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6. 6. 9. 선고 2016고정192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해운대구 F에 있는 주식회사 G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40명을 사용하여 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하지 않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2. 12.경 퇴직한 근로자 H의 퇴직금 2,723,62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2.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근무한 주식회사 G는 2011. 12. 1.경 H을 위 회사의 배전감리원으로 채용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회사가 아파트 전기공사 등에 대한 감리업무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감리원을 상시 고용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고용된 감리원은 감리업무를 실제 수행하지 않는 기간 동안 소정의 임금만을 지급받으면서 업무 대기를 하는 사실, H 역시 2011. 12.경부터 2012. 3. 31.경까지 아무런 업무를 실제 수행하지 않은 채 업무 대기를 하면서 위 회사로부터 일정한 금원을 임금 명목으로 수령한 사실, 위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자의 업무 대기기간, 이른바 재택근무기간을 퇴직금 산정을 위한 근무기간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 H이 2012. 4.경부터 위 회사의 배전감리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3. 2. 12.경 퇴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다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H이 업무 대기기간을 퇴직금 산정을 위한 근무기간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근무하다가 퇴직일로부터 1년 5개월 가량이 경과한 이후에 비로소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면서 부산지방노동청 동부지청에 진정을 제기한 점, H의 업무 대기기간에는 실제 아무런 업무가 행해지지 않아서 피고인으로서는 위 기간이 퇴직금 산정을 위한 근로기간에서 배제된다고 믿었을 수 있는 점, 더욱이나 위 근로계약서에 이러한 내용의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서 피고인은 실제 근무기간이 1년에 미달하는 H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믿었을 개연성이 높은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H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정기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