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3. 30. 선고 2015고정2088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2. 12. 27. 오전 무렵 부산 이하 불상지에서 피해자 C으로부터 D노동조합 취업 경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E에게 전달해준다는 명목으로 600만 원을 피고인의 계좌로 송금받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그 무렵 신한카드 대금의 변제 등에 임의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2.

판단

민법 제746조에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뜻은 급여를 한 사람은 그 원인행위가 법률상 무효임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고, 또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이 자기에게 있다고 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어서 결국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갑이 을로부터 제3자에 대한 뇌물공여 또는 배임증재의 목적으로 전달하여 달라고 교부받은 금전은 불법원인 급여물에 해당하여 그 소유권은 갑에게 귀속되는 것으로서 갑이 위 금전을 제3자에게 전달하지 않고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6도9488 판결,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도275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12. 10.경 친척인 E으로부터 D노조에 로비를 하여 취직을 시켜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사실, ② 피고인은 2012. 12. 중순경 피해자 C에게 'D노조에 취업자리가 있으니 3,800만 원을 주면 아는 사람을 통해 취업을 시켜주겠다'고 말하여 그 무렵 피해자로부터 합계 3,800만 원을 송금받은 사실, ③ 그러나 피고인은 E에게 3,200만 원만 송금하고 나머지 600만 원은 임의로 소비한 사실(피고인은 2013. 1. 중순경 E에게 나머지 600만 원을 검은 봉투에 싸서 현금으로 주었다고 주장하나, E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현금 600만 원을 건네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④ E은 2015. 5. 28. 부산지방법원에서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D노조 취업알선 명목으로 3,2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내용의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사실 등이 인정된다.

위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건네받은 3,800만 원 중 600만원을 C에게 전달하지 아니하고 자신이 사용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처럼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취업에 관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는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여 이익을 취득하는 것으로써 근로기준법 제9조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앞서 본 법리에 의할 때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지급한 3,800만 원은 불법원인급여물에 해당하여 그 소유권은 피고인에게 귀속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이 위 3,800만 원 중 600만 원을 자신이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세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