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소명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는 채무자 회사의 주주이고, 채무자 회사는 합성수지 가공 및 각종 섬유로프 제조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상장회사이다. 채무자 C은 채무자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주주이고, 채무자 D, E, F은 채무자 C의 친인척으로 채무자 C의 특수관계인이다. 채무자 조합은 근로복지기본법 제33조에 따라 설립된 채무자 회사의 우리사주조합이다.
채무자 C, D, E, F(이하 '채무자 C 등'이라고 한다)은 2024. 1. 12.부터 2024. 2. 19.까지 아래와 같이 증권시장 밖에서 채무자 회사의 주식 합계 158,840주를 매수하였다(이하 '이 사건 주식매수'라 한다)<1>.
<2>
채무자 조합은 채무자 회사 주식 189,875주를 보유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우리 사주'라 한다).
채무자 회사는 2024. 9. 13.경 아래와 같은 안건들을 회의목적으로 한 정기주주총회를 2024. 9. 30. 10:00에 개최할 예정임을 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기주주총회'라 한다).
채무자 회사의 사업연도는 매년 7. 1.부터 다음 해 6. 30.까지이고,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준일은 2024. 6. 30.이다.
관련 법령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채권자
자본시장법 제133조 제3항은 장외에서 10인 이상으로부터 주식을 취득하여 그 지분이 5%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공개매수를 강제하고 있다. 또한 이를 위반하여 주식의 매수를 한 경우에는 그 날부터 그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채무자 C 등이 장외에서 총 12인 내지 16인으로부터 채무자 회사 주식을 매수한 행위는 자본시장법 관련 규정 위반이고, 이에 따라 매수한 그 날부터 그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채무자 조합이 보유한 주식 189,875주에 관하여 채무자 회사가 지난 해 채무자 조합과 사이에 자기주식 매매를 철회한 배경과 같은 내용의 계약이 존재한다면, 위 주식은 실질적으로 채무자 회사 소유로 볼 수밖에 없고 상법 제369조 제2항에 따라 자기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되어야 한다.
채무자 회사가 스스로 이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하지 않고 있고, 이 사건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의방법이 법령에 위반되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이 사건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을 구한다.
채무자들
이 사건 주식매수의 실질을 고려하면 채무자 C 등은 총 7인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주식매수에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강제 규제가 적용될 여지는 없다. 자본시장법 제133조 제3항에서 매수의 주체는 "매수등을 하고자 하는 자"로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매수의 주체에 특별관계자가 포함되지 않는다. 이미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자의 추가 주식 매수에 관하여 무조건적으로 자본시장법 제133조 제3항이 규정한 공개매수가 강제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설령 채무자 C 등의 이 사건 주식매수에 공개매수강제 규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2024. 2. 19. 10번째 매도인인 O, 11번째 매도인인 R로부터 매수한 주식 수 합계 42,573주에 대하여만 의결권이 제한될 여지가 있다.
이 사건 우리사주는 자기주식에 해당하지 않고, 조합원계정에 배정되어 있어 채무자 조합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
판단
관련 법리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은 일단 인용되면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의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얻는 것과 동일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채무자들로서는 본안소송을 통해 다투어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그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통상의 보전처분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이 요구된다.
이 사건 주식매수에 관한 부분
살피건대, ① '일부 매도인들은 가족관계에 있고 가족의 대표자가 거래의 의사결정을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하나의 경제주체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채무자들의 주장은 뚜렷한 법령상의 근거를 찾기 어렵고,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해당 매도인들의 내부적 관계(주식 명의신탁 등)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으며, ② '이미 주식을 5% 지분 이상 보유한 자의 추가 주식 매수에 관하여 항상 자본시장법 제133조 제3항이 규정하고 있는 공개매수강제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채무자들의 주장은 이 사건 주식매수 수량이 5% 미만이므로 공개매수강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한도에서는 위 규정에 반하는 해석이므로 채무자들의 이 부분 각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앞서 본 소명사실, 이 사건 기록에 심문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주식매수에 따른 채무자 C 등의 보유주식 합계 158,840주에 대하여 의결권행사를 금지하여야 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높은 정도로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자본시장법 제133조 제3항은 공개매수강제 적용대상 매수 주체에 관하여는 '매수 등을 하고자 하는 자'로 정하고 있고, 보유 요건에 관하여는 '본인과 그 특별관계자가 보유하게 되는 주식등이 5% 이상이 되거나 5% 이상 주식등을 보유하는 자가 추가 매수할 경우'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규정에서 매수 주체를 매수등을 하고자 하는 "자"로 명시하고 있으면서도(문언상으로는 1인을 상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별도로 특별관계자를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매수 주체인 '매수등을 하고자 하는 "자"'의 의미를 보유 요건에 정한 보유 주체인 '본인과 그 특별관계자'와 같게 보는 해석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자본시장법 제445조 제19호에서 제133조 제3항 위반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신청은 정기주주총회 개최에 임박하여 신청되어 법문 해석에 따라 초래되는 결과 및 그 평가 등 제반 사정에 관한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매수 주체인 '매수등을 하고자 하는 자'의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에 충실한 해석을 한다면 이 사건 주식매수의 경우 채무자 C 등의 매수자 개인별 매수상대방의 수는 각 10인에 미치지 않으므로 공개매수강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 C 등이 2024. 1. 12.부터 2024. 2. 19.까지 채무자 회사 주식을 매수한 사실은 소명되나, 채권자가 현재까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채무자 C 등이 일정한 합의 하에 공동으로 이 사건 주식매수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 사건 주식매수는 결과적으로 매수상대방 총 11인으로부터 매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바, 채권자가 현재까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전체 거래가 한 번에 의도된 것으로서 전체 주식매수가 공개매수강제의 대상이 되는지, 개별 거래가 독립된 거래로서 10번째 매수상대방이 포함된 거래부터 공개매수강제의 대상이 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의결권은 주주의 사원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공익권이자 주주의 고유권으로 이에 대한 제한은 신중할 필요가 있는 점, 이 사건 정기주주총회에는 채권자의 주주제안으로 다수의 이사 선임의 건이 상정되어 있는 등 경영권 변동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되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가처분 단계에서 경영권의 귀속을 실질적으로 변동시키는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는 의결권행사의 금지를 섣불리 허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이는 본안에서 충분한 심리와 법률적 검토를 통하여 신중한 법률해석과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우리사주에 관한 부분
회사가 직접 자기 주식을 취득하지 아니하고 제3자의 명의로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였을 때 그것이 자기주식의 취득에 해당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그 주식취득을 위한 자금이 회사의 출연에 의한 것이고 그 주식취득에 따른 손익이 회사에 귀속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2361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채무자 회사가 2023. 5. 17. 200,000주, 2023. 6. 8. 및 2023. 6. 27. 289,000주의 자기주식을 채무자 조합에 처분하기로 결정하였다가, 2023. 8. 2. '회계상 처분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외부감사인의 의견을 반영하여 자기주식 처분결정 철회'한다는 사유로 정정신고를 한 사실은 소명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소명사실, 이 사건 기록에 심문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우리사주에 대하여 의결권행사를 금지하여야 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높은 정도로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채무자 회사는 채무자 조합에 2003. 6. 30. 47,410주, 2005. 10. 18. 153,890주, 2023. 3. 23. 25,295주를 부여하였고(소을 제4호증), 채무자 조합은 2023. 6. 15. 이전부터 채무자 회사 주식 189,875주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소갑 제3호증의2). 채무자 회사는 최근 경영권 관련 분쟁을 겪고 있는바, 채권자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채무자 조합이 오래 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채무자 회사의 주식에 대하여도 우리사주제도 본래의 목적이 아닌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 목적의 자기주식에 해당한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우리사주는 '조합원계정'에 배정되어 있고, 근로복지기본법 제46조 및 동법 시행령 제28조 제1항에 의하면 조합원의 계정에 배정된 주식의 의결권은 원칙적으로 해당 조합원의 의사에 따라 행사하거나 조합원에게 의결권을 위임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우리사주를 사실상 채무자 회사의 자기주식으로 볼 만한 소명이 부족하다.
이 사건 우리사주와 관련하여 채무자 회사가 채무자 조합과 사이에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고<3> 주식 매수자금을 대여한 사실은 소명되는바, 금전소비대차계약 내용에 따르면 손실 및 일부 이익이 채무자 회사에 귀속된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우리사주 취득 및 제반 사실관계에 관하여는 본안소송에서 보다 충실한 심리를 거쳐 판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채권자가 주장하는 사정 및 현재까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이 사건 우리사주 취득에 따른 손익이 채무자 회사에 귀속되어 자기주식으로 보아야 한다는 사정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4. 9. 27.
판사 김지철(재판장) 이진아 김동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