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4고정5250
판결선고
2015. 6. 17.
부산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산 연제구 C에 있는 의료법인 D의 대표이사로 상시근로자 674명을 사용하여 의료서비스업을 행하고 있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4. 4.경 위 사업장에서 2012. 10. 8.부터 2014. 3. 31.까지 요양보호사로 근무한 E의 2012. 10.경 연장근로수당 335,880원을 비롯하여 별지 체불금품내역 기재와 같이 합계 8,133,783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E, F, G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사업자등록증, 근로계약서, 요양사 업무지침, 요양보호사 업무일지, 간호근무표, 연차사용내역, 연차수당지급, 퇴직금 산정서, 근로소득원천징수부, 간병사 업무매뉴얼, 현장출장복명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청산의무 미이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근로자 E에게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 3시간을 모두 부여하였으므로 미지급한 임금이나 수당이 없고,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임금, 수당 및 퇴직금 등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미지급한 임금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사 포괄임금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약정이 유효하다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임금, 수당 등의 미지급 여부
휴게시간 미부여 여부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범죄사실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3시간의 휴게시간이 부여되지 않고 1시간만 부여되었으므로 나머지 2시간에 대한 임금, 수당, 퇴직금이 미지급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E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수사기록 18면)에 의하면 주간근무의 경우 1일 3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것으로 작성되어 있기는 하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요양보호사인 E은 환자의 상태, 사고예방 등을 위해 수시로 발생하는 응급콜, 호출 등을 받을 경우 즉시 휴식을 중단하고 근무에 임해왔던 점, ②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별도의 독립된 휴게장소는 없었고 요양사 업무지침(수사기록 20면)에도 '쉬는 시간에 한데 몰려 있지 말고 각자 맡은 방에서 환자의 상태에 대해 주의 깊게 살핀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업무일지에도(수사기록 24면)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병동에 상주하라는 지시가 이루어졌음이 나타나 있는 점, ④ 이러한 업무환경 속에서 E은 점심·저녁식사 시간을 포함하여 1시간 정도의 휴식만 취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요양보호사인 E의 경우 실제로 부여받은 휴게시간은 1시간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에 반하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포괄임금약정의 유효성 판단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12. 10. 8. E과 사이에,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기준으로 하되 1주일에 12시간 한도로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임금에 대해서는 '기본급 및 제수당이 포함된 포괄임금제로 하되 월임금은 1,300,000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② 위 근로계약에서는 주간근무일의 경우 07:30에 출근하여 18:30에 퇴근하는 것으로 정하였고, 주간근무자인 E도 위와 같은 형태로 출퇴근하며 근무한 사실, ③ 한편 위 근로계약서에서는 휴게시간을 시간대별로 특정하여 주간근무의 경우 총 3시간으로 명시하고 있었던 사실(근로계약서, 수사기록 18면), ④ E과 같은 요양보호사들의 경우 주간근무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따라 병실순회 및 기저귀, 시트 교체, 환자들의 목욕 및 환복, 식사 준비 및 배식, 병실정리, 환자들의 체위 변경 등 업무를 담당했던 사실(요양사 업무내용, 수사기록 제21면) 등이 인정되는바, 위 사실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E의 경우 출·퇴근 및 근로시간, 근로장소가 정해져 있고 정해진 일과에 따라 근무를 하는 것이어서 이를 감시·단속적 업무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근무 특성상 환자들의 상태를 살펴야 하고 호출이나 콜이 있는 경우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근로시간의 산정을 어렵게 하는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은 요양보호사의 근로관계에 있어 포괄임금약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금품청산 미이행 및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 유무 판단
이처럼 피고인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의 근무형태에 비추어 볼 때 포괄임금약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인이 포괄임금약정이 무효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변호인이 들고 있는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은 이 사건과 사실관계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다만 피고인이 위 포괄임금약정이 무효임을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은 양형 사유로 참작한다).
판사 김세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