하여야 하고, 시행규칙 제39조에 따르면 신고한 사항을 변경할 때에는 지역고용계획 변경신고서를 제출하여야 함에도, 원고는 이 사건 계획신고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위 신청에 대한 지원급을 부지급한다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2020. 4. 28.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 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이 사건 처분은 법령상 근거가 없다. 원고는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사유에 관한 규정인 시행령 제24조 제6항 각 호나 시행규칙 제41조의2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사업주가 시행규칙 제39조 후문에 따른 변경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볼 근거도 없다. 고용노동부 명의로 2018. 11. 발간된 『지역고용촉진 지원금 시행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에 ‘이미 제출한 지역고용계획의 내용을 변경할 경우 조업 시작 전까지 변경신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기는 하나, 위 지침은 작성주체나 위임근거가 불분명하여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계획신고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시설․장비 증설계획’을 “용접기 외”라고 기재하여 용접기 아닌 다른 설비를 증설하게 될 수도 있음을 사전에 밝혔고, 실제로 파이프와 철판을 사들여 핀지그를 설치하였다. 구 시행령 제24조 제1항이 사업 신설, 증설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제하고 있지 아니한데도 당초 계획대로 용접기를 사들이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한 지역고용계획에 따라 시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
원고는 이 사건 시작신고서상 ‘시설․장비 증설내용’을 빈칸으로 두었고 파이프와 철판을 산 전자세금계산서와 송금확인증을 첨부하였으므로, 피고로서도 원고가 용접기를 사지 아니하였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피고가 이 사건 시작신고서를 수리하면서 그 내용이 이 사건 계획신고서와 다름을 지적하거나 변경신고서를 제출하도록 안내한 바도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그로부터 8개월여가 지난 뒤 원고가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을 신청하자, 그제야 현장을 방문하여 증설된 설비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피고
원고는 이 사건 계획신고서에 기재한 바대로 용접기 또는 그에 준하는 장비를 사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설치한 핀지그는 이 사건 계획신고서의 증설계획과 일치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는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한 지역고용계획에 따라 사업을 시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지역고용촉진 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2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또한 이 사건 지침은 고용보험법 제115조 및 시행령 제145조 제1항 등에 따라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위임된 권한을 바탕으로 제정된, 정당한 법적 효력을 가지는 규정인데, 이 사건 지침은 지역고용계획 변경 시 조업시작 전까지 변경신고서를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고, 원고는 조업시작일 전에 증설계획 변경에 관한 변경신고서를 제출하지도 아니하였다.
원고가 C에 대금을 송금한 것은 2018. 9. 3.이므로, 이 사건 계획신고서에 기재된 조업시작 예정일인 2018. 9. 1. 전에 사업 증설을 위한 투자가 완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신고한 조업시작 예정일에 사업을 시행하지 아니하여 그 점에서도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2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지역고용계획 및 조업시작 신고서 제출은 절차상 신고에 불과하므로, 피고에게 그 내용을 심사할 권한이 없다. 따라서 사업주가 지원금을 신청하였을 때 비로소 심사를 거쳐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고 하여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관계 법령
별지1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 법리
민사소송법 규정이 준용되는 행정소송에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민사소송 일반원칙에 따라 당사자 간에 분배되고, 항고소송의 경우에는 그 특성에 따라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그 적법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 피고가 주장하는 일정한 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수긍할 만한 증명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처분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고, 이와 상반되는 예외적인 사정에 대한 주장과 증명은 그 상대방인 원고에게 그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5두2864 판결 등 참조).
‘행정규칙’은 상위법령의 구체적 위임이 있지 않는 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다. 다만 행정규칙이 이를 정한 행정기관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것인 때에는 그 규정 내용이 객관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이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행정규칙의 내용이 상위법령에 반하는 것이라면 법치국가원리에서 파생되는 법질서의 통일성과 모순금지 원칙에 따라 그것은 법질서상 당연무효이고, 행정내부적 효력도 인정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법원은 해당 행정규칙이 법질서상 부존재하는 것으로 취급하여 행정기관이 한 조치의 당부를 상위법령의 규정과 입법 목적 등에 따라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두4226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5, 8, 10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제1심법원의 당사자 본인신문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은 고용보험법 제22조가 정한 바와 같이 고용위기지역에 사업을 신설 또는 증설하여 그 지역의 실업 예방과 재취업 촉진, 고용기회 확대에 기여한 사업주를 지원하기 위하여 지급되는 것이다. 따라서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한 지역고용계획에 따라 시행할 것’이라는 요건도 실제로 지역 고용 촉진에 기여하였는지에 중점을 두고 판단되어야 한다.
이 사건 계획신고서는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1호, 시행규칙 제39조에 따라 [별지 제44호 서식]에 맞추어 작성된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지역고용‘계획’을 신고하기 위한 것으로서, 위 서식도 별지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신설․증설‘계획’으로서의 ‘예상’ 소요비용, 지역근로자 고용‘계획’으로서의 조업시작 ‘예정일’, 고용‘예정’인원을 기재하도록 하여 실제로 사업을 시행하는 단계에서는 그 세부적인 내용이 변동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는 예상소요비용보다 실제 증설비용이 더 들었고, 고용예정인 원보다 적은 인원을 고용하였지만, 피고가 그 부분에 관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계획신고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평가하지는 아니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계획신고서 중 ‘시설․장비 증설현황’ 부분만 나머지 기재사항과 다르게 볼 근거가 부족하다.
더욱이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은 시행령 제24조 제3항, 제5항 등에 따라 실제로 ‘고용된 피보험자수’를 기준으로 지급되므로, 사업주가 사업을 신설․증설하여 고용을 증대한 것이 맞는다면, 설령 사업시행 과정에서 설비 관련 계획이 일부 다르게 집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지원금이 과다하게 지급될 우려는 적고, 달라진 부분을 실질적으로 살피지 아니한 채 곧바로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한 지역고용계획에 따라 시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평가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 계획신고서에서 피고가 문제 삼고 있는 항목은 ‘증설계획’ 중 ‘시설․장비 증설현황’을 “용접기 외”라고 기재한 부분이다. 그런데 해당 부분은 [별지 제44호 서식] 자체가 이미, 증설‘계획’을 기재하도록 하면서도 증설‘현황’을 기재하라고 안내하고 있어 신고자가 기재하여야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기 어렵게 되어 있다. 또한, 관련 규정이나 위 서식의 전체적인 형태, 피고의 신고서 수리과정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로서는 해당 부분 기재의 형식적 정확성이 지원금 지급 여부 결정에 고려되거나 심사될 것임을 예측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위 서식이 증설할 설비의 종류와 품목, 수량과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도록 지시하고 있지도 아니하고, 그 구체화 정도에 관한 기준이 따로 있었던 것도 아닌 이상, 신고 당시 기재한 ‘증설계획’ 내지 ‘시설․장비 증설현황’이 실제 시행내용과 달랐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신고한 지역고용계획에 따라 시행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은 신설․증설한 설비가 아니라 고용된 피보험자수를 기준으로 지급되므로, 중요한 것은 사업주가 실제로 사업을 신설․증설하여 고용을 증대하였는가 하는 점이지, 지역고용계획 신고서에 기재한 시설과 장비를 문자 그대로 구비하였는지가 결정적인 기준이 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계획신고서에 기재한 것과 달리 ‘용접기’를 사지 아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고는 용접기를 빌려 쓸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고 하고, 대신 원고의 주된 목적 사업인 선박구성 부분품 제작을 할 때 받침대 역할을 하는 핀지그를 설치하기 위하여 파이프와 철판을 사서 실제로 핀지그를 새로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는 사업을 증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담당자가 현장에서 육안으로 그 낡은 정도를 보았을 때 페인트칠만 새로 한 것처럼 보였고, 원고의 사내이사 E에게 새로 설치한 핀지그를 찾아보라고 하였더니 안쪽의 블록용접작업 중인 곳 밑에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확실히 구별하지 못하였으며, 2018. 8월 말 증설 이전과 증설 이후의 상황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가 핀지그를 새로 설치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피고 2020. 8. 7. 자 답변서 3면 등). 그러나 항고소송에서 처분의 적법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행정청인 피고에게 있고, 원고는 위 현장방문 당시에 피고 측 담당자가 증설된 설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원고 2020. 9. 4. 자 준비서면 6-9면 등).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이 사건 시작신고서에 첨부한 현장사진, 전자세금계산서, 입금확인증 등(갑 제3호증)과 이후에 원고가 다시 촬영하여 제출한 현장사진(갑 제8호증) 등이 제출되었을 뿐이고, 출장복명서나 원고의 진술을 받은 확인서와 같이 피고가 현장방문 당시에 남겨둔 자료는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원고와 C 사이의 거래가 허위라거나 사진에 찍힌 핀지그가 이 사건 계획신고서 제출 전과 완전히 똑같은 상태라는 등으로 원고가 사업 증설 없이 부당하게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을 신청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만으로는 원고가 핀지그를 새로 설치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원고는 2018. 9월경부터 2019. 5월경까지 사이에 지역거주자 19명 내지 37명을 고용하여 실제로 조업을 개시하였고, 피고도 이를 다투고 있지는 아니한바, 그와 같은 경우에 원고가 사업을 증설한 것으로 인정하더라도 고용보험법령이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을 지급하는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원고가 신고한 계획과 다르게 사업을 시행할 것이었다면,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조업시작 전까지 변경신고서를 제출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사건 지침에 변경신고서를 ‘조업시작 전까지’ 제출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기는 하다(을 제6호증 14면).
그러나 이 사건 지침은 ‘고용노동부’ 명의로 발간되었는바, 피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고용보험법 제115조 및 시행령 제145조 제1항 등에 근거한 위임을 받아 제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지침의 제정에 관한 상위법령의 구체적 위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지침은 고용노동부 내부에서 효력을 가지는 업무처리지침이라고 볼 수는 있어도,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변경신고서에 관하여는 시행규칙 제39조 후문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바, 위 후문은 변경신고서 제출의 시기를 제한하고 있지 아니하다.
더욱이 이 사건 지침은 책자 형태로서 2018. 11월에 발간되었다고 인쇄되어 있는바, 원고가 이 사건 시작신고서를 제출한 2018. 9. 28. 당시에 공표되어 있지도 아니하였으므로(행정절차법 제20조 참조), 원고로서는 조업시작 예정일 내지 조업시작일 전에 이 사건 지침에 좇아 변경신고서를 제출할 수도 없었다.
피고는 ‘원고가 조업시작 예정일을 준수하지 아니하였다’는 주장도 한다. 이는 원고가 C에 송금한 날이 2018. 9. 3.임을 근거로 한 주장이다. 그러나 그 거래에 관한 세금계산서는 조업시작 예정일 전인 2018. 8. 29. 및 2018. 8. 31. 자로 발급되었고, 실제 파이프와 철판의 인도는 그 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의 결제일만 들어 원고가 조업을 시작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원고는 이 사건 시작신고서에 조업시작일을 이 사건 계획신고서상 조업시작 예정일과 같은 “2018. 9. 1.”로 기재하였고, 그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설령 원고의 실제 조업시작일이 당초 계획한 조업시작 예정일과 달랐다고 하더라도,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는 지역고용계획이 제출된 날부터 1년 6개월 이내에 조업을 시작할 것을, 시행규칙 제40조는 조업시작일부터 1개월 이내에 조업시작 신고서를 제출하여야 함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특별히 고용보험법령에 지역고용계획 신고서상의 조업시작 예정일이 준수되지 아니하면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고 정한 규정이 없다.
여기에 앞서 본 바와 같은 [별지 제44호 서식]의 체재를 더하여 보면, 지역고용계획 신고서에 기재되는 조업시작 ‘예정일’은 변동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중요한 것은 지역고용계획 신고서 제출일로부터 1년 6개월 이내에 조업이 시작되었는지와, 그 시작일부터 1개월 이내에 조업시작 신고서가 제출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원고는 2018. 8. 23. 이 사건 계획신고서를 제출한 뒤 1년 6개월이 지나기 전인 2018. 9. 초순경 조업을 시작하였고, 그 시작일부터 1개월이 지나기 전인 2018. 9. 28. 이 사건 시작신고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위 각 규정에 어긋나지 아니하였다.
피고가 제출한 이 사건 지침에 따르더라도, 조업시작 예정일과 실제 조업시작일이 다른 경우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시행규칙 제40조를 ‘확인하는 의미에서’ 사업주에게 변경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사업주가 변경신고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직권으로’ 조업시작일을 변경하라고 지시하고 있을 뿐이다(을 제6호증 14면). 즉, 조업시작 예정일에 딱 맞추어 조업을 시작하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 지원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의 조업시작일과 관련하여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도 이 사건 처분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
피고는 ‘용접기 아닌 설비에 대한 투자를 사업 증설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파이프와 철판은 소모성 재료에 해당하고, 원고는 기존 핀지그를 재활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사업의 증설로 인정되는 물적 투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리고 이 사건 지침에 ‘사업의 이전․신설․증설은 원칙적으로 기계․장비의 구입, 사무실 추가 임차 등 생산활동과 관련된 1,000만 원 이상의 물적 투자가 있을 때 인정하고, 소모성 비품, 복리후생적 투자, 기존 시설의 재활용 등은 원칙적으로 물적 투자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있기는 하다(을 제6호증 15면).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지침은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원고가 이 사건 계획신고서를 제출할 당시나 파이프와 철판을 구입할 당시에 이 사건 지침이 공표된 것도 아니었다. 이 사건 지침에 따르더라도 소모성 ‘비품(備品)’, 즉 회사 등에서 늘 일정하게 갖추어 두고 쓰는 물품은 ‘원칙적으로’ 물적 투자에서 제외된다는 것일 뿐인바, 핀지그 설치에 사용된 파이프와 철판은 ‘비품’이라 볼 수 없고 ‘소모성’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현장방문 당시에 출장복명서 등을 남겨두지도 아니한 이상 원고가 기존의 핀지그를 재활용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결국 원고의 경우 이 사건 지침에 따르더라도 ‘생산활동과 관련된 1,000만 원 이상의 물적 투자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소결론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처분에 처분사유가 있음을 전제한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신숙희(재판장) 조미화 권보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