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5. 8. 21. 선고 2015노1025 판결

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은 비의료인인 피고인 B이 부산 해운대구 I, 401호에 있는 J치과의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개설한 주체가 된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치과의사인 피고인 A, C은 사실상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관여한 바가 없고 피고인 B이 전적으로 병원의 경영을 담당하였으며 직원들로부터 '경영 원장'이라는 직함으로 불린 점, 피고인 B은 조세범처벌법 위반 사건에서 자신이 이 사건 병원의 실질적인 운영자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인 B과 C은 부부관계이며 각자의 재산을 별도로 구분하여 관리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 B이 이 사건 병원의 수입 및 지출의 관리업무까지 담당하였으므로, 피고인 B은 적어도 피고인 C과 공동으로 이 사건 병원의 개설비용을 부담하였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이 나머지 피고인들과 공동으로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하여 의료법을 위반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의료의 적정을 기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 구 의료법(2007. 1. 3. 법률 제82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2항[현행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의료기관 개설자의 자격요건에 대하여 정하고, 같은 법 제66조 제3호[현행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는 이에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입법 취지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7245 판결 참조). 위 규정에 의하여 금지되는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비의료인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 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7388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건대,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면서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심 증인 G, H는 피고인 C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투자 및 수익조건을 정하여 이 사건 병원을 동업으로 운영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공판기록 제90, 116정), 원심 증인 N 또한 피고인 C의 제안으로 이 사건 병원에서 봉직의로서 근무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공판기록 제126정), 국세청 직원인 원심 증인 M은 의사들이 '자기들은 피고인 C하고 당초에 이야기가 되어서 여기에 왔지, 피고인 B은 여기에 와서 알았다'라는 식으로 말하였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제82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병원은 피고인 C 및 다른 의사들이 직접 개설하여 운영하게 된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인 B이 개설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② 피고인 C은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한 후 의사로서 실제로 환자들을 진료한 바 있고, 다만 출산 및 질병 등으로 인하여 꾸준히 근무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 B은 이 사건 병원을 주도적으로 개설하고 가장 많은 자금을 출연한 피고인 C의 남편으로서 이 사건 병원의 경영 및 행정 등 운영에 전반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바, 위 두 사람이 부부관계라는 특수성, 피고인 C이 출산 및 질병 등으로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점 및 다른 의사들이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병원 운영에 전반적으로 개입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피고인 B의 행위가 이례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하면서 피고인 C이 부담하기로 한 비용을 피고인 B의 돈으로 출연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는 점, ⑤ 피고인 B이 부산지방법원 2014노1497 조세범처벌법 위반 사건에서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면서 일부 매출액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종합소득세를 포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아 2014. 11. 28.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나, 위 조세포탈은 피고인 B이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진료비를 수취하는 방법으로 진료수입금을 관리하면서 발생한 점, 피고인 B이 이 사건 병원의 개설명의인인 피고인 C과 부부로서 경제적 동일체 관계에 있어 실질적으로 공동으로 과세의무를 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이 조세범처벌법위반으로 처벌받았다고 하여 곧바로 이 사건 의료법 위반 행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⑤ 이 사건 병원의 봉직의였던 L가 피고인 A, B을 상대로 제기한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3가합2695호 약정금 청구 사건에서 B이 L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한 L의 청구에 대하여 위 법원은 B이 L를 포함한 이 사건병원의 봉직의들과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L의 B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B이 이 사건 병원 개설의 주체가 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김태진 안현진

각주1) 이 사건 병원의 봉직의였던 L가 피고인 A, B을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라고 주장하며,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및 퇴직금 등을 청구한 사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