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4. 10. 14. 선고 2013가단7246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망 F(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1. 10. 20. 피고가 경영하는 G(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2012. 2. 29.까지 근무한 후 퇴직하였다.

나.

망인은 퇴직 후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지내던 중 2012. 3. 9. 02:00경 충북 청주시 상당구 소재 집에서 컴퓨터로 게임을 하다 갑작스러운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같은 날 02:14경 침대 밑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발견되었고 같은 날 02:30경 H병원에 후송되었으나 도착 전에 이미 사망하였다.

다.

망인의 사체검안서에는 직접사인 심폐정지, 중간선행사인 및 선행사인 각 미상으로 기재되어 있다.

라.

망인은 I생으로 신장 180cm, 몸무게 90kg 가량으로 신체가 건장한 편이었는데, 사망 1-2개월 전부터는 기침을 많이 하였으며, 폐에 통증이 느껴지는 등 몸이 좋지 않아 퇴직후인 2012. 3. 2. J병원을 방문하여 급성 코인두염, 상세불명의 급성 기관지염으로 5일치 약을 처방받았다.

마.

망인은 피고회사에서 RW/AGING 공정업무를 담당하였는데 RW공정은 주간작업이고 AGING공정은 야간공정작업으로서, AGING 작업장은 AGING 기계설비 자체의 온도(100℃정도) 때문에 상당히 더운 편이었다.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상 주간작업은 08:30부터 17:30까지(12:30분부터 13:30까지는 휴게시간), 야간작업은 21:00부터 06:00까지로 규정되어 있는데, 망인은 대부분 주간작업의 경우 21:30경까지, 야간작업의 경우 08:00경까지 연장근무를 하였고 2012. 1월 및 2월에는 거의 야간근무만 하였다.

바.

원고 A, B은 망인의 부모이고, 원고 C, D은 망인의 형제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 6, 8, 9호증, 갑 제10호증의 4, 을 제3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증인 K, L의 각 증언, J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피고는 비정규직으로 피고회사에 입사한 망인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준다고 기망하여 초보 작업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의 혹독한 작업을 사실상 강요하여 망인은 육체적으로 과로상태가 지속되었는데다가 피고가 약속한 3개월이 지났음에도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거부하고 타지역으로의 파견근로를 요구하는 등의 배신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결국 퇴사후 심장마비로 사망하기에 이른 것으로서, 피고는 망인의 사용자로서 망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피고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망인에게 가혹하게 근로를 시킨 불법행위를 자행하였으므로 이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위 망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그 사용자인 피고에게 민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피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행위를 하거나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인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고 그로 인하여 위 망인에게 심장마비가 발생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위 인정사실 및 위에서 든 각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망인의 업무형태나 근무환경이 일반적인 그것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거나 열악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망인은 재직기간 중 자신의 근무형태에 대하여 피고 회사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자신의 건강상태로 말미암아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다는 것을 피고 회사에게 알렸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피고회사는 야간근무를 3명이서 2주간 돌아가며 근무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였는데 망인은 다른 야간근로자들과 협의를 거쳐 본인의 희망에 따라 2012. 1.부터 연속적으로 야간근로를 하였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수도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친 후에 정식직원으로 채용되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실제로 3개월의 수습기간이 지나면 정식직원으로 모두 채용되었고 그동안 정식직원으로 채용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점, 망인이 담당하던 AGING업무가 M으로 이관되자 피고 회사는 망인에게 REWORK업무를 제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은 퇴사후에 별다른 직업 없이 집이나 피시방 등에서 상당 시간 컴퓨터 게임 등을 하면서 지냈고 사망 당시에는 그 전날 저녁 7시경부터 게임을 시작하여 심폐정지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7시간 가량 게임을 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 고의·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나 근로계약위반의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설사 피고에게 그러한 책임이 있다손 치더라도 망인의 사망이 그로 인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할 것이며 그 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모든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은 점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망인이 근로기준법 제50조에 정한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를 하였던 점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으나 이는 망인이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초과근무를 하였던 것이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수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에 따른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을 별론으로 하고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