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당심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사실오인)
D에 대한 급여 지급 명목 업무상횡령의 점
D에게 급여 명목으로 지급된 돈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사원으로서 유한책임사원 전원의 동의를 받아 배당금을 급여의 형식으로 C에게 지급한 것이고, 피해자 회사는 유한책임사원들에게 이익배당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업무상횡령에 대한 고의와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
G 및 H의 대출금채무에 대한 이자 대납에 의한 각 업무상횡령의 점
G 명의의 대출금채무에 대한 이자는 그 실질적인 채무자가 피해자 회사이고, 금융기관에서 피해자 회사에 채무 변제를 독촉하는 상황에서 그 이자를 피해자 회사의 자금으로 지급한 것이고, H 명의의 대출금채무에 대한 이자는 가지급금의 명목으로 피고인에게 지급된 것이며, 피고인은 이를 피해자 회사에 대한 가수금채권을 변제받은 것으로 처리하였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돈을 횡령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검사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
이 사건 각 업무상횡령 범행은 피해법익인 단일하고, 단일한 범의의 발현에 기인하는 일련의 행위로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 원심은 범행의 동기에 관하여 피고인의 변소를 그대로 받아들여 범행의 동기를 인정했고, 원심이 설시한 범행방법의 차이는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는 세부적 차이에 불과할 뿐 죄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차이라고 볼 수 없다.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53, 64, 69, 74번 기재 각 업무상횡령의 점
순번 53번은 그 금액이 최종적으로 이체되어 출금된 상대방이 피고인의 처인 S인데, 피고인은 처 명의의 계좌로 이체된 이유나 현금 인출 사용처에 대해서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고 있다. ② 순번 64, 69번의 경우 거래 상대방인 Q, R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사용처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③ 순번 74번의 경우 이체 상대방이 피고인의 처인 S인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개인적 명목으로 사용하여 횡령한 것으로 인정된다.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95번 기재 업무상횡령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계좌거래내역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피고인이 V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후 불기소처분을 받은 사건에서는 그 거래 명목이 피고인의 주장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96번 기재 업무상횡령의 점
원심은 M, N의 증언만을 신뢰하여 피고인의 주장대로 Y에게 지급된 돈이 개인적인 용도로 지급되지 않았다고 사실인정을 하였으나, 거래상대방인 Y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하여 그 명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98, 100, 101, 102, 112 기재 각 업무상횡령의 점
원심판결의 이 부분 무죄 부분 설시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가수금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분명하지 않고, 가수금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각 거래마다 가수금의 잔액에 대해서 계산되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추어 계좌거래 상대방인 AA, AB, AC, N에 대하여 그 명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원심의 공소장변경허가결정의 적법 여부에 관한 직권 판단
관련 법리
공소장의 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고,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한 범죄사실을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은 그 변경신청을 기각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20도10814 판결, 2017. 8. 29. 선고 2015도1968 판결 등 참조).
공소사실과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범죄사실을 공소사실에 추가하거나 그것으로 교체하는 것은 공소장변경으로 허용되는 범위를 초과하여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는 공소의 추가 제기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4229 판결 참조). 그리고 제1심 법원이 위법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에 대하여 허가하였을 때, 항소심 법원은 위 허가결정을 취소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원래 공소가 제기된 당초의 범죄사실을 대상으로 심리하여 판결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2도587 판결 등 참조).
한편, 수개의 업무상횡령 행위가 포괄하여 1죄로 되기 위해서는 그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며,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도8265 판결,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8도6066 판결 등 참조).
사기죄 등 재산범죄에서 동일한 피해자에 대하여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하에 동종의 범행을 일정기간 반복하여 행한 경우에는 각 범행은 통틀어 포괄일죄가 될 수 있다. 다만 각 범행이 포괄일죄가 되느냐 경합범이 되느냐는 그에 따라 피해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을 하도록 하는 특별법이 적용되는지 등이 달라질 뿐 아니라 양형 판단 및 공소시효와 기판력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특히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은 개별 범행의 방법과 태양, 범행의 동기, 각 범행 사이의 시간적 간격, 그리고 동일한 기회 내지 관계를 이용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후속 범행이 있었는지, 즉 범의의 단절이나 갱신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세밀하게 살펴 논리와 경험칙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11318 판결 등 참조).
사건의 경과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검사는 2020. 8. 14. 피고인을 아래 박스의 제1항 기재와 같은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이하 ‘종래 공소사실’이라고 한다)로 기소하였고, 위 사건은 울산지방법원 2020고단3387호로 단독판사에게 배당되어 심리가 진행되었다. 또 검사는 2020. 11. 11. 피고인을 울산지방법원 2020고단4689호로 아래 박스의 제2항 기재와 같은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추가 기소하였고, 단독판사는 위 두 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검사는 2021. 7. 6. 기존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에 관하여 ① 원심 판시 제1의 나.항, ② 무죄 부분과 ③ 면소 부분에 해당하는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을 추가하고, 죄명을 ‘업무상횡령’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으로, 적용법조를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을 했고, 단독판사는 2021. 7. 23. 열린 제4회 공판기일에서 이를 허가하였다(이하 ‘제1차 공소장변경허가결정’이라고 한다)
이 사건은 제1차 공소장변경허가결정에 따라 사물관할이 변경되어 울산지방법원 2021고합215호로 원심 법원에 접수되었고, 원심 법원은 2021. 10. 1. 열린 제5회 공판기일에서 검사의 위 2021. 7. 6.자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재차 허가한 후(이하 ‘제2차 공소장변경허가결정’이라고 한다), 검사에게 공소사실을 정리할 것을 석명하였다.
검사는 2021. 11. 3. 원심 법원의 석명에 따라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했고[구체적인 내용은 위 2)항에서 본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원심 법원은 2021. 11. 9. 열린 제6회 공판기일에서 이를 허가하였다(이하 ‘제3차 공소장변경허가결정‘이라고 하고, 공소장변경을 통하여 추가된 공소사실 전부를 ’추가된 공소사실‘이라고 한다).
원심은 변경되어 추가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모두 심리를 진행한 후 ’D에 대한 급여 지급에 의한 업무상횡령‘(원심 판시 제1의 가.항), ’G의 대출금채무에 대한 이자 대납에 의한 업무상횡령‘, ’H의 대출금채무에 대한 이자 대납에 의한 업무상횡령‘(원심 판시 제1의 나.항)은 각각 포괄일죄에 해당하고,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원심은 위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각 업무상횡령죄와 나머지 각 업무상횡령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고, 각 범행의 이득액이 모두 ’5억 원 이상‘ 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공소사실을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고, 일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였으며, 일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주문에서 면소를 선고하였다.
판단
이 사건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 중 종래의 공소사실과 추가된 공소사실은 피해자가 합자회사 B로 동일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사정을 종합하여 가.항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공소사실은 포괄일죄 관계에 아닌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고,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범죄사실을 공소사실에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공소의 추가 제기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종래의 공소사실과 추가된 공소사실이 포괄일죄로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의 적법 여부뿐만 아니라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 피해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을 하도록 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 여부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피고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종래의 공소사실과 추가된 공소사실이 포괄일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매우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종래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자신이 소유하던 피해자 회사의 지분 중 10%를 C에게 양도하면서 체결한 C과의 약정에 따라 피해자 회사의 이익 발생 여부와 관계 없이 지분 양도대금의 1%에 해당하는 금원을 피해자 회사에 근무하지 않는 D에 대한 급여 명목으로 지급하여 횡령하였다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반면, 추가된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피해자 회사 장부에 허위로 가수금을 기재하여 생활비 등 명목으로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 88회에 걸쳐 임의로 사용하였다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이러한 공소사실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종래의 공소사실과 추가된 공소사실은 범행 방법, 범행이 이루어진 경위, 횡령한 자금의 사용처, 횡령한 금원의 귀속 주체 등을 모두 달리하고 있다. 특히 종래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사원으로 취임한 후 상당기간이 지난 2011. 8. 5.경 이르러 비로소 시작되었는데, 그 경위에 있어서도 피고인이 자신의 지분 중 일부를 C에게 양도하였다는 새로운 사실관계가 개입되어 있고, 피고인은 그 과정에서 C과 체결한 개인적 약정(지분 양도 대금 내지는 투자금의 보전을 목적으로 함)을 이행하기 위하여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사용한 것이어서, 단순히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임의로 사용하였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추가된 공소사실과 비교하였을 때 그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원심이 설시한 것처럼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돈을 사용한 방법을 보면, 종래의 공소사실은 ’D에 대한 계좌이체‘ 방법이, 추가된 공소사실은 ’현금 인출, 피고인 계좌에 대한 계좌이체, 제3자에 대한 계좌이체‘ 방법 등이 이용되었다. 또 피해자 회사의 자금이 사용된 후 회계 장부에 기재된 명목을 보더라도 종래의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급여 지급‘으로 기재되었고, 추가된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가수금 지급, 가지급금 지급, 피해자 회사의 비용 처리‘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 종래의 공소사실의 피해자 회사의 자금은 추가된 공소사실과는 달리 모두 D 또는 C에게 귀속되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범행방법과 회계 장부에 기재된 내역의 차이를 검사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는 세부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론
앞서 본 대로 추가된 공소사실은 종래의 공소사실과 사이에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심으로서는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불허한 다음 종래의 공소사실에 관하여만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종래의 공소사실과 추가된 공소사실이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면서도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한 다음 변경되어 추가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일부 유죄, 일부 무죄, 일부 면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동일성 내지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러한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이에 이 법원은 원심법원에서 한 제1~3차 각 공소장변경허가결정을 모두 취소함과 아울러 이 부분 각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불허하기로 한다.
한편, 피고인과 검사의 각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중 D에 대한 급여 지급으로 인한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추가된 공소사실과 관련되어 있을 뿐 종래의 공소사실과는 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하고, D에 대한 급여 지급으로 인한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앞서 본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 제3항에서 이에 관하여 판단한다.
종래의 공소사실(D에 대한 급여 지급으로 인한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했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이 부부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피고인과 C, D은 수사기관에서 D이 피해자 회사의 근로자로 근무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피해 회사의 정관 제24조는 ‘1. 본 회사는 순이익으로 순손실금을 채운 후가 아니면 사원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없다. 2. 본 회사 사원은 본 회사가 결손의 경우에 있어서는 어떠한 명목으로라도 본 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을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총사원의 동의만으로는 사원에 대한 배당을 결정할 수 없다.
위 정관 규정에 의하면 사원에 대한 배당은 회사에 이익이 발생하여야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배당 가능한 재원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 없이 급여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였다.
피해 회사의 2011년도 표준손익계산서상 순손실액이 326,823,264원으로 위 정관 제24조에 따라 2011년도의 이익을 분배하는 배당은 불가능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의 횡령행위란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은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한다(대법원 2006. 6. 2. 선고 2005도3431 판결, 2006. 8. 24. 선고 2006도3039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는 그 구성분자인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주주총회의 의결권에는 스스로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벗어나는 사항에 대하여서는 비록 그 결의가 있었다 해도 범죄를 구성할 수 있고(대법원 1990. 2. 23. 선고 89도2466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의 자금을 회사의 업무와 무관하게 주주나 대표이사의 개인 채무 변제 등과 같은 사적인 용도로 임의 지출하였다면 그 지출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4807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합자회사와 사원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판단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에게 급여 명목으로 피해자 회사의 돈을 지급한 행위는, 설령 이를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사원인 D에게 배당 목적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피해자 회사와는 별개의 권리주체인 사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피해자 회사의 재물을 처분하는 업무상횡령 행위에 해당하고, 여기에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도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 실제로 근무하지도 않은 D에게 급여 명목의 금원을 상당 기간 동안 지급했다. 피고인은 그것이 자신의 지분을 양수한 C에 대한 이익배당을 위해 지급한 것이었다고는 하지만 피고인이 그 지급 과정에서 사원들에 대한 이익 배당이 가능할 정도로 피해자 회사의 자금이 충분한 여력이 있는지를 검토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피해자 회사에 상당한 금액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있었기 때문에 사원들에게 이익배당을 할 충분한 자금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하지만 피고인은 검찰에서 ‘제가 주주들에게 정관을 보여주면서 배당금 지급이 어렵다고 했는데 주주들이 부탁을 하니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어렵다 보니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들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피고인의 진술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무리하게 자금을 집행하여 사원들에게 금원을 지급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이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 회사의 재무제표에 기재된 이익잉여금을 피해자 회사가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자금이라고 섣불리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다른 사원들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에 급여 명목으로 배당금을 지급한 것이 횡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하나, 피해자 회사와 사원은 별개의 권리 주체로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데, 피해자 회사의 자금 사정과 무관하게 사원들에 대한 배당금을 급여라는 허위 명목으로 지급하는 행위는 사원들의 동의로 대표사원이 할 수 있는 허용 한계를 넘는 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설령 피해자 회사 사원 전원의 동의를 받고 D에게 급여 명목의 돈을 지급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