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은 피고의 조합원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6호증, 갑2호증의 1 내지 15, 을1호증의 1, 3, 4, 6, 7, 9, 10, 13, 15, 을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 , 당심증인 , 의 각 증언 또는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들은 소외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소속된 시내버스 운전직 근로자들이고, 피고는 위 소외 회사의 운전직 근로자들이 조합원이 되어 설립된 노동조합이다.
소외 회사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1990년도 단체협약은 제2조에서 "1. 회사의 종업원은 노조의 조합원이라야 한다. 2. 조합원의 범위는 운전자에 한한다. 3. 회사의 종업원은 고용계약일로부터 3개월이 경과하면 조합원이 되며, 노조가입을 거부할 경우 회사는 이를 해고하여야 한다. 4. 본 조항은 노동조합이 당해 사업장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을 경우에 한한다"는 규정을 두어 소위 유니온 샵(UNION SHOP) 협정을 하였고, 그 후 1993년에 체결된 단체협약은 위 제2조 제3항을 "회사의 종업원은 고용계약일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면 조합원이 되며, 노조가입을 거부하거나 탈퇴할 시 회사는 이를 즉시 해고 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수정하였다.
1992. 11. 6. 실시된 피고 분회의 분회장 선거에서 원고들이 지지한 후보가 낙선하고 소외 이 분회장으로 당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후 1993. 1. 22. 실시된 대의원선거에서도 위 을 지지하는 후보들이 13석의 대의원 자리를 모두 차지하게 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원고들을 비롯한 조합원 34명이 1993. 2. 2.(원고 ) 또는 같은달 8. (나머지 조합원) 피고 분회에 조합탈퇴서를 제출하였고, 그 후 2명이 더 탈퇴서를 제출하였다.
그 후 원고들을 비롯한 탈퇴서 제출 조합원들은 유니온 샵 규정에 따라 소외 회사로부터해고를 당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하고 그 지위에 불안을 느낀 나머지, 1993. 3. 2.경 피고 분회에 탈퇴의사를 번복한다는 내용의 통보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고, 피고 분회에서 그 무렵 이를 수령하고도 원고들의 조합원 지위를 인정하지 아니하자 같은 해 7. 23.경에는 다시 피고 분회에 노조가입원을 제출하였다.
소외 회사는 그 동안 원고들을 비롯한 탈퇴서 제출 조합원을 해고한 바 없고, 피고는 1993. 4.경부터 1995.경까지 사이에 위 36명의 탈퇴서 제출 조합원 가운데 8명만을 조합원으로 재가입시키고 그 나머지 사람에 대하여는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원고들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1) 분회 조합원의 탈퇴의 의사표시는 지부를 경유하여 노련위원장에게 송 부되고, 노련위원장이 그 탈퇴를 승인함으로써 그 효력이 확정되는데, 원고들의 탈퇴의 의사표시는 피고 분회에 표시되었을 뿐 지부를 경유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철회되었으므로그 효력이 없고, (2) 피고 분회를 탈퇴할 경우 단체협약상의 유니온 샵 협정에 따라 소외회사로부터 해고당할 위험이 있는 줄 모르고 피고에게 탈퇴서를 제출하였으나, 그 후 그러한 사정을 비로소 알게 되어 1993. 2. 17.경 착오를 이유로 위 탈퇴의 의사표시를 취소하였으며, (3) 소외 회사에서 퇴직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1993. 7. 23.경 피고에게 노조가입원을제출하였는데도, 소외 회사와 유니온 샵 협정을 맺고 있는 피고가 일부 가입원 제출자만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원고들의 노동조합 가입을 위법하게 거부하고 있는바, 피고의 이러한 원고들에 대한 노조가입승인 거부조치는 위법하므로, 그러한 거부조치에 불구하고 원고들은 당연히 피고 분회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한 것으로 보아야 하니, 원고들은 어느 모로 보나 피고 분회의 조합원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먼저 원고들의 위 가.(1)항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3, 4, 5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의 일부증언을 종합하면, 피고 분회의 운영세칙 제5조는 "탈퇴에 관하여는 지부운영규정 제8조에 준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지부운영규정 제8조는 "본 지부를 탈퇴하고자 하는 자는 소정의 탈퇴계를 분회에 제출하여 지부를 경유 노련위원장의 승인으로써 탈퇴가 확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 분회는 원고들의 탈퇴서를 접수한 후 아직까지 이를 지부를 거쳐 노동조합연맹에 제출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승인을 받지 아니한 사실은 각 인정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자유로이 조합을 탈퇴할 수 있고, 그 탈퇴가 특히 노동조합의 단결을 해치고 사용자에게 이익을 주는 등 권리남용이나 신의칙 위반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조합의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그 탈퇴의 의사표시가 조합에도달함으로써 탈퇴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피고 분회 운영세칙 제5조 및지부운영규정 제8조 규정에 의하더라도, 이들 두 규정을 대비하여 보면, 피고 분회에서 조 합원이 탈퇴하려면 피고 분회에 탈퇴계를 제출하여 분회장이 이를 수리함으로써 탈퇴가확정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한바(분회운영세칙 제5조가 준용하는 지부운영규정 제8조를, 단위노동조합에서 조합원이 탈퇴함에서 있어 위 연맹위원장의 승인을 받을 것을 탈퇴의 효력발생요건으로 삼는다는 규정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위 1.항 판시의 증거에 의하면, 그 다.항 판시의 원고들의 탈퇴서가 그 라.항 판시의 탈퇴의사 번복통보 발송이전에 이미 피고 분회의 분회장에 의하여 수리된 사실이 인정되는 바이니, 원고들의 경우 어느모로 보나 그 탈퇴의 효력이 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 할 것이다.
따라서, 탈퇴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탈퇴의사를 철회하였다는 원고들의 위 (1)항 주장은 이유없다.
다음으로 원고들의 위 가.(2)항 주장에 관하여 본다.
우선, 원고들이 피고 분회에 탈퇴서를 제출할 당시에 시행되던 단체협약에는 "조합원이 탈퇴할 때에는 회사가 즉시 그를 해고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가, 원고들이 피고 분회에 탈퇴서를 제출한 이후 1993. 3.이후에 시행된 단 체협약에서 비로소 위와 같은 규정이 명문화 되었고, 원고들은 탈퇴한 이후에도 소외 회사로부터 해고당하지 아니하고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실은 위 1.나., 마.항 판시와 같지만, 근로자로 하여금 반드시 노동조합에 가입하도록 강제하는 유니온 샵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단체협약에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노동조합의 요구가 있으면 사용자는 탈퇴자를 해고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들이 피고 분회에 탈퇴서를 제출할 당시 해고의 위험성에 관하여 착오를 일으켰던 것으로 볼 수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위 1.항 판시의 증거와 을9, 10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소외 회사와 피고사이에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이를 회사 내에 공고함과 아울러 소외 회사에서 모든 운전직 근로자에게 교부하는 수첩에도 단체협약의 내용을 수록하여 이를 조합원들에게 홍보하는 사실, 원고들이 탈퇴서를 피고에게 제출할 당시 원고 은 부분회장, 원심 공동원고 은 체육부장으로 각 근무한 사실, 원고들은 다른 조합원들까지 포섭하여 피고 분회를 집단탈퇴함으로써 유니온 샵 협정을 무효화하여 분회 탈퇴로 인한 해고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남과 동시에 사실상 피고 분회의 기능을 무력화시키려고 기도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탈퇴의 의사표시가 착오에 의한 것이라는 원고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취지의 갑1, 7호증, 갑8호증의 1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들이 탈퇴 당시에 이미 유니온 샵 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피고 분회를 탈퇴할 경우에 해고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여지므로, 원고들의 위 가.(2)항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없이 이유없다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고들의 위 가.(3)항 주장에 관하여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기존의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행위는 그 성질상 근로자의 가입청약과 조합의 승낙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볼 것이고, 조합가입절차를 규정한 피고 분회 운영세칙 제5조와 지부운영규정 제7조를 대비하여 보면, 소외 회사 소속 근로자가 피고분회에 가입하려면 분회에 가입원서를 제출하여 분회장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조합이 조합원자격을 갖추고 있는 근로자의 조합가입을 함부로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어서는 아니된다고 보아야 하고, 특히 유니온 샵 협정에 의한 가입강제가 있는 경우에는 조합측에서 근로자의 조합가입을 거부하게 되면 이는 위 (2)(가)항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곧바로 해고로 직결될 수 있는 반면, 노동조합법 제39조 제2호 단서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당해 노동조합에서 제명당한 것을 이유로 신분상 불이익한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과 대조하여 보면, 조합은 노조가입 신청인에게 제명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가입에 대한 승인을 거부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위와 같이 보는 이상 조합 가입에 조합원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거나 탈퇴 조합원이 재가입하려면 대의원대회와 조합원총회에서 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만 된다는 등의 피고 주장의 조합가입에 관한 제약은 그 자체가 위법 부당한 것이기도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까지 위와 같은 제약을 가하는 것은 적어도 기존 조합원으로서의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 위반에 해당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므로, 결국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의도로 조합측이 근로자의 조합 가입에 대한 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경우에는 그 가입원서 제출 시점에서 조합측의 승인이 있었던 것으로 의제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유니온 샵 체제 하의 소외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원고들이 노조 재가입을 원하고 있고, 갑2호증의 1 내지 15의 각 기재에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은 위 (2)(나)항 판시와 같은 당초의 기도를 완전히 포기하고 피고 분회에 굴복하여 조합원 지위의 회복을 갈망하고 있다고 보이는 반면, 그 가입에 대한 피고측의 승인거부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더우기 위 1.마.항 판시와 같이 피고가 총 36명의 탈 퇴자 가운데 8명만을 선별하여 조합원으로 받아 들이고 원고들을 비롯한 그 나머지 탈퇴자에 대하여는 가입승인을 끝까지 거부하는 것은 형평에도 반하는 처사라 할 것이어서,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가입 승인거부 행위는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에게 조합가입원을 제출한 시점인 1993. 7. 23.경 원고들은 피고 소속 조합원의 지위를 회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같은 취지의 원고들의 위 (3)항 주장은 이유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은 피고의 조합원의 지위에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다투는 피고를 상대로 그 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6. 6. 7.
판사 강문종(재판장) 강현안 신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