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8. 11. 선고 2015고단8707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무고

피고인은 2014. 10. 31.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서 그곳에 있는 고소장 양식을 이용하여 부동산 개발업체인 주식회사 C 대표이사 D에 대한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작성하였다.

피고인은 그 고소장의 피고소인란에 사업장을 '㈜C', 대표자를 'D', 고소내용란에 '임금청구'라고 기재하고, 같은 날 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서 고소인 진술조서를 작성하면서 '㈜C 소속 근로자로 근무 후 퇴직하였으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고소를 제기하였고, 2012. 3. 12.부터 2014. 6. 13.까지 월 150만 원으로 계산하면 40,500,000원 정도를 지급받지 못했다.'라고 진술하였으나, 사실은 피고인이 위 D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주식회사 C의 사무실 한쪽을 무상으로 사용하며 위 사무실에서 소일하게 된 사실이 있을 뿐 주식회사 C의 직원으로 고용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고소인 진술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D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하였다.

나.

고용보험법위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지급받아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주식회사 C의 직원으로 고용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처럼 위 D을 무고한 것을 기화로 2015. 4. 14.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으로부터 허위의 체불금품확인원을 발급받아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확인받고, 같은 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수급자격 인정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2015. 4. 28. 300,090원, 같은 해 5. 26. 1,050,330원, 같은 해 6. 15. 675,210원 등 3회에 걸쳐 실업급여 총 2,025,630원을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거짓으로 실업급여를 지급받았다.

2.

판단

가.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주식회사 C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이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 투자자, 감사 등이었던 증인 E, D, F, G의 각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2. 3. 12.부터 2014. 6. 13.까지 주식회사 C의 사무실에서 위 회사의 대외문서, 품의서, 계약서 등을 컴퓨터로 작성하는 서류업무와 사무실 청소, 점심 식사 후의 설거지 등의 일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증인 E, D, G는 피고인이 위와 같이 주식회사 C의 업무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주식회사 C의 사무실을 함께 쓰는 입장에서 자신들의 일을 도와준 것뿐이라는 취지의 진술도 하였는바, 실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주식회사 C의 사무실에서 소일하며 위 업무를 도와준 것뿐인지 본다.

위 증인들의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증인 H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진술조서(제1회) 및 수사자료입수보고 등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2년이 넘게 주식회사 C의 사무실을 거의 매일 출근을 하였는데, 피고인이 다른 일을 하거나 생계유지 수단을 찾지 않은 채 단순히 위 회사 사무실에 소일하기 위하여 출근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점, ② 피고인이 위 회사에서 G나 D 등의 지시를 받아 서류 업무를 하거나 심부름을 하였으며, 외부에 보내는 공식적인 문서에는 피고인의 서명을 받기도 한 점, ③ 피고인이 출근을 할 당시 주식회사 C는 건설 시행 업무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 이를 도모·준비하는 단계여서 전체적으로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설령 피고인이 하는 업무가 많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단순히 도와준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E, D, G는 모두 투자자 내지 임원의 지위에 있었고, 직원으로는 경리 업무를 보던 H만 있었을 뿐이므로, 피고인이 위 회사의 잡무를 많이 처리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부산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서 피고인에 대한 미지급임금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였는데, 피고인이 적어도 그 정도 수준의 업무는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주식회사 C의 정식 직원이었던 H도 D과 구두로만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급여도 D과 협의하여 결정하였으며, D이 급여를 1년가량 미지급하면서 추진하던 사업이 성공하면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얘기하였다는 것인바, 피고인 역시 D과 그 전에 같이 일하였던 관계로 주식회사 C에서 계속 일하게 된 것이고, D이 피고인에게 사업이 잘 되면 일정 금원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는바, H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었고, 일정 급여를 일부 지급받았다는 것 외에는 근로 조건에 있어 피고인과 H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이 그동안 임금 지급을 요구하지 않은 이유가,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었던 H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던 상황에 임금 지급을 요구하기 어려웠다는 것인바, 피고인의 그와 같은 주장이 그리 비합리적이거나 이유 없지 않은 점, ⑥ 피고인이 주식회사 C의 직원이 아니라는 위 E, D, G의 각 진술은 피고인이 위 회사에 정식으로 채용되거나 근로계약을 체결한 직원이 아니라는 취지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주식회사 C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든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주식회사 C에서 사용자인 D 등에 종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3)

따라서 피고인이 주식회사 C의 근로자가 아님을 전제로 한 이 사건 무고 및 고용보험법위반의 공소사실은, 그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 공시 취지의 선고는 하지 아니한다.

판사 허선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