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9. 8. 21. 선고 2016가합48894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106,468,627원, 원고 B에게 69,312,418원, 원고 C에게 69,312,418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6. 8. 17.부터 2019. 8. 2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주식회사 E(이하 '피고 E'이라고 한다)은 F(대표자 G)로부터 부산 사하구 H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신축공사'라고 한다)를 수급받은 시공사이고, 피고 D은 피고 E의 피용자로서 이 사건 신축공사의 현장업무를 총괄하여 관리한 현장소장이며, 원고들은 이 사건 신축공사 현장 바로 옆 부산 사하구 I에 소재한 J어린이집(이하 'J어린이집'이라고 한다) 뒤편 보일러실 가건물(이하 '이 사건 가건물'이라고 한다) 철거작업을 하다가 2016. 8. 17. 사망한 K(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처와 자녀들로서 공동상속인이다.

나.

이 사건 가건물 일부는 이 사건 신축공사의 도급인인 F 대표자 G 소유의 토지 지상에 건축되어 있었다. 피고 E은 2016. 7. 6.경부터 2016. 8. 12.경까지 이 사건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등을 만들기 위한 터파기공사(이하 '이 사건 터파기공사'라고 한다)를 진행한 다음 2016. 8. 12. 어린이집 원장 L에게 이 사건 가건물을 철거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L는 과거 이 사건 가건물을 건축한 M에게 철거작업을 의뢰하면서 남자 인력 1명을 더 충원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M은 인력사무소를 통하여 망인을 소개받아 망인과 함께 철거작업을 수행하기로 하였다.

다.

망인과 M은 2016. 8. 17. 07:00경부터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을 시작하여 2016. 8. 17. 11:30경 철거작업 대부분을 완료하였다. 망인과 M이 점심을 먹은 다음 이 사건 가건물로 돌아와 L에게 철거작업 현황을 보고하자 L는 이들에게 철거 현장에 잔존한 폐기물을 J어린이집 정문으로 운반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망인과 M, L 등은 폐기물 운반 작업을 진행했는데, 망인이 혼자서 이 사건 가건물 철거 장소에서 폐기물 운반을 준비하던 2016. 8. 17. 13:24경 가건물과 이 사건 신축공사 현장 경계에 서 있던 조적벽(높이 3.5m, 폭 18m, 이하 '이 사건 조적벽'이라고 한다)이 붕괴되면서 부서진 조적벽 파편 일부(무게 약 200~250kg 추정)가 망인의 가슴 부위 위로 떨어졌다.

라.

망인은 부산대학교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2016. 8. 17. 14:08경 흉부 압착으로 인한 다발성 늑골 골절상을 입고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조적벽이 붕괴되어 망인이 사망한 일련의 과정을 통칭하여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마.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부산지방검찰청은 2017. 6. 1.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 E과 피고 D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의 공소사실로 각 기소하고, 피고 D을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의 공소사실로 기소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고 한다). 부산지방법원은 2018. 9. 14. 피고 E과 피고 D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여 피고 E에 대하여 벌금 2,000만 원, 피고 D에 대하여 벌금 500만 원을 각 선고하였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D이 산업안전보건법 소정의 조치를 취한 상태에서 이 사건 신축공사를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을지도 모른다는 상당인과관계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는 확신을 주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피고 D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17고단2838호),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 E과 피고 D, 검사가 각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9. 4. 26.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고(부산지방법원 2018도3564호),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상고심 법원은 2019. 7. 11. 상고기각판결을 선고함으로써(대법원 2019도5798호) 관련 형사사건 제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 요지

가.

원고들

이 사건 신축공사의 현장소장인 피고 D은 이 사건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조적벽이 붕괴될 위험에 대비하여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제3항을 위반하였고, 위와 같은 피고 D의 위법 내지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망인이 사망하였으므로, 망인의 공동상속인인 원고들에게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그리고 피고 E은 피고 D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의하여 망인의 공동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이 사건 신축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피고 D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피고 D과 공동하여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

나.

피고들

이 사건 사고는 망인과 M이 이 사건 가건물을 철거함으로써 이 사건 조적벽을 지탱해 오던 힘이 소멸되어 발생한 것인데, 피고 D이 이 사건 신축공사의 현장소장으로서 공사현장을 감독함에 있어 위와 같은 원인으로 조적벽이 무너질 것을 예상할 수 없었고, 또 이러한 사고까지 대비하여 안전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까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 D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없고, 나아가 피고 E에게 사용자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관련 법리

1)

불법행위에 따른 형사책임은 사회의 법질서를 위반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행위자에 대한 공적인 제재(형벌)를 그 내용으로 함에 비하여, 민사책임은 타인의 법익을 침해한 데 대하여 행위자의 개인적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피해자에게 발생된 손해의 전보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고 따라서 손해배상제도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것이므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침해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형사책임과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6713 판결 등 참조).

2)

그리고 민사상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으로서의 과실은 이른바 추상적 과실만이 문제되는 것이고 이러한 과실은 사회평균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그러나 여기서의 '사회평균인'이라고 하는 것은 추상적인 일반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의 구체적인 사례에 있어서의 보통인을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253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인정사실

갑 제9, 11, 12, 1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발생일인 2016. 8. 17. 시간대 별로 본 이 사건 사고 발생 과정은 아래와 같다.

㉮

07:00경, 망인과 M이 이 사건 가건물 인근에 도착하였다.

㉯

07:00경부터 11:30경, M은 피고 D이 이 사건 가건물에 스프레이를 이용하여 표시한 절단 부분을 톱 등을 이용하여 절단하였다.

㉰

12:30경, M은 망인과 함께 점심을 먹은 후 피고 D에게 이 사건 가건물 절단 작업이 완료되었음을 알렸고, 피고 D은 이를 확인하였다.

㉱

13:00경, L의 요청으로 망인과 M은 이 사건 가건물 철거 폐기물을 J어린이집 정문으로 옮기는 작업을 실시하였다.

㉲

13:20경, 망인과 M, L 등은 각 한 차례씩 이 사건 가건물 철거 폐기물을 J 어린이집 정문으로 옮겼고, 이후 망인이 먼저 이 사건 가건물 철거 장소로 가 폐기물 운반을 위한 작업을 하던 중 이 사건 조적벽이 붕괴되었다.

②

피고 E은 이 사건 신축공사 현장에서 2016. 7. 6.경부터 2016. 8. 12.경까지 터파기 작업을 진행하였고, 2016. 8. 17. 07:00경부터 09:00경까지 소형굴삭기를 이용하여 이 사건 조적벽과 직각을 이루는 방향의 토사를 제거·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소형굴삭기 작업을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갑 제12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는 중대재해조사를 위하여 이 사건 사고 현장을 방문한 다음 피고 E의 관계자로부터 위 ②사실을 청취한 후 이를 토대로 재해조사 의견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③

M은 2016. 8. 17. 이 사건 가건물을 철거작업을 시작하기 전 피고 D에게 가건물의 철거 범위를 문의하였고, 피고 D은 스프레이를 이용하여 가건물의 절단 범위를 표시해 주었다.

④

피고 D은 이 사건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제3항이 정한 바에 따라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상태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굴착방법 및 순서, 토사반출 방법 등에 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의 인근에서 굴착·항타작업 등으로 침하·균열이 발생하여 붕괴의 위험이 예상될 경우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하여 근로자 등에게 미칠 위험성을 미리 제거하는 등의 안전조치(이하 '이 사건 안전조치'라고 한다)를 하지 않았다.

⑤

당초 이 사건 신축공사 부지와 이 사건 조적벽 사이에 있던 토사의 현황은 아래 영상(왼쪽)과 같은데, 이 사건 터파기 공사 과정에서 이 사건 조적벽 인근에 있던 토사들 중 상당량이 제거되었고,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이 사건 신축공사 현장의 토사는 아래 영상(오른쪽)과 같이 조적벽이 있던 방향으로 경사를 이루며 쌓여 있었다.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신축공사의 현장책임자인 현장소장 피고 D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인 이 사건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법령상 내지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D은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에 기하여, 피고 D의 사용자인 피고 E은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에 기하여 망인 및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공동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다.

①

이 사건 가건물에 대한 철거작업은 피고 E의 요청으로 인하여 진행되었고, 특히 피고 D은 2016. 8. 12. 직접 L에게 이 사건 가건물 철거할 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피고 D은 이 사건 사고 당일인 2016. 8. 17. 이 사건 가건물로 와 이 사건 가건물의 철거 범위를 지정해 준 바도 있다. 따라서 피고 D은 2016. 8. 17. 이 사건 조적벽 바로 옆에서 이 사건 가건물에 관한 철거공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신축공사와 결부된 이 사건 가건물 철거 작업에도 일부 개입하였다.

②

피고 D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부터 이 사건 가건물이 있던 장소를 수회 걸쳐 출입하였던바, 이 사건 조적벽과 이 사건 가건물의 인접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고, 이 사건 터파기공사 현장을 감독하는 과정에서 터파기 공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조적벽 방향으로 외력이 가해진다는 것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터파기공사가 진행되기 전과 후 그리고 이 사건 가건물이 철거되기 전과 후의 이 사건 조적벽의 개괄적인 역학도는 아래 영상과 같다. 이 사건 터파기공사에 의하여 이 사건 조적벽과 인접한 부위(특히 조적벽 상부)의 토사가 상당수 제거되었는데, 위와 같이 토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중장비를 이용하여 이 사건 조적벽 반대 방향에서 조적벽 방향으로 토사를 퍼내는 공정이 수반되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공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조적벽에 대하여 J어린이집 방향으로 가해졌을 외력은 상당했을 것이고, 이 사건 터파기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이 사건 조적벽이 조금씩 J어린이집 방향으로 기울어지다 이 사건 사고 당일에는 조적벽이 더 이상 누적된 기울기를 버티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조적벽에 대한 붕괴방지 조치 미실시에 기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이 사건 조적벽 방향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이 사건 사고 당일 아침에도 이 사건 신축공사 부지에는 포크레인 작업이 진행된 바 있고, 이로 인하여 지면에 가해진 진동 등의 충격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다). 반면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에 대형장비를 이용하지 아니한 점, 이 사건 가건물의 주요 구조체는 샌드위치 패널로 가건물이 이 사건 조적벽을 지지하는 힘이 상당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가건물의 철거 범위가 1m 내외인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이 이 사건 조적벽 붕괴에 미쳤을 영향은 미약했을 것으로 보인다.

④

이 사건 터파기공사 일부를 담당했던 포크레인 기사 N는 터파기공사를 진행하면서 이 사건 조적벽 방향의 경사진 면에 대하여는 토사제거 작업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그 이유는 '피고 D이 장비를 가지고 손을 대면 반대쪽으로 옹벽이 넘어갈 수가 있어서 아예 손대지 말하고 하였기' 때문이라고 진술하였고(갑 제12호증의 12), 피고 D도 위와 같은 지시를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갑 제12호증의 20). 이 사건 신축공사 현장에서 신축공사 도급인의 대리인 자격으로 신축공사 작업에 관여하였던 이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피고 D이 자신에게 '이 사건 가건물 철거 작업이 완료되면 이 사건 조적벽 인근에 안전펜스를 시공할 것이다(J어린이집 쪽을 보강할 것이다). '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갑 제12호증의 21).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D으로서도 이 사건 터파기 공사로 인한 이 사건 조적벽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터파기공사의 공정 및 그에 따른 역학구조, 이 사건 가건물 철거작업 사실과 이 사건 조적벽의 상태를 알고 있었던 피고 D의 이 사건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발생한 사고로 봄이 상당하다(설령 망인과 M이 시행한 이 사건 가건물 철거 작업이 이 사건 조적벽 붕괴에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는 피고 D의 이 사건 터파기공사 과정에서의 이 사건 안조조치 미이행 부분과 망인 및 M의 이 사건 가건물 철거 작업 과정에서의 보완조치를 병행하지 아니한 안전조치 미이행 부분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P 주식회사는 이 사건 가건물이 철거됨으로 인하여 부실한 상태에 있던 이 사건 조적벽이 위 가건물의 지지력을 상실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바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가건물의 주요 구조체는 샌드위치 패널인바, 가건물의 지지력만으로 상당한 토압을 받던 이 사건 조적벽을 지탱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이 사건 터파기공사로 이 사건 조적벽 상·하부에 있던 상당한 양의 토사가 제거된 것으로 보이는데, 토사 제거 과정에서 이 사건 조적벽에 대하여 J어린이집 방향으로 직접 가해졌을 외력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보고서에는 이 사건 터파기 공사로 인하여 발생하는 외력과 이 사건 조적벽이 기울어짐에 따라 작용하는 중력 등의 자연력에 관한 어떠한 고려나 기재도 발견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위 보고서에 기재된 사고원인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⑥

관련 형사사건 재판결과 피고 D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의 공소사실이 무죄로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역시 앞서 본 바와 같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형사책임과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하고,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나,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는 것이고, 더욱이 형사재판에서의 유죄판결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거능력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입증이 있다는 의미인 반면, 무죄판결은 그러한 입증이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공소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도 아니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다27055 판결 등 참조).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 판단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는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업무상 과실치사죄의 구성요건으로서 피고 D의 이 사건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예견가능성에 대한 입증의 관점에서 공소사실을 판단한 것이지 변론주의와 처분권주의 원칙 등에 따라 민사상 불법행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피고 D의 위법·과실의 존부에 관하여 판단한 것은 아니다.

다.

책임의 제한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이 사건 신축공사 현장 상황과 이 사건 조적벽의 상태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가건물 철거 장소로 들어갔고, 이 사건 가건물 철거 작업 과정에서 조적벽 보완을 위한 안전조치를 병행하지 않고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망인은 안전모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던 잘못이 있는바, 이러한 망인의 과실도 이 사건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들이 배상해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4.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이하에서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모두 배척하는 취지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7호증의 각 기재,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가.

망인의 손해

1)

재산상 손해

가)

장례비: 3,000,000원

나)

일실수입: 233,110,929 원

(1)

생년월일 및 성별: Q생, 남자

(2)

가동기간: 만 60세가 되는 해의 마지막 날인 2026. 12. 31.까지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망인은 주식회사 R(이하 'R'이라고 한다)의 직원이었던 사실, R의 사원의 정년은 60세이고, 정년퇴직일은 정년에 해당하는 년말일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가동기간을 위와 같이 본다(다만, 망인의 만 60세를 초과하는 가동기간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증명이 없는바, 이는 별도로 참작하지 아니한다).

(3)

소득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발생 전인 2016. 1. 1.부터 이 사건 발생 당일인 2016. 8. 17.까지의 기간 동안 R로부터 받은 총 보수는 26,495,268원에 이르는바, 망인의 보수는 월 평균 3,503,903원[= {(26,495,268원 / 2016. 1. 1.부터 이 사건 발생 당일인 2016. 8. 17.까지 일수 230일) × 365일} ÷ 12개월]이다.

(4)

생계비 공제: 소득의 1/3

(5)

계산: 아래 표 기재와 같다.

(1)

망인은 2008. 5. 2. R에 입사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까지 8년 3개월 근속하였고, 망인의 보수는 월 평균 3,503,903원이며, 원고들은 R로부터 망인의 퇴직금 28,907,199원[= (3,503,903원 × 8년) + {3,503,903원 × (3 ÷ 12)년}]을 수령하였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망인은 2026. 12. 31.까지 R에 근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예상근속기간 18년 7개월). 따라서 망인의 일실퇴직금을 정년시 예상퇴직금 현가에서 사고시의 계산상 퇴직금을 공제한 금액에 노동능력상실률을 곱하는 방식으로 월할 계산하면 14,022,591원이 된다.

(2)

계산

①

정년퇴직시예상퇴직금 65,114,197원[= (3,503,903원 × 18년)+ {3,503,903원 × (7 ÷12)년}]

②

예상퇴직금의 이 사건 사고 당시 현가 42,929,790원(= 65,114,197원 × 0.6593)

③

퇴직금 공제 후 예상퇴직금 14,022,591원(= 42,929,790원 - 28,907,199원)

라)

책임제한: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피고들의 책임을 7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2)

정신적 손해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이 사건 사고 직후 망인이 바로 구조를 받지 못한 사정,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결과의 중대함, 망인의 나이, 성별, 직업, 가족관계 등 이 사건 변론 전체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참작하여 망인의 위자료는 50,000,000원으로 정한다.

3)

소결론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재산상 손해는 175,093,464원[= (장례비 3,000,000원 + 일실수입 233,110,929원 + 일실퇴직금 14,022,591원) × 책임제한 70%]이고, 망인의 위자료는 50,000,000원이다.

나.

상속

1)

상속대상금액: 망인의 재산상 손해 175,093,464원, 망인의 위자료 50,000,000원

2)

원고들의 각 상속분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의 상속비율은 3/7이고, 망인의 직계비속인 원고 B, 원고 C의 상속비율은 각 2/7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계산

가)

원고 A은 망인의 재산상 손해 75,040,056원[= 망인의 재산상 손해 175,093,464원 × 상속비율 (3/70)], 망인의 위자료21,428,571원[= 망인의 위자료 50,000,000원 × 상속비율 (3/7)] 합계 96,468,627원을 상속한다.

나)

원고 B, 원고 C은 망인의 재산상 손해 50,026,704원[= 망인의 재산상 손해 175,093,464원 × 상속비율 (2/7)], 망인의 위자료14,285,714원[= 망인의 위자료 50,000,000원 × 상속비율 (2/7)] 합계 64,312,418원을 각 상속한다.

다.

원고들의 손해

원고 A은 남편을, 원고 B, 원고 C은 아버지를 이 사건 사고로 각 잃게 됨으로써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인정되므로,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 등 변론 전체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참작하여 원고 A의 위자료는 10,000,000원, 원고 B, 원고 C의 위자료는 5,000,000원으로 각 정한다.

라.

소결론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106,468,627원(= 망인의 재산상 손해 상속분 75,040,056원 + 망인의 위자료 상속분 21,428,571원 + 원고 A의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B에게 69,312,418원(= 망인의 재산상 손해 상속분 50,026,704원 + 망인의 위자료 상속분 14,285,714원 + 원고 B의 위자료 5,000,000원), 원고 C에게 69,312,418원(= 망인의 재산상 손해 상속분 50,026,704원 + 망인의 위자료 상속분 14,285,714원 + 원고 C의 위자료 5,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6. 8. 17.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8.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된 것)]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욱진(재판장) 박가연 주문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