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이 현대건설 주식회사(이하 '현대건설'이라고 한다)로부터 수급받은 내부공사 중 벽체공사를 건설업 면허 없이 건설업을 영위하는 F에게 하도급한 사실은 있으나, F이 사용한 근로자들에 대한 일당은 현대건설이 직접 지급하기로 협의가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F이 노임명세서를 명확하게 작성하지 않는 바람에 현대건설로부터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그에 따라 피고인에게는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벌금 3,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직상수급인으로서 하수급인인 F이 사용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이 운영한 D 주식회사(이하 'D'이라고 한다)는 F과 사이에 인건비 공사계약을 체결하며 공사비 총액을 미리 정하지 아니하고 공사진행 사항에 따라 공사완료 후 D과 F이 실 시공물량을 실측하여 기성노임을 조정하고 D은 매월 1회 기성검사를 하여 단가에 따른 공사금액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2013년 10월분부터 F이 사용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은 F이 출력일보를 작성하여 D에 전달하면, D이 이를 바탕으로 현대건설에게 임금 지급을 요청하여 현대건설에서 근로자들에게 입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급되었다.
F은 특별사법경찰 피의자신문 시 2013년 11월분까지의 임금은 모두 지급받았으나 2013년 12월, 2014년 1월분의 임금은 D에서 현대건설에 F이 작성한 작업일보와 다르게 청구하였고, 2014년 2월분은 현대건설에 청구하지도 않았으며, 이후에도 D은 F에게 하도급한 부분에 하자가 발생하였다며 임금 지급을 거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F이 D에서 근무하는 경리에게서 받았다는 2013년 12월부터 2014년 2월까지의 출력일보는 매일 근무한 근로자와 작업장소 및 작업내용이 상세히 기재된 것으로 실제 작업내용과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 출력일보와 피고인이 제출한 2013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의 작업자출력일보 및 D이 현대건설에 청구한 노무비 청구내역서의 기재가 모두 다르고, 2013년 12월분 노무비 청구내역서의 경우 청구금액과 지급예정액이 다르며, 2014년 2월분의 경우 노무비 청구 내역서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D은 현대건설에게 F에 대한 2013년 1월분 노무비 청구 내역서에 따른 임금 14,000,000원 중 2,500,000원은 대체 인원 숙소비 및 경비로 필요하므로 피고인 개인의 은행계좌로 송금하여 달라는 문서를 송달하기도 하였다.
F이 사용한 근로자 대표 J 명의로 현대건설에게 '임금 지불에 대한 확약서'가 제출되었고, 이에 위 근로자들 모두가 2014년 1월분까지의 노임을 F으로부터 지급받았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위 확약서의 서명과 'F 팀 1월 노무비 청구내역서'의 서명이 모두 다르다. 이에 대하여 근로자인 L은 특별사법경찰에서 위 'F 팀 1월 노무비 청구내역서'의 서명은 일부 노무비를 지급받았다는 취지로 서명을 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위 문서 하단의 '노임 이의 없음' 부분은 자신들이 서명한 이후 부가된 것으로 보이고, '임금지불에 대한 확약서'의 서명은 자신의 서명이 아니라고 진술한다. 또한 G도 특별사법경찰에서 '임금 지불에 대한 확약서'의 서명은 자신의 서명이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고, 특별사법경찰과의 전화통화에서 근로자 K, I, H, L은 '임금 지불에 대한 확약서'는 알지 못하는 문서로 그 서명은 자신의 서명이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위 '임금 지불에 대한 확약서'는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라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09조는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그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이를 위반한 직상 수급인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취지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직상 수급인은 자신에게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하 수급인의 임금 미지급으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책임을 부담하는바(헌법재판소 2014. 4. 24. 선고 2013헌가12 전원재판부 결정, 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3도8417 판결 취지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가사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F이 노임명세서를 명확하게 작성하지 않는 바람에 D이 현대건설에게 정확한 노무비를 청구하지 못하여 현대건설로부터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F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데에 책임이 있다면, 그 직상 수급인인 피고인은 자신에게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하수급인인 F의 임금 미지급에 대한 임금 지급 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회복을 전혀 하고 있지 않은 점, 피고인은 동종 범죄인 근로기준법위반죄로 1차례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받은 것을 포함하여 10차례나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피고인이 근로자들과 합의하지 못하여 근로자들 모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점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정철민(재판장) 김두홍 강윤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