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1994. 2. 28. 선고 93라30 판결

주문

신청인들의 각 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신청취지 및 항고취지

원심결정을 취소한다.

피신청인과 피신청인회사 노동조합위원장 신청외 H이 1993. 6. 4. 체결한 임금협약은 무효임을 확인하며 그 효력을 정지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소갑제1호증, 소을제3호증의 1, 2, 소을제4호증의 각 기재에 심문의 전취지를 합쳐보면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다.

가.

피신청인회사는 콘테이너 등의 제조, 판매회사이고, 신청인 A노동조합(이하 신청인조합이라 한다)은 피신청인 회사의 근로자들이 근로조건의 개선 및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한 노동조합이며, 신청인 B은 신청인조합의 수석부위원장으로서 현재 조합장 직무대리의 직에 있는 자이고, 신청인 C, D, E은 그 부위원장, 신청인 F은 그 사무국장으로 각 재직중인 조합원들이다.

나.

피신청인회사와 신챙인초합은 1993년도 입금협약갱신을 위해 교섭위원을 쌍방 11명으로 하기로 하고, 1993. 3. 29. 신청인조합이 기본급 106,824 원의 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임금인상 요구안을 피신청인회사에 발송하여 같은해 4. 13. 1차 교섭을 시작함으로써 임금교섭이 개시되었으나 11차 교섭시까지 피신청인회사측의 교섭안 미제시로 교섭이 공전되다가 같은해 5. 24. 12차 교섭에 이르러 피신청인회사가 기본급 3% 인상안을 제시하였고, 재차 같은해 6. 4. 최종제시안으로 기본급 4.7% 인상안을 제시하였으나 신청인 조합과의 타결이 이루어 지지 아니하여 일단 교섭이 결렬되었다.

다.

그런데, 1993. 6. 4.자로 기본급을 27,600원(통상급의 4.7%) 인상한다는 내용이 기재되고 그 아래에 "G 주) I공장 대표이사 부사장 J"의 기명 및 날인이, 그리고 그와 동열로 나란히 "G 주 I공장 노동조합위원장 H"의 기명에 바로 이은 H의 서명 및 무인이 각 되어 있는 임금협약서(소갑제1호증)가 작성되어 졌다.

2.

신청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신청인들은, 이 사건 가처분신청의 피보전권리로서 다음과 같은 사유로 인하여 위 임금협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차례로 살펴본다.

(1)

먼저 신청인들은, 위 임금협약서는 위 H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하여 위조된 것이며 가사 위 H이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신청인조합의 대표자가 아닌 개인의 자격으로 작성한 것이므로 그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위 임금협약서가 위조되었다는 점은 참고인 K의 진술만으로는 인정하기에 미흡하고 그 밖에 이를 인정할 아무런 소명자료가 없으며 그리고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위 H은 신청인조합의 대표자로서 피신청인회사와 임금협약에 관한 교섭을 계속하여 왔고 그 결과 작성된 위 임금협약서의 협약당사자의 표시에도 신청인조합의 대표자로 표시,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이상 위 임금협약서는 위 H이 개인자격에서가 아니라 신청인조합의 대표자 자격에서 작성한 것이 명백하다고 할 것이므로 신청인들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없다.

(2)

다음으로 신청인들은, 위 임금협약은 단체협약에 해당하므로 노동조합법 제34조 제1항에 의하여 서면으로 작성되어 져야 함은 물론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하여야 하고 이에 위배되면 무효라 할 것인데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임금협약서에 당사자중의 일방인 위 H이 서명날인을 하지 않고 서명무인을 하였으므로 위 임금협약은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단체협약을 문서화하고 당사자쌍방의 서명날인을 하도록 규정한 위 노동조합법조의 취지는 단체협약이 또 규율대상으로 하고 있는 노사관계가 집단적, 계속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어디까지나 체결당사자를 명백히 함과 동시에 당사자의 최종적인 의사를 확인함으로써 단체협약의 진정성과 명확성을 담보하는 것에 그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임금협약서에 당사자중의 일방인 위 H이 날인대신 무인을 하였다 하여 곧바로 위 임금협약서 자체가 무효로 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신청인들의 위 주장 또한 이유없다.

(3)

이어 신청인들은, 위 임금협약은 그에 관한 노사간의 교섭이 이루어 지지 아니하였고 가사 교섭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신청인조합측의 교섭위원들간에 교섭타결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 지지 아니하였음에도 노조위원장인 위 H이 자의로 교섭을 타결지어 체결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에서 채용된 소명자료들에 소갑제4호증, 소을제5호증의 1, 2, 소을제6호증의 1, 2, 소을제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와 참고인 K, L의 각 진술을 더하여 보면 신청인 조합과 피신청인 회사간의 단체협약(92년도)에 의하면 어느 일방의 단체교섭요구가 있을시 상대방은 이에 응해야하고(제85조 1항) 교섭위원은 노사 각각 10인이내로 하고 쌍방의 대표자는 필히 참석하여야 하며 대표자가 부득이 한 사정으로 참석이 불가능한 경우 결정권을 위임한다(제85조 2항) 협약이 체결되면 쌍방의 대표자를 포함한 교섭위원연명으로 서명한다(제85조 5항)고 각 규정되어 있으며 그리고 신청인조합의 규약(1992. 12. 8. 개정된 것)에 의하면 조합이 단체교섭의 당사자이며 위원장이 교섭을 담당하고(제60조) 단체교섭위원은 대의원대회에서 추천 및 선출하되 위원장을 포함하여 5명이상으로 한다(제61조) 단체협약의 교섭권은 위원장에게 있고 대의원대회의 의결을 거쳐 교섭위원전원이 연대서명한다(제63조)고 각 규정되어 있는 사실, 한편 93년 임금협약을 새로이 체결하여야 될 처지에 놓인 신청인조합은 위 협약 및 규약에 따라 위 조합위원장인 위 H을 포함하여 11명을 교섭위원으로 선출한 다음 피신청인회사와 93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1항에서 본 바와 갈이 12차에 걸쳐 교섭을 시도하였으나 양측의 의견차이가 너무 크서 교섭이 타결되지 아니한 사실, 그럼에도 신청인조합의 위원장인 위원장인 위 H은 당시 피신청인회사가 같은 그룹회장의 M출마 및 낙선에 따른 후유증으로 인하여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동종업체 근로자들에 비하여 피신청인회사 근로자들의 임금이 현저히 높은 점, 콘테이너 수출단가의 하락, 후발업체의 추격으로 인한 시장의 감소 등으로 말미암아 경영이 극히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어 신청인조합의 주장과 같은 대폭적인 임금인상을 도저히 할 수 없으며, 따라서 만약 쌍방의 위와 같은 대치상태가 계속된다면 피신청인회사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나머지 교섭위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1993. 6. 4. 혼자서 피신청인회사와 앞서 본 임금협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임금협약에 관하여 노사 간의 교섭은 있었으며 그리고 노동조합법 제33조 제1항의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단체협약의 체결 기타의 사항에 교섭할 권한이 있다"는 규정중의 "교섭할 권한"이라 함은 사실행위로서의 단체교섭의 권한외에 교섭을 타결짓고 그 결과에 따라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도 포함하는 바(대법원 1993. 4. 27. 선고91누12257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이러한 권한이 부여되어지는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위 인정사실에서 본 단체협약 및 신청인조합규약에 비추어 보아 신청인조합의 위 원장인 위 H 1인으로 한정된다 할 것이고 그 나머지 교섭위원들은 위 H의 권한행사를 사실상 보좌하는 자들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H이 위 인정사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나머지 교섭위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교섭을 타결시킨 다음 혼자서 위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형사상 및 조합규약상의 책임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로써 위 임금협약이 무효로 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신청인들의 위 주장 역시 모두 이유 없다.

(4)

끝으로 신청인들은, 단체협약 제85조 제5항에 의하면 협약서는 쌍방의 대표자를 포함한 교섭위원 연명으로 서명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위 임금협약서에는 위 H서명무인만 있을 뿐 그 나머지 교섭위원들의 서명은 아예 없으므로 위 임금협약서는 위 단체협약의 규정에 위배된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위 임금협약서에 위 H의 서명무인만 있을 뿐 단체협약 제85조 제5항이 규정하고 있는 바의 전체교섭위원들의 연명서명이 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위 2의 다.항에서 본 것처럼 위 H을 제외한 나머지 교섭위원들은 위 H을 사실상 보좌하는 자들에 지나지 않는 만큼 단체협약서에 이들의 연명서명을 요구하는 취지도 단체협약체결의 신중성, 진정성, 민주성을 높이는데 있을 뿐이므로 위 엄금협약서가 위와 같이 단체협약조항을 위배되어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무효로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신청인들의 위 주장도 이유없다.

나.

나아가 보전의 필요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임금협약이 기본급 27,600원의 인상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으니 만큼 본안판결에 의하여 그 효럭이 종국적으로 가려질 때까지 그 효력을 일시 유지시킨다 해도 신청인들에게 현저한 손해가 있다고 볼 수는 없고, 신청인들은 위 임금협약의 효력을 배제함으로써 93년도 임금 재협상을 할 수 있게 됨과 아울러 94년도 임금협상의 기준을 설정할 수 있게 되고 또한 위 임금협상과 관련하여 현재 기소되어 있는 노조간부들의 형사사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보전의 필요와 시급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본안판결에 앞서 보전처분으로 위 임급협약의 효력을 배제하여야 할 시급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며 달리 위 임금협약으로 말미암아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강폭 기타 보전의 필요가 있다고 불 아무 소명이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위 임금협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그 효력의 정지를 구하는 신청인들의 이 사건 신청은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에 관한 소명이 없어 어느모로 보나 기각할 것인 바, 원심결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신청인들의 항고는 이유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4. 2. 28.

판사 양승태(재판장) 이학수 조정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