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 8. 13. 선고 2018가합10750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7. 10. 18. 피고의 일반직 5급 사무직원으로 신규임용되어 근무하다가, 2011. 8. 11. 일반직 4급 사무직원으로 승진한 후, 2014. 7. 1.부터 피고 산하 C대학 동부산캠퍼스 산학협력처에서 근무하여 왔다.

나.

피고는, 원고가 아래의 징계사유와 같은 비위행위를 저질러 학교법인 B 복무규정 제3조(성실의 의무), 학교법인 B 임직원행동강령 제7조(품위유지), 제21조(특혜의 배제), 제48조(성희롱 금지) 등의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인사규정 제56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8. 6. 11. 중앙사무직원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을 거쳐 같은 달 18. 원고에 대하여 파면처분(이하 ‘이 사건 파면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다.

이 사건 파면처분과 관련한 피고의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파면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거나, 징계사유에 비해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므로, 이 사건 파면처분은 무효이다.

가.

징계사유의 부존재

1)

이 사건 1 징계사유

D은 2019. 7. 17.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8고단1338호 강제추행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는바, 성폭력 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전제가 되는 D의 성폭력 범죄가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하여 2차 가해를 가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1 징계사유에 기재된 원고의 발언은 원고가 독백으로 한 것이거나, 피해자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내용에 불과하다. 그리고 연차를 삭제한 것은 변경된 노동법에 대한 내용을 설명한 것이고, 이후 피고의 고문노무사의 의견을 듣고 즉시 연차를 복원하였다.

2)

이 사건 3 징계사유

2018년 이전에는 산단운영직 채용이 필요한 경우 사업지원직 중 근무평가가 좋은 직원을 산단운영직으로 임명제청하면 산학협력단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채용해 왔으므로, 원고는 이에 따라 근무평가가 좋은 I을 산단운영직으로 임명제청하려고 한 것이고, 이후 산학협력단장이 산단운영직을 공개채용하라고 하여 공개채용 절차를 진행하면서 산단운영직 채용공고를 C대학교 홈페이지와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게시하였다. 또한, 원고는 ‘사무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필수조건으로 하여 공고하였다가, 2018. 1.경 산학협력단의 표준 정관 및 제규정이 변경된 것을 확인하고, 위 변경된 내용에 부합하게 ‘사무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조건으로 하여 재공고를 한 것일 뿐, I을 합격하게 하기 위하여 재공고를 한 것이 아니다. 한편, 원고가 I의 경력점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군장교 복무 경력을 ‘공공기관 근무경력’으로 해석하여 경력 점수 20점을 부여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일반 사병과는 달리 군의 장교는 선발되어 공무원에 준하는 급여를 받고 복무를 한다는 점에서 경력 점수를 부여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일 뿐, I을 우대하기 위해 점수를 부여한 것은 아니다.

나.

징계양정의 재량권 일탈·남용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일부가 존재하지 않는 점, 이 사건 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여성 직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킬 수 있는 발언을 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당시 휴식 시간에 다른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농담조로 말한 것이고, 여성 직원들이 당시에 위 발언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지도 않았던 점, 산학협력처 처장으로서 산단운영직 채용전반을 총괄한 K에 대해서는 견책 처분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파면처분은 부당하게 과중한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3.

이 사건 파면처분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1)

이 사건 1 징계사유

가)

인정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9호증, 을 제11, 12호증, 을 제13호증의 1, 을 제14, 15호증, 을 제25, 28호증, 을 제32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산학협력처에는 처장으로 K가, 과장으로 원고가 각 재직하였고, 위 산학협력처의 산단운영직(무기계약직)으로는 E과 전문위원인 D이, 사업지원직(계약직)으로는 H, G, F, I이 각 근무하였다.

(2)

산학협력처의 여성 직원들인 E, H, G, F(이하 ‘E 등’이라고만 한다)은 2018. 4. 4.경 위 산학협력처의 처장인 K에게 그동안 D으로부터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피해신고를 하였다.

(3)

이후 위와 같이 피해신고를 한 E 등은 2018. 4. 6. 원고, K 및 D이 참석한 자리에서 D에게 여성 직원들에게 했던 성희롱 및 성추행을 인정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는데, 당시 D은 자신이 E의 귓불을 쓰다듬고 지나간 행위 등을 하였음을 인정하였다.

(4)

그런데, 원고는 같은 날 E에게 “D이 억울하다고 하는데, 정말 D이 성폭행을 했느냐, 내가 아는 D은 그런 사람이 아닌데, 나에 대한 비밀스런 이야기도 이렇게 터뜨릴까봐 무섭다.”라고 말하였다(이하 ‘이 사건 1발언’이라고 한다).

(5)

원고는 2018. 4. 12. 09:00경 위와 같이 피해신고를 한 여성 직원들인 E 등과 I이 참석한 자리에서 E 등에게 별지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2 발언’이라고 한다).

(6)

원고는 2018. 4. 13. 산학협력처에 방송사 기자들이 방문하였을 때 기자들에게 “왜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들어.”라고 말하였다(이하 ‘이 사건 3발언’이라고 한다)

(7)

원고는 2018. 4. 12. 사업지원직인 H, G, F에게 회의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2년 동안 사용 가능한 연차가 26일이니, 기 부여한 연차 15일 중에 4일을 지우겠다.”고 말하였고, 같은 달 13. 산학협력처에 방송사 기자들이 다녀간 이후 재차 H, G, F에게 “노무사에게 확인해본 결과 근로기준법 개정 전 연차는 입사 1년 동안은 연차가 없기 때문에 15일 부여하는 게 맞으니, 15일 이상 부여된 연차에 대해 삭제하겠다.”고 말을 하였다. 원고는 실제로 H, G, F의 연차 중 4일을 삭제하였으나, 2018. 4. 16.경 위 연차 4일을 회복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함께 연차가 함께 변경되어야 할 사업지원직 I의 연차는 변동이 없었다(이하 위와 같은 연차 변경 행위를 ‘이 사건 연차 변경 행위’라고 한다).

(8)

원고는 2018. 4.경 H가 2018. 4. 24.자로 산학협력처에서 퇴사하겠다고 하자 H에게 “그렇게 급하면 자리도 없는데 빨리 나가.”라고 말하였다(이하 ‘이 사건 4발언’이라고 한다).

(9)

D은 2018. 7. 10.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8고단1338호로 E 등에 대한 강제추행죄로 공소가 제기되었는데, 위 법원은 2019. 7. 17. ‘D이 E 등의 신체 일부를 접촉하는 행동을 했던 것으로 의심이 들기는 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D이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행동을 한 것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고, E 등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거나 과장된 면이 있어 보이며,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D의 행동을 추행이라고 보거나, D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이유로 D에 대해서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고, 검사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인 부산지방법원은 2020. 4. 24.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부산지방법원 2019노

2417), 위 사건은 현재 상고심 계속 중에 있다.

다)

판 단

(1)

E 등에 대한 2차 가해 성립 여부

살피건대, D이 E 등에 대한 강제추행사실에 대하여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항소심에서 그 판결이 유지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거나, 을 제2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가 그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경우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피해사실이 거짓임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성폭력 범죄 피해자를 2차 피해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존재하는 점, ② 그런데, D에 대한 위 1심의 판결 내용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E 등의 피해사실이 거짓임이 밝혀졌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 사건 1 징계사유에서의 원고의 행위는 그 판결이 있기 전에 한 것인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1 징계사유에 기재된 행위를 할 당시 D이 E의 귓볼을 쓰다듬은 행위를 인정하는 취지의 말을 듣기까지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D이 무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만으로 이 사건 1 징계사유에서의 원고의 행위가 ‘2차 가해’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 1 징계사유에 기재된 원고의 이 사건 1 내지 4 발언과 이 사건 연차 변경 행위가 E 등에 대한 ‘2차 가해’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임직원 행동강령 제7조에서 정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발언의 내용, 발언이 행해진 상황과 의도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1발언과 이 사건 연차 변경 행위는 E 등에 대한 2차 가해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임직원 행동강령 제7조에서 정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것이나, 이 사건 2 내지 4발언은 ‘2차 가해’에 해당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

①

이 사건 1발언은 E이 D의 성추행 행위를 알린 직후에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E의 피해신고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넘어서서 이를 비난하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어, 성추행 피해자인 E로서는 이 사건 1발언에 의하여 ‘2차 피해’를 입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이 사건 2발언은 원고가 E 등이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리고 문제 삼은 것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기보다는, 원고가 D과 함께 식사를 한 것을 비난하는 것에 대한 반박과 원고가 채용비리에 연루되지 않았음을 항변하는 내용에 불과하여, 위 발언으로 인하여 E 등이 ‘2차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이 사건 3발언은 E 등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이 아닐 뿐만 아니라, 방송사 기자들의 취재에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에 불과하여 위 발언으로 인하여 E 등이 ‘2차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

④

이 사건 4발언은 그 발언의 내용 등에 비추어 H의 성추행 피해 신고에 대한 불이익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발언으로 인해 H가 ‘2차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볼 수 없다.

⑤

이 사건 연차 변경 행위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서는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 혹은 연차휴가 수당 청구권은 근로자가 전년도에 출근율을 충족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면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유급으로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근로자가 1년간 소정의 근로를 마친 대가로 확정적으로 취득하는 것인 점(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3다48549, 48556 판결 참조)을 고려하면 위 근로기준법 소정의 규정은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할 것이어서 기간제 근로자인 G, F, H은 2년간 소정의 근로를 마친 경우 30일(1년차 15일 + 2년차 15일)의 연차휴가를 부여받게 된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위 규정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에 반하여 G, F, H에 대한 1년차 연차휴가 15일 중 4일의 연차를 삭제하였던 점, 이 사건 연차 변경 행위가 E 등이 성추행 피해를 알리고 그에 따라 방송사 기자들이 산학협력처를 방문하여 그 내용을 취재하던 무렵에 이루어진 점, 같은 기간제 근로자인 I을 제외한 G, F, H에 대해서만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연차의 회복 역시 특별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연차 변경 행위는 G등이 성추행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은 것에 대해 불이익한 처우를 한 ‘2차 가해’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

2)

이 사건 2 징계사유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2,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2 징계사유에서의 내용과 같이 F, G에게 성희롱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임직원 행동강령 제7조에서 정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3)

이 사건 3 징계사유

가)

인정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8호증, 을 제9, 11, 12호증, 을 제13호증의 2, 을 제14, 15, 18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산학협력처 사업지원직으로 근무하는 I을 산단운영직으로 전환채용하기 위해, 2018. 2. 7.경 산학협력처에 근무하는 L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L에게 이 사건 산학협력처의 사업지원직 중 한 명을 산단운영직으로 전환채용할테니 연봉계약서에 직인을 날인해 줄 수 있는지 문의하였고, L는 원고에게 피고의 규정에 따라 ‘직원은 공개채용해야 한다’라고 말해 주었다.

(2)

이에 따라 원고는 2018. 2. 13.경 산학협력처의 산단운영직을 채용하는 공고(이하 ‘이 사건 최초공고’라고 한다)를 기안한 다음, 산학협력처장인 K와 산학협력단장인 M의 결재를 얻어 위 공고를 C대학교 홈페이지와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게시하였는데, 이 사건 최초공고에는 모집인원이 2인으로, 응시자격 및 우대조건란의 필수조건으로 ‘사무관련 자격증 소지자’가 기재되어 있었다.

(3)

원고는 2018. 2. 19.경 모집인원을 2인에서 1인으로, 응시자격 및 우대조건란의 ‘사무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필수조건에서 우대조건으로 각 변경하고, 입사지원서 양식을 일부 수정하는 내용으로 산학협력처의 산단운영직을 채용하는 공고(이하 ‘이 사건 변경공고’라고 한다)를 기안한 다음, K와 M의 결재를 얻어 C대학교 홈페이지와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게시하였다. 그에 따라 당초 사무관련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아 산단운영직 채용 자격이 없었던 I이 위 채용에 지원하였다.

(4)

원고는 2018. 2. 27. 산단운영직 채용관련 서류심사 과정에서 지원자 I의 장교 복무 경력을 공공기관 근무경력으로 잘못 인정하여 경력점수로 만점인 20점을 부여하였고, 그 결과 I 외 1명이 서류전형에 합격하였다.

(5)

I은 2018. 3. 5. 이 사건 산학협력처의 산단운영직으로 채용되었다.

(6)

원고와 K는 I의 산단운영직 채용과 관련하여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2019. 4. 30. 원고와 K가 I을 우대하기 위해 채용공고를 변경하였거나, 경력점수를 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와 K에 대해서 각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

나)

판 단

이 사건 3 징계사유인 ① 원고가 I을 산단운영직으로 채용할 것을 내정한 상태에서 산학협력처의 다른 직원들에게 채용계획을 알리지 않은 행위(이하 ‘이 사건 1채용비위’라고 한다), ② 원고가 I을 우대할 목적에서 이 사건 최초공고의 내용을 변경한 이 사건 변경공고를 기안 및 게시한 행위(이하 ‘이 사건 2채용비위’라고 한다), ③ 원고가 I을 우대할 목적에서 공공기관 근무경력 점수로 20점을 부여한 행위(이하 ‘이 사건 3채용비위’라고 한다)가 복무규정 제3조에서 정한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1)

이 사건 1채용비위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I을 사업지원직에서 산단운영직으로 전환채용하려고 한 사실, 원고가 산단운영직 채용계획을 I에게만 알려주었고, 이 사건 산학협력처의 다른 사업지원직 직원들인 G, F, H에게는 알리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거나 갑 제8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산학협력처는 2017. 1. 1. 사업지원직으로 근무하면서 근무성적이 우수하였던 E을 공개채용이 아닌 전환채용으로 산단운영직으로 채용한 적이 있었고, 2017년 평가결과 I이 G, F, H보다 근무성적이 우수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I을 전환채용할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상당하였던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최초공고와 변경공고를 대학교 홈페이지와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게시하였는바, 산학협력처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채용계획을 알리지 않았다고 하여 비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1채용비위는 성실의무에 위반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2채용비위

원고가 이 사건 최초공고를 게시하였다가, 모집인원, 사무관련 자격증의 필수여부, 입사지원서 양식란을 수정한 이 사건 변경공고를 게시한 사실, 이 사건 변경공고에 따라 사무관련 자격증이 필수조건에서 우대조건으로 변경됨으로써 당초 산단운영직으로 지원자격이 없었던 I이 채용에 지원할 수 있게 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갑 제8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산학협력단의 표준 정관과 제 규정이 2018. 1.경 개정됨에 따라 사무관련 자격증의 보유가 필수조건에서 우대조건으로 변경되었는바, 이에 따라 이 사건 최초 공고의 내용이 변경될 필요성이 있었던 점, ② 사무관련 자격증 부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최초 공고의 모집인원 및 입사지원서 양식도 수정될 필요성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2채용비위 역시 성실의무에 위반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3채용비위

앞서 본 바와 같거나, 을 제3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직원규정의 별표 2-1 직원 경력환산기준에서는 장교 등 군복무 경력을 직원 경력환산기준상의 경력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공공기관 경력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달리 피고가 장교 등 군복무 경력을 공공기관 경력으로 인정하였다거나, 그에 관한 자료가 전혀 없는 점, 그럼에도 원고는 임의로 I의 장교 복무 경력을 공공기관 근무경력으로 인정하여 경력점수로 20점을 부여하였고, 그 결과 I이 서류전형 지원자 8명 중 2등으로 서류전형에 합격하게 되었던 점, I의 장교 복무 경력을 공공기관 근무경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I은 지원자 중 4등으로 서류전형에 합격할 수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3채용비위는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한편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두46550 판결 등 참조).

2)

판 단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파면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은 것 중 이 사건 1 징계사유 및 이 사건 3 징계사유의 일부가 인정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 징계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비위행위는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성희롱 행위, 채용비위로서 원고가 이러한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그 비위행위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의무위반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

②

원고는 E 등의 상급자로서 직장 내 성추행을 방지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자임에도, 오히려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2차 가해와 성희롱을 하였고, 그 피해자들로서는 이를 외부에 알릴 경우 자신들에게 가해질 불이익 등을 두려워하여 이를 감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는 더욱 엄격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원고는 G와 F에 대한 성희롱 발언이 단순히 농담조로 한 일회성 발언이라고도 하나, 원고가 한 성희롱 발언의 수위 등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발언을 농담조의 일회성 발언으로 볼 수 없고, E, G, F로서는 원고의 이러한 2차 가해 및 성희롱 행위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③

또한, 원고의 산단운영직 채용비위행위로 인하여 서류전형에서 합격할 수 없었던 I이 서류전형을 통과하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서류전형에서 합격할 수 있었던 다른 지원자가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하여 산단운영직으로 채용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기까지 하였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정현(재판장) 최해진 박나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