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 1. 23. 선고 2021가단215208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주문

1.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별지 사건의 표시 기재 장소에서 발생한 사고에 기한 손해배상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17. 3.부터 2022. 3.까지 연장근무수당, 휴일특근수당, 퇴직금 등의 채무는 33,795,186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3. 27.부터 2024. 1. 23.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서 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관계

원고 회사는 신발금형공장을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법인이고, 피고, C은 원고 회사의 부장으로, D은 실장으로 각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나.

피고와 D, C 사이의 다툼 및 C에 대한 형사판결의 확정

1)

원고 회사는 대표자를 포함하여 부장급 이상 간부 대다수(약 13명)가 대한민국 국민이고, 위 직원 중 6명은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기 위하여 가족을 대한민국에 두고 혼자 인도네시아에 입국하여 원고 회사가 제공한 별지 사건의 표시 제2항 주소에 소재하는 지상 2층 규모의 기숙사(이하 '이 사건 기숙사'라 한다)에서 거주하였다.

2)

원고 회사는 2021. 1. 6. 17:30경부터 이 사건 기숙사 1층에서 새해 및 승진자축하를 위하여 전체 회식을 하였는데, 건강상태가 좋지 않던 D은 회식 자리를 먼저 이탈하여 이 사건 기숙사 2층에 있는 자신의 방에 머물고 있었다.

3)

피고는 같은 날 20:00경 회식 자리를 이탈하여 이 사건 기숙사 2층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자러 가던 중, 2층 계단에서 자신의 방으로 가는 길목에 있던 D의 방에 들어가 D에게 술을 더 마시자고 요구하였다. D이 건강상 이유로 피고의 요구를 거절하자, 피고는 D의 멱살을 잡고 시비를 걸었다. C은 위와 같이 다투는 소리를 들고 D의 방으로 가 피고와 D 사이의 다툼을 말리던 중, 피고로부터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듣자 화가 나 주먹으로 피고의 얼굴을 수 회 때리고, 피고가 자신의 기숙사 방에 있던 골프채를 들고 나와 휘두르자 오른손으로 골프채를 막고 발로 피고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후 피고의 배 위에 올라가 주먹으로 피고의 얼굴을 수 회 때렸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피고는 약 7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쇄골 간부 골절 등',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비골의 폐쇄성 골절',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안면 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4)

피고는 D과 C을 상해죄로 고소하였으나, D에 대하여는 혐의 없음의 무혐의처분이 내려졌고, C은 창원지방법원에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고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위 형사판결은 2023. 5. 19. 확정되었다(창원지방법원 2022고단1274 판결, 창원지방법원 2022노2410, 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

다.

피고의 퇴사

피고는 2021. 1. 9. 대한민국으로 귀국하여 수술치료를 받고, 2021. 2. 28. 인도네시아에 있는 원고 회사로 복귀하여 며칠 근무하던 중, 2021. 3. 8. 사직서를 제출하고 2021. 3. 12.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준거법의 결정

가.

원고 회사와 피고는 2022. 7. 12. 이 법원의 제2회 변론기일에서 이 사건의 준거법을 대한민국법으로 동의하였다. 따라서 대한민국법이 이 사건의 준거법이다.

나.

원고 회사는 위 변론기일 이후 2023. 9. 25.자 준비서면의 제출로서, 원고 회사가 인도네시아법에 따라 설립되었고 본점 소재지도 인도네시아이므로,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하여는 인도네시아의 신노동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다툰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의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으로 함이 옳다.

근로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준거법 선택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계약에 포함된 준거법 이외의 다른 의사표시의 내용이나 소송행위를 통하여 나타난 당사자의 태도 등을 기초로 당사자의 묵시적 의사를 추정하여야 하고 그러한 묵시적 의사를 추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당사자의 국적, 주소 등 생활본거지, 사용자인 법인의 설립 준거법, 노무 급부지, 직무 내용 등 근로계약에 관한 여러 가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시 당사자가 준거법을 지정하였더라면 선택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가정적 의사를 추정하여 준거법을 결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6130 판결 등 참조). 비록 원고 회사가 인도네시아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기는 하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원고 회사는 대한민국 국민인 이종윤이 세제혜택 등을 받기 위하여 인도네시아에 설립하여 운영하는 회사인 점, 원고 회사의 간부는 대부분 대한민국 국민인 점, 대한민국 국민인 직원 상당수는 가족들을 대한민국에 둔 채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기 위하여 혼자 인도네시아에 입국한 후 원고 회사가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체류하며 근무하는 점, 원고 회사의 직원들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서 한국어로 업무 관련 논의를 하는 등 그 업무 과정에서도 대한민국 내 기업에서 근무하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과 관련한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을 적용함이 타당하다.

3.

주장 및 판단

가.

원고 회사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원고 회사의 회식 이후 발생한 것으로서 원고 회사는 위 사고에 관하여 아무런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또한 원고 회사에는 인도네시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데, 위 법에 의하면 외국인력에 대하여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므로, 원고 회사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연장근무나 휴일특근을 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치료비 일체의 지급을 구하고, 퇴직금, 연장근무수당, 휴일특근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면서 이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원고 회사의 거래처 등에 원고 회사의 법위반사실을 알리겠다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 회사를 압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한다.

나.

사용자책임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질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피용자가 고의에 기하여 다른 사람에게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일 경우에는 외형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0다9946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C의 원고에 대한 폭행행위가 사무집행 그 자체가 아님은 명백한 점, ② 이 사건 사고는 원고 회사의 회식 장소에서 이탈하여 기숙사로 이동한 피고와 C 사이에 발생하였으므로, 이를 회사 회식 중에 발생한 사고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와 C은 술에 취해 있었고, C이 D에 대한 피고의 시비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듣자 화가 나 우발적으로 피고를 폭행한 점, ④ 이 사건 사고는 피고나 C의 본래의 업무나 그것에 통상 수반되는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고, 단순히 사적인 관계에서 발생한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의 업무와 어떠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C의 피고에 대한 폭행행위가 원고 회사의 사업과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하였다거나 그 사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사용자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

다.

퇴직금 지급채무 존부에 관한 판단

1)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에는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고, 피고가 2017. 3. 31.부터 2021. 3. 12.까지 원고 회사에서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 회사는 피고에게 피고의 계속근무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퇴직금의 범위

피고가 2017. 3. 31.부터 2021. 3. 12.까지 약 4년(1,443일) 동안 원고 회사에서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회사는 피고에게 급여 명목으로 피고의 국내 통장에 2020. 12. 24., 2021. 1. 27., 2021. 2. 26. 각 미화 4,200달러, 2021. 3. 26. 미화 5,000달러를, 피고의 해외 통장에 2020. 12. 23. 미화 1,800달러, 2021. 1. 26. 미화 3,050달러, 2021. 2. 25. 미화 3,050달러, 2021. 3. 25. 미화 2,250달러를 송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월 급여는 2020. 12. 미화 6,000달러(4,200달러 + 1,800달러), 2021. 1.부터 퇴직일까지는 미화 7,250달러(4,200달러 + 3,050달러 또는 5,000달러 + 2,250달러)로 봄이 타당하다(피고는 2020. 12. 23. 성과금으로 미화 6,000달러를 수령한 사실이 인정되나, 피고가 위 상여금을 임금으로 주장하고 있지 않고, 달리 위 상여금이 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한편, 피고는 2021. 3. 12. 퇴사하였음에도 원고 회사로부터 2021. 3.분 급여 전액을 지급받았으나, 피고의 근로일에 해당하는 임금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정책적·은혜적 배려에 따른 것이므로, 근무일에 대응하는 부분만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기로 한다). 위 기간 동안에 대한 퇴직금은 아래 계산내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화 27,634달러이고, 이를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4. 1. 9. 현재 매매기준율인 1,320원/달러로 환산하면 36,476,880원(= 27,634달러 × 1,320원/달러)이 된다.

<생략>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회사는 피고에게 위 퇴직금의 범위 내로서 피고가 주장하는 33,795,186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 회사를 퇴사한 날 다음날부터 14일이 경과한 2021. 3. 27.부터 원고 회사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 23.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 회사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의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원고 회사는, 피고가 이 사건 사고 이후 치료를 받은 후 원고 회사에 복귀하여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피고에게 치료비 보조금 명목으로 10,00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피고는 복귀한 날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퇴직하였으므로 원고 회사에 위 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바(2023. 9. 25.자 준비서면 제6, 7면, 원고 회사는 위 준비서면에서, 피고에 대한 아무런 채무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피고에 대하여 10,000,00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보유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상계항변으로 선해하여 판단한다.

나)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살피건대, 피고는 2021. 2. 1.경 원고 회사의 임원에게 치료비가 부족하니 돈을 송금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 위 임원은 피고에게 '일손이 부족하니 2021. 2. 말에는 복귀하여야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피고로부터 '일은 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은 사실, 원고 회사는 2021. 2. 2. 피고에게 10,000,000원을 송금한 사실은 을 제3호증의 2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고, 피고가 원고 회사에 복귀한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아 원고 회사를 퇴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회사는 피고가 원고 회사에 복귀하여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피고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피고가 원고 회사에 복귀한 후 한 달도 채 안 되어 퇴사한 이상 조건의 불성취로 위 약정은 무효가 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고, 그 경우 피고는 원고 회사에게 위 10,000,00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 회사가 피고를 상대로 별도로 위 10,000,000원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함은 별론으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연장근로수당 및 휴일특근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20. 1. 4. 토요일, 2020. 3. 28. 토요일, 2020. 7. 11. 토요일, 2020. 10. 17. 토요일, 2020. 8. 23. 일요일 및 2020. 12. 5. 토요일에 출근하였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그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기간 상시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를 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가 주말에 출근하여 근무한 시간을 특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사용자책임에 기한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하고, 퇴직금 등의 지급채무는 제3.의 나.항에서 인정한 범위를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 회사에는 채무부존재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으므로, 원고 회사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판결한다.

판사 김선희

[별지] <생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