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1. 9. 8. 선고 2021가단104144 판결

2021

주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60,046,755원과 이에 대하여 2020. 3. 21.부터 2021. 9. 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35,473,538원과 이에 대하여 2020. 1. 8.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그중 50%는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5.

제1항과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 사실

원고는 무역업, 화학제품 제조 판매업 등을 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2015. 2. 1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7. 1. 26.부터 원고 회사의 미합중국(이하 '미국'이라 한다) 뉴저지 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현지 구매 담당자로서 미국 업체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9. 12. 24. 퇴사한 근로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에 관한 판단

가.

인정 사실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 4호증, 갑 제5, 6호증의 각 1, 2, 갑 제7호증의 1부터 10,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1부터 20, 갑 제17, 19,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19. 8.경 원자재인 HDPE(High Density Polyethylene, 고밀도 폴리에틸렌) 필름 중 하나인 C 제품(D Corporation이 생산하는 C 제품을 말한다, 이하 '이 사건 제품'이라 한다)을 수입하기로 하고 피고에게 이 사건 제품을 판매하는 미국 업체를 선별해서 해당 업체와 협의된 계약서 초안을 송부하라고 지시하였다. 피고는 미국 업체인 E Corporation(이하 'E'라 한다)을 선별하여 E와 협의된 계약서 초안을 원고에게 보냈다.

2)

원고는 위 계약서 초안 중 품명(Product)란에 ‘HDPE FILM’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어 원고가 구매하려는 이 사건 제품이 맞는지 확인하기 어려워 피고에게 “E HDPE 스펙이 C가 맞나요”라고 문의하였고, 피고는 “제품 정확히 C 맞습니다.”라고 회신하였다.

3)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제품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E로부터 구매하려는 제품에 관한 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 물질안전보건자료,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고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기재한 자료를 말한다)를 받아달라고 요청하였고, 피고는 E에 MSDS를 요청하지 않은 채 평소 가지고 있던 이 사건 제품에 관한 TDS(Technical Data Sheet, 기술자료)를 보내주었다.

4)

원고는 E와 2019. 8. 22. 1,000톤, 2019. 9. 27. 800톤, 2019. 11. 11. 1,500톤 등 총 3,300톤의 제품을 구매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5)

원고는 2019. 11. 22. 대한민국에 도착한 제품을 확인한 결과 이 사건 제품이 아니라 HDPE FILM 중 다른 제품인 F 제품임을 알게 되었다. 원고는 E에 계약의 취소를 요청했지만, E는 ‘계약서에 특정 제품명인 C가 아니라 제품군인 HDPE FILM으로 명기되어 있고, F 제품도 HDPE FILM 중 하나이므로 서류상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이미 선적되었거나 선적 대기 중인 1,850.350톤에 대해서는 계약을 취소할 수 없고,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만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하였다.

6)

원고는 2019. 11. 19.부터 2019. 12. 29.까지 F 제품 1,850.350톤을 수령하고 구매대금 합계 1,951,861,138원을 지출하였다. 원고는 2019. 11.경부터 2020. 5.경까지 위 F 제품을 판매하고 판매대금 합계 1,927,574,250원을 받았다.

7)

원고는 당초 이 사건 제품을 수입하여 기존 거래처에 판매할 예정이었고, 이러한 경우 통상적으로 기존 거래처에 모두 판매할 때까지 약 1개월이 필요하다. 그러나 원고는 다른 제품인 F 제품을 수령하게 되어 기존 거래처에 판매할 수 없었고, 이를 재판매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과정에서 2019. 12.경부터 2020. 4.경까지 5개월 동안 위 F 제품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비용 157,287,500원을 지출하였다.

나.

판단

1)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 회사의 근로자로서 자신이 담당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미국 현지 구매 담당자로서 원고에게서 이 사건 제품의 구매를 지시받았고, E로부터 구매하려는 제품이 이 사건 제품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로 원고가 당초 구매하려던 이 사건 제품이 아니라 다른 제품인 F 제품을 구매하게 하였다. 피고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만 원고는 무역업 등을 하는 회사로서 국제거래에서 계약서 문언이 가지는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는 지위에 있고, E와의 계약서 중 품명(Product)란에 ‘HDPE FILM’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음을 알았는데도, E에 특정 제품명인 이 사건 제품을 명시해 달라고 하는 등 계약서를 보완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원고의 이러한 과실은 손해의 발생과 확대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한다.

원고가 입은 손해는 다음과 같다.

○

F 제품에 관한 구매대금 1,951,861,138원에서 판매대금 1,927,574,250원을 공제한 차액 24,286,888원(= 1,951,861,138원 – 1,927,574,250원)

○

5개월 동안 지출한 창고비용 157,287,500원 중 통상적으로 필요한 1개월분을 제외하고 추가로 발생한 4개월분 1억 2,583만 원(= 157,287,500원 × 4/5)

○

합계: 150,116,888원(= 24,286,888원 + 1억 2,583만 원)

2)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원고가 이 사건 제품을 수입하면 CY(Container Yard)에서 2~3주 정도 보관되고, 위 기간 내에 기존 거래처에 곧바로 공급되므로 창고비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사건 제품이 아니라 다른 제품인 F 제품이 수입되어 이를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창고를 임대하였으므로 5개월 동안 지출한 창고비용 157,287,500원 전액이 손해로 인정되어야 한다.

원고가 당초 이 사건 제품을 수입하여 기존 거래처에 판매할 예정이었고, 이러한 경우 통상적으로 기존 거래처에 모두 판매할 때까지 약 1개월이 필요함은 위에서 보았다. 갑 제22호증의 기재, 증인 G의 증언만으로 이러한 사실 인정을 뒤집고 원고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원고는 피고의 잘못으로 수입된 F 제품을 되팔기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하였고, 당초 이 사건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였던 업체들에게 예정된 일정대로 공급하지 못하여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하락하는 등 손해를 입었다. 이 부분은 증명 곤란 등의 이유로 손해액 확정이 불가능하다. 피고는 원고가 입은 위 손해에 대하여 위자료로 배상할 의무가 있고, 그 금액은 5,000만 원이다. 원고는 구매대금과 판매대금의 차액 24,286,888원, 창고비용 157,287,500원 외에 위자료 5,000만 원의 손해를 입었고 그중 일부로서 1억 원의 지급을 구한다.

불법행위로 법인의 명예와 신용이 침해되어 법인의 목적사업수행이 영향을 입은 경우와 같이 법인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된 경우에는 침해를 한 사람에게 재산상 손해 외에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신뢰가 하락하는 등 원고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인용금액

피고는 원고에게 60,046,755원(= 150,116,888원 × 40%, 원 미만은 버린다)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본소장 송달 다음날인 2020. 3. 2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9. 8.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반소에 관한 판단

가.

피고가 2019. 12. 24. 퇴사하면서 원고에게서 받지 못한 금액이 2019년 12월 급여 3,551,998원, 미사용 연차수당과 지연손해금 7,338,937원(= 연차수당 6,948,944원 + 지연손해금 389,993원), 퇴직금 22,300,323원, 미지급 파견수당 미국 통화 2,090달러(이하 '달러'라 한다)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미지급 파견수당 2,090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면 2,282,280원(= 2,090달러 × 피고가 주장하는 환율 1,092원)이다.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급여 등 35,473,538원(= 3,551,998원 + 7,338,937원 + 22,300,323원 + 2,282,280원)과 이에 대하여 피고가 퇴사한 날부터 14일이 지난 2020. 1. 8.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① 피고가 미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돌아올 당시 이 주비 3,920달러가 발생하였고, 원고는 해외파견자규정 제27조에 따라 이를 지급해야 한다. 피고는 당초 배우자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려고 추진하였으나 강압적인 분위기탓에 배우자의 이주를 언급할 수 없었다. ② 피고는 미국에서 거주할 당시 전임자가 계약한 사택에 거주하였다. 전임자는 월 3,950달러의 임차료를 부담하는 사택을 계약하였고, 원고의 지원한도 월 3,300달러를 제외한 월 650달러를 피고가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 피고는 미국으로 간 2017. 1.경부터 사택을 옮긴 2018. 5.경까지 총 16개월간 10,400달러를 추가로 부담하였다. 이는 원고의 근로자인 전임자가 계약한 것에 따라 피고가 추가로 부담한 것으로 피고의 책임으로 발생한 비용이 아니고,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로서 해외 거주를 위해 필요한 비용이므로 원고는 이를 지급해야 한다.

이주비 3,920달러 부분을 살펴본다.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의 해외파견자규정 제27조는 가족을 동반하는 이주의 경우 원고가 관련 증빙서류에 따라 이주비를 실비로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가 가족과 동반하여 이주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을 제22호증의 기재만으로 원고의 강압적인 분위기 탓에 피고가 배우자와 함께 이주할 수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사택 임차료 10,400달러 부분을 검토한다.

피고의 전임자가 사택을 임차하면서 임차료 중 원고의 지원한도 초과 부분을 자신이 부담하기로 하였음은 피고도 다투지 않는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위 초과 부분을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달리 원고가 위 초과 부분을 부담해야 한다고 볼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원고와 피고는 차후에 피고가 받아야 할 위 미지급 급여 등 35,473,538원과 원고가 받아야 할 손해배상금을 정산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원고가 현재까지 피고에게 위 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따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정산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달리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을 거절할 만한 사유를 찾기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장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