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8조, 제27조에 의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사업주가 파산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퇴직한 근로자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이하 '체당금'이라 한다)에 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그 지급을 청구하면 그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하고,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 안에서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정부출연기관이며, 피고들(피고 H, I, J, K, L, M, N, P 제외)은Q(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피고 H, I, J, K은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였던 R의 상속인이고, 피고 L, M, N, O는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였던 S의 상속인이다.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였던 T는 2005. 6. 24. 부산지방노동청에 위 회사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을 하여 2005. 7. 25. 이를 인정받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인 피고들은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을 신청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5. 8. 12. 이 사건 회사를 대신하여 피고들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일부인 별지 기재 금원을 지급하였다.
부산지방노동청장은 2007. 10. 12. 이 사건 회사의 실질사업주인 U, T, V 등이 체당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이 사건 회사를 위장폐업하고, 이 사건 회사의근로자 명단에 허위근로자를 추가하여 체당금을 부정수급하였다는 이유로 체당금지급요건 사실확인 취소통지를 하였고, 원고는 2007. 10. 29.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 104명 전원이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은 경우에 해당된다는 사유를 들어 피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회사 근로자 104명에게 체당금반환 및 부정이득추가징수처분을 하였다.
피고들은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부산지방노동청장을 피청구인으로 하여 체당금지급요건 사실확인 취소통지에 대한 취소를 구하였으나 위 심판위원회는 2008. 4. 8. 위 청구를 기각하였다. 한편, 피고들은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원고를 피청구인으로 하여 체당금반환 및 부정이득추가징수처분에 대한 취소청구를 하였고, 위 심판위원회는 2008. 5. 13. V, T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게 한 체당금반환 및 부정이득추 가징수처분은 피고들이 사업주의 체당금 부정수급에 관여한 사실에 대한 조사나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근거 : 원고와 피고 C, E, F, G, H, I, J, K, L, M, N, O 사이에서는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자백간주 판결), 원고와 나머지 피고들 사이에서는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들에게 체당금을 지급한 원인인 도산등사실인정이 취소되어 결과적으로 피고들은 법률상 원인 없이 체당금을 수령한 것이 되었으므로 지급받은 체당금 및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민법 제745조 제1항에 의하면, 채무자 아닌 자가 착오로 인하여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 채권자가 시효로 인하여 그 채권을 잃은 때에는 변제자는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는데, 위 규정은 채무자가 아닌 제3자가 타인의 채무를 자기의 채무로 오신하고 착오로 변제한 경우 채권자가 선의로 증서를 훼멸하거나 시효완성을 방관하는 등으로 그 채권을 잃은 때에는 채권자를 위하여 착오로 변제한 변제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을 제한하는 취지의 규정이다(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17917 판결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도산등사실인정이 후에 취소됨으로써 소급하여 효력이 상실되었으므로 결국 원고는 피고들에게 체당금지급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체당금지급의무가 있는 것으로 착오하고 제3자인 이 사건 회사를 대신하여 피고들에게 체당금을 지급한 것이 되었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채권과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인데(근로기준법 제49조), 피고들은 원고로부터 체당금을 지급받아 별도로 이 사건 회사에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피고들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채권은 늦어도 원고로부터 체당금을 지급받은 2005. 8. 12.부터 3년이 되는 날인 2008. 8. 11.에 시효로 소멸하였음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이는 채무자 아닌 원고가 착오로 인하여 이 사건 회사의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권자인 피고들이 선의로 시효로 인하여 그 채권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745조 제1항 또는 위 규정의 유추적용에 따라 변제가 유효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고, 결과적으로 변제자인 원고는 채권자인 피고들에게 이미 지급한 체당금의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만일 이와 같이 해석하지 않는다면, 사업주의 위장폐업사실의 발각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당금으로 지급받은 임금과 퇴직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직한 근로자에게 그 지급을 보장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생활 안정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임금채권보장법의 근본취지에 반하게 된다). 따라서 피고들에게 체당금 반환채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경환(재판장) 장민경 허서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