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 6. 10. 선고 2020가합10390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 회사는 C, D 및 인근 지역을 시청권역으로 방송사업과 문화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지역 방송사이고, 원고는 1998. 3.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방송기자로 근무하여 왔다.

나.

원고에 대한 정직처분 및 대기발령

1)

피고 회사는 2019. 1. 2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아래와 같이 인터뷰 조작행위(이하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라고 한다)를 저질렀음을 이유로 원고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정직처분에 따른 정직 기간이 만료되자 원고는 피고 회사에 복직하였는데, 이후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2019. 8. 12.부터 2020. 4. 12.까지 2개월씩 4차례에 걸쳐 총 8개월간 대기발령 처분을 하였다.

다.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의 외부 언론 보도 및 과징금 부과 결정

이 사건 정직처분 이후인 2019. 2.경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가 외부 언론에 보도됨에 따라 피고 회사는 2019. 2. 26. 사과방송을 하였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라 한다)는 2019. 7. 22. ‘원고가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를 통하여 기자인 본인의 변조된 음성을 익명의 관계자 인터뷰인 것처럼 방송한 것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인터뷰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오인하도록 하여 시청자를 기만한 것’으로서, 결국 피고 회사는 허위·조작 방송을 하여 보도의 신뢰를 무너뜨렸고 그로 인한 심의규정 위반 정도가 극히 중대하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 회사에 대하여 두 차례에 걸쳐 합계 3,000만 원의 과징금 부과 결정(이하 ‘이 사건 과징금 부과 결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이후 피고 회사는 위 과징금을 납부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

이 사건 과징금 부과 결정 이후, 피고 회사는 2020. 4. 13.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아래 징계사유를 이유로 해고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20. 5. 6. 재심이 기각되었다.

마.

피고 회사의 관련 규정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생략)

2.

우수(A): 20%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3, 5, 10 내지 12, 14, 1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이 사건 해고처분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위법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는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함과 동시에 원고의 복직시까지의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1)

이 사건 해고처분은 이 사건 정직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이중징계를 한 것으로서 이중처벌금지원칙에 반하여 무효이다.

2)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사유 발생 확인일로부터 1년 후에 이루어졌으므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시효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 회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적법하다.

1)

이 사건 해고처분은 피고 회사의 인사규정(이하 ‘인사규정’이라고 한다) 제63조의 ‘대기기간 만료시까지 직무를 부여받지 못한 경우’를 근거로 한 직권면직일 뿐 징계처분이 아니므로 이중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이 사건 해고처분을 징계로 보더라도 해고처분의 사유 중에는 ‘과징금 부과로 인한 회사재산 손실’, ‘근무성적 불량’ 등 이 사건 정직처분의 근거가 된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와는 다른 새로운 징계사유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과 이 사건 정직처분의 사유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어 이중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이 사건 해고처분이 이중징계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그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1999두1090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해고처분의 법적 성질이 징계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두2067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처분이 법적 성질상 직무미부여로 인한 직권면직에 불과하고 징계처분이 아닌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인사규정 제63조 제3호에 ‘직원이 대기기간 만료시까지 직무를 부여받지 못한 경우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면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앞서 본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인사규정에는 대기기간 만료시까지 직무를 부여받지 못한 경우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직원을 면직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나, 이는 오로지 인사위원회 결의만으로 근로자를 해고하게 하는 독자적인 면직 내지 해고 사유로 볼 수는 없고, 위 규정에 의한 해임의 경우에도 해고의 실질에 부합하는 요건과 절차를 갖추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② 대기발령에 이은 직권면직 처리를 일체로서 보면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는 점, ③ 이 사건 징계사유서에는 아래 ④항 기재와 같은 통상적인 징계사유만 기재되어 있을 뿐 대기기간 만료시까지 직무를 부여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직권면직을 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④ 이 사건 징계사유서에 기재된 해고처분의 사유는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 이 사건 과징금 부과결정으로 인한 회사재산 손실, 원고의 근무성적 불량인데 이는 특정한 비위행위에 관한 것으로서 통상적인 기준에서의 징계사유에 속할 뿐 아니라, 인사규정 제79조에서 정한 징계사유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또는 직무에 태만할 때(제2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한 경우(제3호)’, ‘회사의 기밀을 누설하거나 재산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제5호)’,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경우(제9호)’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처분은 원고의 귀책사유를 이유로 하는 것으로서 그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에 해당한다.

3)

이 사건 해고처분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 을 4,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처분은 이 사건 정직처분과 동일한 징계혐의사실을 이유로 한 징계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이 이 사건 정직처분에 대한 이중징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먼저 이 사건 정직처분은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 자체만을 징계사유로 삼아 징계한 것인 반면, 이 사건 해고처분은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인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 뿐만 아니라 ㉠ 원고의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로 인한 방통위의 이 사건 과징금 부과결정에 따라 피고 회사가 입은 3,000만 원의 손해, ㉡ 위 과징금 부과결정에 따라 피고 회사의 방송사 재허가 심사시 반영되는 방송평가 점수의 감점, ㉢ 원고에 대한 4년 연속 근무평정 미흡 평가로 인한 추가 징계 사유 발생 등 별도의 비위사실을 징계사유로 삼았는바, 위 징계사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의 내용과 근거 규정이 다르다.

②

특히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 중 이 사건 과징금 부과결정으로 인한 피고 회사의 재산 손실 및 방송 평가 점수의 감점, 원고에 대한 4년 연속 근무평정 미흡평가는 이 사건 정직처분 이후 새로이 발생한 후발적 사정으로서 이 사건 정직처분 당시 고려할 수 있는 사유도 아니었다.

③

비록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 중 ‘인터뷰 조작행위로 인한 회사의 명예훼손’과 ‘과징금 부과로 인한 회사재산 손실’은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가 발단이 되어 발생한 사유로서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한편 이 사건 정직처분 이후 각 방송·신문사에서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에 대하여 약 50여 차례에 걸쳐 원고 및 피고 회사의 취재윤리를 비난하는 취지의 기사가 개제된 점, 이 사건 과징금 부과결정은 방통위 출범 이후 지상파 방송사에게 부과된 최초의 처분으로서 방송법상 중징계에 해당하는 결정인 점, 방송사가 방통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을 경우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 상당히 불리한 요소로 반영되는 점, 위 과징금 부과 및 방송평가 점수의 감점 등으로 인하여 피고 회사는 재산상 손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인터뷰 조작행위가 외부에 공개됨에 따라 피고 회사는 방송사로서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 및 사실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신뢰도의 하락을 입게 되어 그로 인한 중대한 무형적 손해를 입은 점 등 위와 같은 비위행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이 사건 인터뷰조작 행위에 기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④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 중 원고의 근무성적 불량은 원고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미흡 평가를 받은 것을 원인으로 하는데, 피고 회사에서 미흡 평가는 전체 근로자의 하위 10%에게 부여되는 점수임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의 직원 중 원고와 같이 4년 연속 미흡 평가를 받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보이고, 이에 인사규정에서도 3년 연속 미흡 평가를 받은 자에 대하여는 별도의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위 비위사실만을 이유로도 새로운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징계시효가 지났는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이 이 사건 정직처분과 동일한 사유임을 전제로 이 사건 인터뷰조작 행위 발생 확인일로부터 1년 이후 이루어졌으므로 징계시효를 도과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해고처분은 이 사건 정직처분과 별도의 비위사실을 징계사유로 한 처분으로서 이 사건 해고처분(2020. 4. 13.)이 이 사건 과징금부과 결정(2019. 7. 22.) 및 2019년도 근무평정일(2020. 1.) 등 각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이루어졌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이일주(재판장) 최해진 이범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