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 8. 20. 선고 2019가합10306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부산 사상구 C에서 ‘D’라는 상호로 전자부품 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이하 ‘이 사건 사업체’라고 한다)를 운영하여 왔다.

나.

원고는 2018. 1. 1.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연봉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다음,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사업체의 유해화학물질 관리자로서 위험물 관리선임으로 근무하여 왔다.

다.

이 사건 사업체에 설치되어 있던 성희롱심의위원회는 2018. 4. 24. 피고의 직원인 E으로부터, 원고가 2018. 1.경 자신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면서 귓불을 만졌다는 내용의 성희롱 피해 접수를 받게 되었다.

라.

원고는 이를 알게 되자, 같은 달 26. 위 성희롱 피해 접수를 한 직원에게 찾아가 자신에게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는지를 따져 물으면서 항의하였고, 이에 피고의 직원 F과 G가 원고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당신은 해고당해 피고의 직원이 아니니 나가라.”라고 말을 하기도 하였다.

마.

피고는 2018. 4. 27.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원고가 위 성희롱 피해 접수 직원의 귓불을 만지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는 등의 행위를 하여 위 직원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였다는 이유로, ① 2018. 4. 27.부터 2018. 5. 31.까지 휴직(휴직기간 내 급여는 최저시급 8시간에 준하여 지급), ② 휴직 완료 후 6개월 간 급여의 30% 감봉, ③ 위험물 관리선임에서 프레스 공정으로 보직 변경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바.

그런데, 원고는 휴직기간 만료일인 2018. 5. 31.이 경과하였음에도 이 사건 사업체에 출근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피고는 직원 H을 통하여 2018. 6. 7. 원고에게 “6/1, 6/4, 6/5, 3일 무단 결근으로 근로계약서 11. 징계 및 계약해지사항 b항목에 의거하여자동퇴사 처리됨을 통보함‘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이하 위 문자메시지를 통한 위 처분을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라고 한다).

사.

한편, 이 사건 사업체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고 한다) 중 징계사유와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4호증의 2 내지 7, 갑 제5호증의 2, 4,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의 계속 3일 이상 무단결근을 이유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징계해고로서 이 사건 취업규칙에 따른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해고의 정당한 사유도 없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 다음날인 2018. 6. 8.부터 원고가 원직에 복직하는 날까지 월 2,541,29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또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의 법적 성격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로 볼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 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 할 것인바(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587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 제8항 후문에 중도퇴사사유로 ‘무단결근 3일시에는 자동 퇴사처리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11항 b목에 징계 및 계약해지사항으로 ‘계속 3일 이상의 무단결근’을 정하고 있으면서 그 징계절차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는 사실, 한편, 이 사건 사업체의 취업규칙의 징계사유에는 위 사유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사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위 각 항목에 기하여 계속 3일 이상의 무단결근을 이유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을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여기에다가 이 사건 근로계약 제11항에서는 ‘징계 및 계약해지사항’이라는 제목 하에 그 구체적인 사유를 두고 있기는 하나, 이는 피고와 원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내용일 뿐, 피고의 직원들에 대한 징계권 행사를 통일적으로 규율하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징계해고와 달리 정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의 정당성

1)

징계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여부

취업규칙 등에서 당연퇴직 사유에 대하여 다른 징계해고 등과는 달리 아무런 절차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 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와는 달리 당연퇴직 처분을 함에 있어서 징계 등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176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의 사유인 ‘계속 3일 이상의 무단결근’에 대하여 이 사건 사업체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해고 등과는 달리 아무런 절차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위 사유가 취업규칙의 징계사유에 규정되어 있지도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어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2)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유효하려면 같은 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바, 그 정당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들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에다가 갑 제4호증의 2 내지 7, 갑 제 5호증의 2, 4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낙동강유역환경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이 사건 사업체는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고, 원고는 이 사건 사업체의 유일한 유해화학물질 관리 기술인력으로 채용된 점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계속 3일 이상의 무단결근’을 당연퇴직사유로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볼 수는 없다.

②

원고는 피고의 직원으로부터 성희롱 피해가 접수되자, 그 직원을 찾아가 성희롱 피해 여부를 따져 묻는 등 2차 가해까지 가하였고, 이후 2018. 4. 27. 휴직 등의 징계가 내려지자, 이에 불만을 품고 휴직 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복직을 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3일 이상 무단 결근을 하였는바, 이러한 원고의 무단결근 사유를 고려하면, 원고의 책임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의 계속이 어렵게 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③

한편, 원고는 피고의 직원인 F, G로부터 해고되었으니 나가라는 취지의 말을 들어 복직을 하지 않았으므로, 무단결근을 한 데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직원의 말을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직원들이 성희롱 피해 접수를 한 직원에 대하여 항의하는 원고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하였더라도 그에 따라 원고가 복직하지 않은 데에 어떠한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4.

임금 및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무효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및 위자료 지급 청구에 관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정현(재판장) 최해진 박나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