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B, C, E을 각 금고 6개월에, 피고인 D을 징역 10개월에, 피고인 주식회사 H를 벌금 10,0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피고인 A, B, C, E에 대하여는 1년간, 피고인 D에 대하여는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D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H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F, 주식회사 G는 각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판결
사건
2017고합266
판결선고
2018. 9. 18.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제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부산해운대교육지원청은 'I중학교 다목적강당 및 급식실 증축공사' 시행 과정에서 각 전문공사별로 여러 업체와 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건축토목공사 부분은 J 주식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관급자재(알루미늄시트패널 및 알루미늄복합패널) 구매는 부산지방조달청을 통하여 낙찰 받은 피고인 주식회사 G와 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관급자재 구매계약의 인도조건은 '현장설치도'(현장에 도착·하차 및 제품 설치·시공까지 포함하여 공급받는 자가 즉시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설치비까지 포함된 조건)로서, 이를 낙찰 받은 피고인 주식회사 G에서 관급자재의 공급뿐만 아니라 그 설치 및 시공까지 맡아서 하도록 되어 있었다.
피고인 주식회사 G의 대표인 피고인 F은 위 관급자재 구매계약을 낙찰 받은 다음 그 알루미늄시트패널 등의 설치 및 시공을 자신의 친형인 피고인 D이 운영하는 피고인 주식회사 H에게 맡겼다.
피고인 주식회사 H의 대표인 피고인 D은 자신의 회사 차장인 피고인 E을 통하여 위 패널 설치 근로자인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C, 피해자 망 K(39세)을 고용한 다음, 그들로 하여금 2017. 2. 8.경부터 약 20일의 공사기간 동안 그 전에 J 주식회사 측에서 위 다목적강당 및 급식실에 설치한 외벽에 알루미늄패널을 설치하도록 하였다.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D, 피고인 E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C과 피해자는 2017. 2. 12. 15:50경 부산 수영구 L에 있는 I중학교 다목적강당 및 급식실 증축공사장(약 630평, 지상 3층의 체육관, 강당 및 급식실)에서, 위 알루미늄패널 설치 공사를 하게 되었다.
외장 패널을 외벽에 고정시키는 작업은 건물외벽에 산소용접으로 앵글과 파이프를고정시킨 후 그 위에 패널을 붙이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건물외벽에는 그 전에 이미 J 주식회사에서 시공한 발화성이 강한 단열 및 소음방지용 스티로폼이 부착되어 있었다.
이러한 상태에서 외장 패널을 고정시키기 위해 용접 작업을 하는 경우 용접 불똥이 위 스티로폼에 튀어 언제든지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작업자들에게는 이에 대비하여 불꽃의 비산방지를 위한 가림막이나 망, 부직포 등 비산방지 도구를 설치하는 등 용접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불꽃이 위 스티로폼 등에 옮겨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또한 화재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방화용 천 또는 소화기를 비치 또는 휴대하거나, 소화전, 방화용수를 비치하여 용도에 맞는 적절한 소화설비를 갖추는 등 주의를 기울여 용접 작업을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작업을 하던 인부인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C은 직접 용접을 하거나 그 옆에서 보조를 하는 등 작업을 함께 하면서, 위와 같은 안전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고 아무런 소화설비를 준비하지 않은 채 스티로폼이 붙여진 외벽에 근접한 비계 위에서 산소용접기로 용접을 한 업무상 과실로 그 용접 불꽃이 외벽 스티로 폼에 옮겨 붙어 화재가 발생하게 하였다.
이때 그들에게 작업을 시킨 주식회사 H 대표이사인 피고인 D은, 화재 또는 폭발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화기의 사용을 금지하여야 하고 화재의 원인이 될 우려가 있는 물질을 취급하는 장소에는 소화설비를 설치하여야 하나 위 현장인부들에게 안전에 대한 교육이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소화기 지급 등 아무런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피고인 E은 이들을 현장에 데리고 가 직접 작업을 지시한 실무책임자이면서도 화재예방을 위한 구체적 지시나 현장 확인 등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결국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화재가 벽돌조 3층 건물(연면적 10,578,70m²) 전체로 번져 옮겨 붙으면서, 당시 용접작업을 하던 피해자가 위건물 안에서 화재사로 사망하고, 피해자가 현존하는 부산해운대교육지원청 소유의 시가 약 357,000,000원 상당의 다목적강당 및 급식실 1개동 전체가 소훼되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을 소훼하고, 그와 동시에 피고인 D은 주식회사 H의 대표이사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담당하는 총괄책임자임에도 위와 같이 위험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H
피고인은 사업주로서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이사인 D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과 같은 위험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근로자인 피해자 망 K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법정진술(제2회 공판기일에서의 것)
증인 M, N의 각 법정진술
0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공사현장 사진, 현장감식결과보고서, 감정의뢰회보, 재해조사의견서
각 시체검안서, 검시조서, 법안전감정서, 부검감정서
발생보고(화재), 각 내사보고 및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3, 14, 36, 39,68, 83 내지 86), 112 신고사건 처리내역서,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소화기 비치 관련)
(G, H 관련 서류) 계약방법 결정 및 구매추진 안내(조달청→해운대교육청), 조달물자(물품) 구매입찰 공고, 물품구매명세서 등, 알루미늄시트판넬, 알루미늄복합판넬시방서, 낙찰자 선정 및 계약체결 안내(조달청→해운대교육청 등), 물품계약서[조달청 vs (주)G] 및 첨부서류, 건설업등록증(H), 이체결과확인증[(주)H→A, K 등], 견적서(H vs G), 관급자재 구매요청(I중 등 시트판넬) 사본, 착공계, 건설공사의 직접시공계획서
(J 관련 서류) I중학교 다목적강당 및 급식실 증축공사 건축공사 시방서, 공사계약서 [해운대교육청 vs J(주), (주)P], 착공신고서, 현장기술자 지정신고서, 현장대리인 선임계 등, 안전관리계획서 및 안전관리 관계자 선임계, 안전관리계획서 첨부서류, 시공현황, 공종별집계표, 관급자재집계 등
(관련 법령, 지침, 안내문 등) I중 다목적강당 및 급식실증축공사 공사(계약) 현황, 지방계약법 시행령 분리발주 활성화 조문 개정에 따른 안내, 지역 중소기업제품 우선구매 협조 요청,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및 공사용자재 직접구매 대상품목 지정내역, 2016년 발주예정 종합공사 주계약자 공동도급 발주 협조, 건설업자 선정기준 및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시설지원과 업무분장표, 부산광역시 교육청 시설공사 감리용역 시행기준(안), 용접, 용단 작업시 화재예방에 관한 기술지침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B, C, E : 각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각 형법 제171조, 제170조 제1항, 제164조 제1항, 제30조(업무상실화의 점)
피고인 D :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 제2호(안전조치의무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형법 제171조, 제170조 제1항, 제164조 제1항, 제30조(업무상실화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H :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 제2호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B, C, E : 각 형법 제40조,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업무상과실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피고인 D : 형법 제40조,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피고인 D에 대하여 징역형, 피고인 A, B, C, E에 대하여 금고형을 각 선택
집행유예
피고인 A, B, C, D, E : 각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D: 형법 제62조의2
가납명령
피고인 주식회사 H: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B, C, E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금고 1월 ~ 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상상적 경합범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하나, 적절한 양형을 위해 참고적으로 기재한다.
[유형의 결정] 과실치사상 > 제3유형(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 처벌불원(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포함)
[권고영역의 결정] 감경영역
[권고형의 범위] 금고 4월 ~ 10월
선고형의 결정
아래 4.항에서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본다.
피고인 D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월 ~ 7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상상적 경합범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하나, 적절한 양형을 위해 참고적으로 기재한다.
[유형의 결정] 과실치사상 > 제4유형(산업안전보건법위반)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 처벌불원(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포함)
[권고영역의 결정] 감경영역
[권고형의 범위] 징역 4월 ~ 10월
선고형의 결정
아래 4.항에서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본다.
피고인 주식회사 H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벌금 5만 원 ~ 1억 원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벌금형을 선택하였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아래 4.항에서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본다.
선고형의 결정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채 만연히 대중교통수단을 운행하거나 사업장, 공사현장 등을 가동함으로써 인명피해를 초래하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취하였더라면 사고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단지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한 편의성만을 위하여 안전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자에게 작업하게 함으로써 발생한 인명사고에 대하여 더 이상 과실범이라거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안이라거나 근로자도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관대하게 처벌할 수만은 없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발화성이 강한 스티로폼이 부착된 공간에서 산소용접기를 이용한 패널부착작업을 하는 것이었으므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을 쉽게 예견할 수 있음에도 화재예방을 위한 필요한 조치와 화재 발생에 대비한 소화장비 및 설비를 갖추지 아니한 채 위험한 작업을 진행한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이 사건 범죄의 기본적인 특성을 감안한 양형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피해자의 유족들은 이 사건 사고로 가족을 잃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들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공사현장 및 산업현장에서 위험작업만을 영세한 업체에 하도급 내지 외주화함으로써 발주업체 또는 원청업체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다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안전사고 발생 및 피해 확대의 한 원인이다.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하였고, 피해자의 유족은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 피고인 A, B, E은 초범이고, 피고인 C, D에게는 벌금형을 넘는 범죄전력이 없다. 이러한 점들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지위와 역할에 따른 사고 발생의 기여도 정도,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직업, 가족관계, 범행에 이른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의 조건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 F
피고인은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건설업체인 주식회사 G의 대표이사로서 건설업자이다.
건설업자는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업자에게 하도급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Q일자경 부산지방조달청 입찰공고에 의하여 계약금액 244,297,450원에 낙찰 받은 관급자재(알루미늄 시트패널 및 알루미늄 복합패널) 구매(인도조건 : 현장설치도) 계약과 관련하여 그 알루미늄 패널 설치 공사 전부를 자신의 친형으로 건설업자인 위 D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H에 하도급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G
피고인은 위 가.항 기재 일시경 피고인의 대표이사인 F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가.항과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피고인들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공소사실의 사실관계는 전부 인정한다. 다만, ① 피고인 주식회사 G가 부산지방조달청과 체결한 계약 중 I중학교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관급자재 구매계약'이라 한다)은 '건설공사계약'이 아니라 '물품납품계약'에 해당한다. ② 피고인 F은 피고인 D과 형제지간으로 형식적으로는 별도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 업체나 마찬가지로 운영하여 왔기 때문에 하도급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관련 규정
판단
쟁점의 정리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의 구성요건과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을 종합하여 볼 때 이 부분 공소사실 유·무죄 판단의 쟁점은, ① 부산해운대교육지원청이 피고인 주식 회사 G와 체결한 이 사건 관급자재 구매계약이 '도급'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② 피고인 주식회사 G가 피고인 주식회사 H에게 그가 도급받은 건설공사를 일괄 '하도급'하였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관급자재 구매계약의 법적 성질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 제11호의 문언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주식회사 G는 이 사건 관급자재 구매계약에 따라 2017. 2. 28.까지 I중학교 다목적강당 및 급식실 증축공사 현장에 알루미늄 시트패널 및 알루미늄 복합패널을 설치하여 인도하여 줄 의무가 있었던 사실, 위 각 패널의 설치 작업은 기준선 설정, 앵글 및 하자철물 설치공사, 판넬부착공사, 코킹의 순서로 이루어지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관급자재 구매계약에 의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G가 부담하는 급부의 실질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7조 및 별표 1(건설업의 업종과 업종별 업무내용)에서 규정하는 건설공사 업종별 분류 중 '공장에서 제조된 판넬과 부품 등으로 건축물의 내벽·외벽·바닥 등을 조립하는 공사'인 '건축물조립공사'인바, 이 사건 관급자재 구매계약은 그 명칭에 관계없이 완성된 건축물조립공사에 대하여 대가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내용으로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 소정의 '도급계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일괄하도급 인정 여부
일괄하도급을 금지하고 이에 위반되는 행위를 처벌하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의 입법취지는 원수급인의 건실한 책임시공을 확보·유도함으로써 부실한 공사나 조잡한 시공을 방지하고 발주자의 신뢰보호와 손해예방을 기함과 아울러, 공사 후 책임 소재의 불분명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제반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데 있다. 이러한 입법취지에다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 주식회사 G와 피고인 주식회사 H사 이에 체결된 계약의 명목 여하와 관계없이, 위 계약의 실질은 피고인 주식회사 G와 피 고인 주식회사 H가 공동하여 위 건축물조립공사를 시공하는 것으로서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이 규정하는「건설업자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주요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업자에게 '하도급'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인 F은 피고인 D의 동생이고, 피고인 F이 대표로 있는 피고인 주식회사 G와 피고인 D이 대표로 있는 피고인 주식회사 H는 형식적으로는 별도의 법인이지만 사업장 소재지가 청주시 청원구 R로 일치하며, 피고인 D은 피고인 주식회사 G의 영업이사 직함을 가지고 시공 부분의 업무를 담당하기도 하는 등 두 회사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피고인은 2016년경 이전에는 피고인 주식회사 G와 피고인 주식회사 H가 공동으로 조달청 입찰을 진행하여 왔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조달청에서 실시한 'S계약의 경우 두 회사가 공동으로 입찰받아 피고인 주식회사 G가 대표사로서 계약금액의 70%를, 피고인 주식회사 H가 분담사로서 계약금액의 30%를 가져가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확인된다(피고인 D, E, F,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 제출 증 제1, 2호 참조).
피고인 E은, '2016년 6~7월경 관급공사 부분에 있어서는 G에서 수주를 하면 그 수주에 대한 도면이나 설계는 제가 지원을 하고, 전체적인 관리는 D 사장님이 하기로 D, F, E이 모여 약속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1권 101쪽), 위 합의에 따라 외벽패널 등의 물품 제조 시설을 갖추고 있는 피고인 주식회사 G가 물품의 제조를 담당하고, 공사업 경력자를 보유하고 있는 피고인 주식회사 H가 위와 같이 생산된 물품의 설치·시공을 담당하며 두 회사가 사실상 공동으로 운영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1>
도급계약이라고 함은 당사자 일방이 일정한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으로서(민법 제664조), 수급인이 도급인과 독립하여 일정한 일을 완성하여 인도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계약 내용에 따른 업무의 내용이 단순히 일방이 어떠한 일을 하는데 보조하는 데 그치거나, 일방의 상대방에 대한 독립성 내지는 독자성이 없이, 당사자들이 동등한 수준으로 공동 작업을 수행하기로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것을 도급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부분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정성호(재판장) 노용준 정제민
각주1) 피고인 D은 이 사건을 포함하여 위와 같은 방식으로 공사한 것이 3건(T시청 발주 공사, U우체국 발주 공사, 이 사건 관급자재 설치공사)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권 39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