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1>
선택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91,614,435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는 원고에게 중소기업은행 (계좌번호 1 생략) 계좌에 보관된 돈의 반환채권을 양도한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중소기업은행 녹산공단지점(부산 강서구 녹산산단289로 25)에 위 채권을 원고에게 양도하였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라.
이유
기초사실
A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인 피고는 2011. 9.경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13조 이하의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의 실시에 관한 사항을 정하기 위하여 확정급여형 퇴직연금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부산지방노동청 북부지청에 제출하였다. 이 사건 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회사와 중소기업은행은 2011. 9. 27.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운용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0년부터 자신의 명의로 이 사건 회사의 주식 82.5%를, 배우자인 E 명의로 17.5%를 각 보유한 사실상 1인 주주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고, 2015년 자신의 명의로 이 사건 회사의 모든 주식을 취득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0. 4. 8. 부산지방법원 2019하합1011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현재 이 사건 회사 명의 기업은행 (계좌번호 1 생략) 계좌에는 형식적으로 피고를 가입자로 하는 퇴직연금 91,614,435원이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다.
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2>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2, 3,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피고가 법, 이 사건 규약상 퇴직연금의 지급대상자인지 여부
피고가 법에 의한 퇴직연금의 지급대상자인지 여부
법은 퇴직연금제도를 포함한 퇴직급여제도의 대상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회사의 1인 주주이자 대표이사인 피고가 위와 같은 형식적인 임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피고는 법상 퇴직연금 지급대상자라고 볼 수 없다.
피고가 이 사건 규약상 퇴직연금 지급대상자인지 여부
회사가 퇴직하는 근로자나 이사 등 임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고 은행, 보험회사 등 법 제26조가 정하는 퇴직연금사업자와 퇴직연금의 운용관리 및 자산관리 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을 때, 재직 중에 위와 같은 퇴직연금에 가입하였다가 퇴직한 이사, 대표이사는 그러한 퇴직연금사업자를 상대로 퇴직연금 채권을 가진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5다51968 판결 등 참조). 즉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닌 임원을 대상으로 급여지급을 위한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임원을 가입자로 하는 퇴직연금규약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이 경우 임원은 회사에 대하여 위임관계에 기한 보수지급청구권(대가관계)을 가지는 한편, 퇴직연금사업자에 대하여 회사와 퇴직연금사업자가 체결한 운용관리업무, 자산관리업무에 관한 계약(기본관계)에 기하여 급여지급청구권(급부관계)을 가지게 된다. 이들의 법률관계는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규약 제6조에서 퇴직연금제도의 가입대상을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하는 경우’의 제목 하에 ‘사업주의 지시를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자’로 규정하여, 종속적인 지위에서의 근로제공을 가입자의 요건으로 두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규약의 위 규정에 비추어 이 사건 회사가 1인 주주이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규약의 가입자로서 퇴직연금의 지급대상자라고 볼 수도 없다(위 대법원 2015다51968 판결 사안에서 회사는 퇴직연금규약에서 퇴직연금제도의 가입대상과 관련하여 ‘제1항의 근로자에는 대표이사, 이사, 감사 등 이 사업 내의 직책에도 불구하고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자를 포함한다’라고 규정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규약과 그 내용이 다르다).
피고가 중소기업은행에 대하여 퇴직연금지급채권을 취득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 계약 제2조는 이 사건 계약의 가입자는 이 사건 규약에 의하여 이 제도에 가입한 자를 말한다고 규정할 뿐 별도의 가입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규약에 기한 가입자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설령 이 사건 회사가 착오로 피고를 가입자로 통지하여 중소기업은행이 관리하는 가입자 명부에 피고가 기재(을 제2호증)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의 가입자가 된다고 볼 수 없고 중소기업은행에 대하여 퇴직연금지급채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3>. 이 사건 계약 제14조 제4항에 의하여 중소기업은행은 위와 같은 가입자 정보의 오류로 인하여 이 사건 회사에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을 지지 아니하므로, 중소기업은행이 피고에게 퇴직연금을 지급하였을 경우, 피고는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위 퇴직연금의 이익을 확정적으로 취득하고 원고는 위 지급사실만을 가지고 중소기업은행에 책임을 묻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나(다만 중소기업은행이 원고의 지시 없이 피고에게 위 퇴직연금을 지급하는 경우 이는 이 사건 계약 제20조를 위반한 행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은행이 아직 피고에게 퇴직연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한편 이 사건 기록의 증거만으로 이 사건 회사와 중소기업은행 사이에 피고를 가입자로 하는 별도의 퇴직연금제도(이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상정하는 퇴직연금제도는 아니다. 이사의 퇴직연금지급채권에 관하여 양도금지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5다244333 판결 등 참조)를 설정하는 합의나 계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그렇다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퇴직연금을 수령한 경우 이 사건 회사와의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
주식회사에 있어서 회사가 설립된 이후 총 주식을 한 사람이 소유하게 된 이른바 1인회사의 경우에는 그 주주가 유일한 주주로서 주주총회에 출석하면 전원 총회로서 성립하고 그 주주의 의사대로 결의가 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따로 총회소집절차가 필요 없고, 실제로 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 1인 주주에 의하여 의결이 있었던 것으로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실질적으로 1인회사인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그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지 아니한 경우라도 증거에 의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있거나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된 적은 없으나 위 규정에 따른 퇴직금이 사실상 1인회사의 실질적 1인 주주의 결재·승인을 거쳐 관행적으로 지급되었다면 위 규정에 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같은 취지로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 판결 등 참조). 한편 1인이 본인 명의 및 명의대여자 명의로 회사의 주식 모두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경우 본인은 사실상 1인회사의 실질적 1인 주주로 평가할 수 있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19500 판결, 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다8702 판결 등 참조).
갑 제4, 5호증, 을 제2, 3,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회사의 주식 100%를 실질적으로 보유한 1인 주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회사의 정관 제34조 제2항은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가 정하는 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는 점, ③ 이 사건 회사는 중소기업은행에 피고를 이 사건 규약상 퇴직연금 가입자로 고지한 점, ④ 이 사건 회사는 피고가 가입자라는 전제 하에서 중소기업은행에 분담금을 납입해온 점, ⑤ 피고는 이를 전재로 이 사건 회사의 파산절차에서 피고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퇴직금 채권을 파산채권으로서 신고한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실제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을 안건으로 하는 주주총회가 개최된 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회사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는 볼 수 있다(다만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약 또는 이 사건 계약의 해석상 피고는 중소기업은행에 이 사건 계약에 기한 퇴직연금의 형태로 위 보수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 판결,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다290436 사건은 실질적인 1인 회사에서 이사의 보수청구권이 문제된 사안이 아니므로 이 사안에 직접 적용될 수 없다.
그렇다면 설령 피고가 어떠한 경위로 퇴직연금을 수령한 경우 이 사건 회사와의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소결론
결국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① 법률상 원인 없이 ②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그 반환형태(가액의 반환 또는 채권의 양도)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동현
각주1) 원고는 2023. 6. 8.자 변론기일에서 2023. 5. 15.자로 변경된 청구취지 중 중복된 부분으로 보이는 1항 청구 부분을 철회하였다.
각주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24조 제3호는 이에 관하여 ‘가입자가 퇴직연금사업자에 대하여 직접 급여를 청구할 수 있을 것’을 보험계약 또는 특정금전신탁계약의 내용으로 포함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각주3) 원고의 2023. 5. 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도 피고는 확정급여형 퇴직연금계약의 대상자가 아니라는 기재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대상자가 아닌 피고가 중소기업은행에 퇴진연금지급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에 관하여 ‘중소기업은행은 위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피고 명의의 IRP 계좌를 개설한 다음 그 계좌로 인출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는 중소기업은행의 사실상 답변 외 법률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