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5. 1. 21. 선고 2014가단44013 판결

2014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11,945,2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3.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피고가 2009. 6. 1.부터 원고 운영의 부산 기장군 C 소재 D에서 근무하다가 2014. 3. 10. 퇴직한 사실, 위 퇴직일 당시 퇴직금의 액수가 11,945,2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2.

주장 및 판단

가.

판단 순서

원고가 퇴직금 지급채무의 부존재확인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반소로써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보되, 논리 전개상 반소 청구를 먼저 살펴본 다음 본소 청구를 살펴보기로 한다.

나.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에게 퇴직금 11,945,200원 및 이에 대하여 근로관계 종료일인 2014. 3. 10.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4. 3.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1)

퇴직금 분할약정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미리지급하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이하 '퇴직금 분할약정'이라한다)하고 위 분할약정에 따라 매월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켜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을 맺은 사실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1호증의 기재와 증인 E의 증언은 원고와의관계 등에 비추어 선뜻 믿기 어렵고,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을 맺은 사실이 있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약정은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도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이 퇴직금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한다면 이는 피고가 부당이득한 것에 해당하므로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 피고의 퇴직금 청구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위와 같은 이유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기준법 제18조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같은 법 제18조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 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지만(위 대법원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②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된바 없고, 또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할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발생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다른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4대 보험료 대납액 공제(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피고와의 퇴직금 분할약정을 전제로, 즉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청구하지 아니하는 조건으로 피고가 납부하여야 할 4대 보험료 중 근로자 부담분을 대납(이하 '보험료 대납약정'이라 한다)하기로 하고 피고를 대신하여 합계 5,040,613원을 대납하였는데, 퇴직금 분할약정이 무효로 되어 효력이 없게 된다면, 보험료 대납약정 또한 그 효력을 상실하므로, 피고는 위 대납액 상당액의 부당이득을얻게 되고 그에 따라 원고는 위 대납액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갖게 되는바,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퇴직금 지급채무에서 공제하거나 퇴직금 청구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퇴직 시 원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한 보험료 대납약정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와 피고가, 피고가 퇴직 시 원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보험료 대납약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즉, 피고가 퇴직 시 원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였다면, 이는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약정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한편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약정이 무효라고 하여, 보험료 대납약정까지 무효로 된다거나 보험료 대납약정을 사후에 취소할 수 있다고 한다면,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가 대납한 보험료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게 되고, 이는 퇴직금 사전 포기약정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결과가 되므로, 사용자에 대하여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의 퇴직금제도의 입법취지를 몰각하게 된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5다34469 판결 등 참조).

또한, 4대 보험료 중 근로자 부담분은 특별한 약정이 없더라도 관련 법령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에서 원천징수하거나 공제하여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그 금액을 지급하는 대신 관할 관청에 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해당액은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사용자인 원고와 근로자인 피고 사이에 월 급여액을 4대 보험료를 공제한 후의 고정액으로 정한 약정은 피고가 최종적으로 수령할 금액을 고정하는 방법의 특수한 임금계약일 뿐이므로 퇴직금 포기 내지 선 지급 약정이 무효라고 하여, 임금의 일부인 4대 보험료 중 근로자 부담분 해당액이 법률상 원인을 결한 이득이 된다고도 할 수 없다.

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서 있었던 이 사건 퇴직금 관련 진정사건의 조사 당시 퇴직금에서 위 보험료 대납액을 공제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위 합의에 기하여 위 보험료 대납액은 공제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보험료 대납액을 퇴직금에서 공제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피고 본인신문 결과에 별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가 입사할 당시 원고와 사이에 급여로 지급받을 실수령액에 대한 논의 외에 4대 보험료에 관한 논의는 별도로 없었던 점, 피고는 2014. 4. 16.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 조사실에서 피고와 E으로부터 원고가 피고의 근무기간 동안 피고를 대신하여 4대 보험료 중 근로자 부담분을 대납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대납액을 공제하기로 하는 합의서 초안에 서명하였다가 약 10분 후 위 대납액은 공제할 성질의 금원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근로감독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철회한 점,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장은 피고의 위 철회의사에 따라 위 대납액을 퇴직금에서 공제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미지급 퇴직금 액수를 산정한 다음 원고에게 2014. 5. 7.까지 시정할 것을 지시한 점, 원고도 이 사건에서 피고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서 보험료 대납액에 대하여 공제를 일시 합의하였다가 이를 번복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보험료 대납액의 공제에 관하여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