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5. 19. 선고 2015가합44536 판결

주문

1.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등은 1970. 12. 29.부터 공동으로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이라는 상호로 탁주제조업을 행하는 사람들로서, 공동사업자 중 피고(선정당사자, 이하 '피고'라고 한다)가 대표권을 가지고 있다.

나.

원고는 2003. 11. 21.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여 근로하던 중 2005. 11. 1.자로 정년에 도달하게 되었는데, 원고와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는 2005. 11. 1.부터 2006. 10. 31.까지 근로계약기간 1년의 촉탁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하여 그 후 계속하여 1년 단위의 촉탁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와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는 2013. 10. 24.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원고와 피고 등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들을 통칭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고 한다)를 제출하였다.

라.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는 2014. 9. 30.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근로계약이 2014. 11. 1.자로 종료됨을 통지하였다.

마.

이후 피고 등은 2014. 11. 6. 원고에게 퇴직금 11,391,250원과 연차수당 4,882,370원을 송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3,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주위적 청구

피고 등은 2014. 10. 29. 원고에게 민주노총 조합원만 촉탁계약을 거절하면 부당노동행위의 소지가 있으니 한국노총 조합원도 촉탁계약을 거절한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 당분간 쉬고 2014. 12.부터 다시 출근하라고 말하였고, 다음 날인 2014. 10. 30.에도 원고에게 한 달만 쉬는 것으로 다시 확약을 해주었는바, 이로써 원고의 촉탁계약은 갱신되었다. 그런데 피고 등이 2015. 2. 28. 원고에게 촉탁계약 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였는바, 이러한 의사표시는 이미 구두로 갱신된 촉탁계약에 대한 해고처분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근로기준법상 서면에 의한 통지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해고 처분은 무효이다.

나.

예비적 청구

가사 촉탁계약이 갱신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에게는 정년 퇴직 후 촉탁근로계약을 반복함으로써 촉탁근로자의 계속 근로가 관행이 되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있으므로 이러한 기대권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인데, 피고 등의 원고에 대한 촉탁계약 거절은 다른 근로자의 부당해고 관련 분쟁에서 촉탁거절의 사례로 제출하기 위한 목적에 의한 것일 뿐 정당성이 없다. 따라서 피고 등의 원고에 대한 촉탁계약 거절은 사실상 해고이고, 이러한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무효이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증인 D, E의 각 증언만으로는 피고 등이 2014. 10. 29. 원고에게 당분간 쉬고 2014. 12.부터 다시 출근하라고 말하였고, 다음 날인 2014. 10. 30.에도 원고에게 한 달만 쉬는 것으로 다시 확약을 해줌으로써 원고와 피고 등 사이의 촉탁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와 피고 등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등의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4. 10. 30.경 피고 등의 계약갱신의사표시 또는 확약으로 인하여 갱신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때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는지 여부

1)

이 사건 근로계약이 약 11년간 지속되었다는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①

2013. 10. 24. 근로계약 체결시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은 종료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만 기간 만료 30일 전에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재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②

원고가 피고 등에 제출한 이 사건 각서에는 계약기간인 1년이 되는 날에는 꼭 퇴직하겠으며, 그 전에라도 회사의 형편상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직조치가 있어도 하등의 이의 없이 이를 감수하겠다고 기재되어 있다.

③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한 이후 2년 정도 지난 2005. 11. 1.경 정년에 도달하여, 그 후로는 1년 단위로 촉탁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의 고령자(55세 이상)에 해당하므로, 피고 등은 원고에 대하여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제4호).

④

원고가 수행해 온 업무는 원재료 운반, 밀가루 퍼기 등으로서 어느 정도 체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힘든 일이었는데,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 통보를 받았을 때 이미 만 64세로서 고령이었다. 그런데 청·장년의 근로자들이 힘든 일을 기피함에 따라 피고 등이 정년에 달한 종전의 근로자들을 계속하여 1년 단위로 촉탁계약을 체결하여 고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정년을 넘긴 근로자들의 나이, 건강상태 등에 따라 언제든지 촉탁계약 갱신 거절이 예정된 상태로서 근로자들도 이를 양해하고 촉탁계약 체결에 응하였다고 보인다. 따라서 건강 등에 별 이상이 없어 사실상 계속 촉탁계약이 갱신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같은 고령자가 위와 같이 체력을 필요로 하는 업무를 계속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기대권은 정년에 도달하기 전의 청·장년의 근로자가 갖는 기대권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

2)

이와 같이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4. 10. 31.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 등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 등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이 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가사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여 피고 등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갑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증인 D, E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2014. 6. 12. 이 사건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여 다발성 늑골 골절상을 입고 F병원에서 14일 동안 입원치료, 68일간 통원치료를 받았던 사실, ② 위 사고 이후에도 원고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다른 직원들의 배려 하에 재료 운반 작업 등 육체적으로 힘든 업무보다는 발효탱크 온도관리 등 비교적 힘이 덜 드는 업무에 종사하였던 사실, ③ 이 사건 사업장의 근무형태는 10명의 직원이 24시간 근무 후 교대하는 방식이었는데, 2014. 11.경부터 6명의 직원이 8시간씩 근무하는 3교대로 근무형태가 변경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장의 근무형태가 위와 같이 변경되어 더 적은 수의 직원들이 같은 시간대에 근무하게 됨으로써 원고가 더 이상 다른 직원들의 배려로 비교적 힘이 덜 드는 업무에 종사하기 어려워졌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할 경우 다시 사고를 당하거나 부상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 등이 원고의 건강상태가 더 이상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원고와의 촉탁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균철(재판장) 강주혜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