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15. 6. 25.자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130,303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5.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동차 부품과 방위산업제품 등을 개발 및 생산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의 특수사업본부 플라스틱 파트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금속노동조합 B 지회의 대의원이었던 사람이다. C는 피고 회사의 특수사업본부 SCMC(반도체 생산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 파트에 소속된 근로자이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15. 4. 8. 피고 회사 내 공동 샤워장에서 있었던 원고와 C 사이의 사건과 관련하여 2015. 6. 25.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유로 정직 1월의 징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를 결정하였음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5. 7. 30. 동일한 내용의 결정(정직 1개월)을 하였다.
피고의 단체협약 중 이 사건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2,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당사자본인신문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징계무효확인청구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정직처분은 절차적으로 부당하고,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징계양정이 부당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에서 C는 핵심적인 증인임에도 피고는 C에 대한 노사공동조사와 C의 진술서 열람을 거부하였다. 이는 단체협약 제36조 제3호, 제4호 위반이고 제34조 제3항의 취지에 위배된다.
원고는 평소 샤워장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던 C에게 다른 직원들을 대신하여 항의한 것뿐인데, 피고는 원고가 C에게 한 발언의 동기가 연봉제 전환에 동의한 사람에 대한 반발심에 있다고 보아 징계하였다. 이는 단체협약상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의 행위에 비추어 이 사건 정직처분은 징계권을 일탈·남용하여 지나치게 무겁게 내려진 결정이다.
임금청구
이 사건 정직처분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정직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상여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단체협약 제36조에 규정된 절차를 모두 준수하였다.
원고는 노동조합의 지침과 다르게 연봉제 전환을 신청하였다는 이유로 C에게 '우리를 배반했으니 샤워장에 오지 마라'는 취지로 폭언과 협박을 하였다. 또한 원고는 C에 대한 집단적 따돌림을 주도하였다. 원고의 폭언과 협박은 회사 내 질서유지를 해치는 행위이고, C의 샤워장 사용을 제한한 것은 다른 근로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것에 해당하며, 집단적 따돌림 유발은 근로자들 간 인화저해에 해당한다.
원고의 행위태양 및 동기, C의 피해 및 퇴사가능성, 회사의 명예실추, 조직 융화 및 근로환경 저해 등을 고려하고, 특히 피고의 징계를 부당징계라고 주장하며 노동조합원들과 1인 시위를 한 것은 징계양정의 가중사유에 해당하는 점을 더하여 보면 정직 1개월은 사회통념상 합리적 범위 내에 있다.
징계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징계절차 준수 여부
C를 출석시킨 노사 공동조사를 하지 않은 것이 단체협약 제36조 제3호, 제4호를 위반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1, 1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에 앞서 피고와 노동조합은 사전협의를 거쳐 2015. 4. 15. 원고에 대한 노사 공동 사실조사를, 2015. 4. 16. 2차 노사 공동 사실조사를 실시한 사실, 한편, 피고는 사건 당일인 2015. 4. 8. 원고와 C로부터 각각 진술서를 제출받았고, 2015. 5. 6. 원고로부터, 2015. 5. 7. C로부터 다시 진술서를 제출받은 사실, 피고는 2015. 5. 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원고가 진술서 제출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자 2015. 5. 15. 원고와 노동조합 측 증인 및 참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사실, 2차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와 C의 진술서 내용을 토대로 원고에 대한 질문·답변이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피고는 단체협약에서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규정하고 있는 절차들을 모두 거친 점, C는 노동조합 지침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므로 C를 출석시켜 노사가 공동으로 조사를 할 경우 C의 자유로운 증언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2차 피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점, 원고는 2차 인사위원회에서 C의 진술 내용에 대하여 소명할 기회를 가진 점, 단체협약상 피고에게 징계대상자가 신청한 증인을 채택할 의무나 관련자들의 진술서를 공개할 의무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C에 대한 노사 공동 사실조사를 하지 않았다거나 C 진술서의 열람을 거부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 절차가 단체협약을 위반하였다거나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징계사유 유무
판단기준
노동조합법 제36조 제1항(현재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과 동일)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위반한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단체협약에 징계사유를 규정하면서 그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징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취업규칙에서 새로이 정한 징계사유는 위 단체협약에 반하는 것으로서 그 사유로는 징계할 수 없다. 따라서 단체협약에서 "회사는 조합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징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단체협약에 규정된 사유 이외에 새로운 징계사유를 규정한 회사의 취업규칙은 무효이다(대법원 1994. 6. 14. 선고 93다62126 판결 등 참조).
피고의 단체협약에서 단체협약상 기준이 취업규칙에 우선하며(제2조) 취업규칙은 단체협약에 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제6조) 특히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를 제외하고는 징계할 수 없다'고 규정(제34조)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단체협약 제34조에서 정한 징계사유만 원고에 대한 징계 근거가 될 수 있고, 취업규칙에 단체협약에는 없는 새로운 징계사유가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행위가 단체협약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본인신문결과, 을 제4 내지 7, 2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평소 피고 회사 내 공동 샤워장에 개인 물건을 비치해 두는 C에게 여러 차례 물건을 치우라는 항의를 하여 왔던 사실, 그러던 중 C가 노동조합 지침에 반하여 연봉제 전환 신청을 하자 원고는 C에게 배신감을 갖게 된 사실, 원고는 2015. 4. 8. 공동 샤워장을 청소하고 있던 C에게 큰 소리로 '샤워장 안에 있는 물건 다 들어내고, 샤워장에 출입하지 마라', '얼굴 보면 열 받으니 눈 앞에 나타나지 마라', '앞으로 지나가지 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따르면, 원고는 연봉제 전환으로 인한 배신감 때문에 C에 대하여 회사 공동 시설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 통상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넘는 대응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 C에게 개인 물건을 치워줄 것을 요구하는 것에서 나아가, 회사 내 모든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동 샤워장에서 C를 아예 배제하고자 하였다. 당시 원고와 C의 지위(원고는 노동조합의 대의원, C는 조합원이었다), 원고의 표현 방법 등에 비추어 이는 C로 하여금 심한 모욕감과 함께 연봉제 전환 때문에 보복을 당한다는 피해의식과 위축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였다고 보인다. 그리고 당시 C가 겪은 심리적 고통은, 입장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통상적인 대화에서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노동조합의 지침에 따르지 않는 조합원에게 폭언을 하고 불이익을 가하여 조합원의 의사를 억압하는 행위로서 단체협약 제9조의 '사내에서 폭행, 협박, 음주, 도박, 근무시간 수면 등으로 규율을 문란케 하거나 타 종업원에게 영향을 끼친 자' 또는 제15호의 '기타 전 각 호에 준할 정도의 불미한 행위를 한 자'에 해당한다고 인정된다(원고는 단체협약 제9조에서의 '타 종업원'은 폭행, 협박 등 행위의 상대방을 제외한 제3자를 의미한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이 한정하여 해석할 근거가 없다).
그러나 C가 속한 SCMC 소속 파트원들에게 샤워가 업무상 꼭 필요하다는 증거가 없고,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샤워장 외에 다른 공동 샤워장이 존재하며, 원고가 샤워장에 출입하지 말라고 이야기한 것 외에 C의 샤워장 사용을 막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행위를 하지는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원고의 앞서 본 행위가 단체협약 제34조 제10호의 '회사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원고가 C에 대한 집단적 따돌림을 주도하였다고도 주장한다. 을 제12, 13, 16, 17, 2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 내에서 C를 비롯하여 연봉제 전환에 찬성한 사람들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으나, 위 증거만으로는 그러한 분위기 형성을 원고가 주도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당시 노동조합의 대의원 지위에 있었다는 점만으로 원고의 행위 자체가 집단적 따돌림의 일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원고가 자신에 대한 징계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한 것이 필연적으로 C를 떠올리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원고 자신의 방어권 행사일 뿐 C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을 의욕하고 한 행위는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두고 집단적 따돌림의 일환이라고 볼 수 없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행위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7, 8호증, 을 제20, 21, 2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C에 대한 집단적 따돌림을 유발하였다는 점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징계사유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점, ②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상 정직 1개월은 해고 다음의 중징계에 해당하는 점, ③ 피고 회사의 다른 징계사례들과의 형평(과거 일부 근로자들이 집단으로 장기무단결근, 불법파업 참여, 사내 폭행 등을 한 사안에서 대부분 재심을 통해 15일을 넘지 않는 정직처분을 받았고, 정직 1개월을 받은 경우는 최초 징계처분에 불만을 품고 팀장을 찾아가 폭언과 협박을 한 사례 하나뿐이었다), ④ 원고는 징계결정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징계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1인 시위를 하는 것은 허용되는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행위인 만큼, 징계를 철회하라는 내용의 1인 시위를 두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점만을 들어 가중사유로 삼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비록 C에 대한 폭언 등으로 원고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정직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어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 점에서 이 사건 정직처분은 위법하여 무효라고 인정된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정직)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동안 근로계약 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다45753, 45760 판결 참조).
갑 제9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에 따른 원고의 정직기간 동안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정직처분이 무효인 이상 원고가 이로 인하여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수령지체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정직기간 동안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그 반대급부로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를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 구체적인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5년 5월 급여로 2,341,581원, 2015년 6월 급여로 2,264,833원, 2015년 7월 급여로 2,162,806원을 지급받은 사실, 이 사건 정직처분이 없었더라면 원고가 정기상여금 2,462,815원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 사건 정직으로 1,588,918원의 정기상여금만 수령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따르면 이 사건 정직처분이 없었을 경우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월 급여는 2,256,406원[= (2,341,581원 + 2,264,833원 + 2,162,806원)/3], 추가로 받을 수 있었던 정기상여금은 873,897원(= 2,462,815원 - 1,588,918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처분 기간 동안의 임금 3,130,303원(= 월 급여 2,256,406원 + 정기상여금 차액 873,897원) 및 이에 대하여 각 임금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6. 5.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원(재판장) 안지열 이영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