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원고는 ○○○○(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의 생산총괄이사로 일하던 중, 2016. 5. 18. 19:50경부터 두통, 구토가 계속되어 01:20경 ○○대학교 부속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급성뇌경색(이하 '이 사건 질병'이라고 한다)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2016. 12. 14.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 최초요양급여를 신청하였는데, 피고는 2017. 4. 28. MRI상 뇌경색이 보이지 않고, 뇌경색 업무와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7. 4. 28. 원고에게 한 요양급여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내지 33호증, 을 제2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소외1의 증언, 이 법원의 ○○대학교 부속 ○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이 법원의 ○○대학교 ○○병원장, ○○○○협회 ○○○학회, ○○○○협회 ○○○○○학회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업무상 질병'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위험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으로서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한편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 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두5695 판결, 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원고가 2016. 5. 19. 이 사건 질병인 뇌경색이 발병한 사실은 넉넉히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고의 기존 질병인 고혈압 또는 이상지질혈증을 자연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켜 이 사건 질병에 이르렀다고 보기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질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기왕증과 건강관리 상태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질병의 주요 위험요소로서 원고가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던 기왕증이 자연경과적으로 악화되어 이 사건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볼 개연성이 상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질병이 발생한 시점에 만 54세 10개월이 경과한 상태였고, 진단시점으로부터 8년 전인 2008년부터 2011년, 2014년경에도 이상지질혈증이 의심되어 정밀검사를 받을 것이 권고되었음에도 이상지질혈증으로 특별히 치료받거나 약을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건강검진시 2008년부터 혈압관리를 권고받았고, 2011년, 2012년, 2014년에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15년 10월 이후 이 사건 질병 발병 이전 불상의 시기에 고혈압 질환도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흡연은 혈관질환의 주요한 위험인자인데, 원고는 약 20년간 반 갑에서 한 갑 사이로 흡연습관을 지속하였고, 이 사건 질병 발병 6개월 정도 전에야 금연을 시작하였다고 보인다.
원고는 오래 전에 이상지질혈증 의심 판정을 받아 정상인 상태의 사람보다 혈전 등이 발생하기 쉬워 뇌경색의 가능성이 월등히 높았으나, 위 질환의 뚜렷한 증상이 없어 간과하고 이를 관리하거나 체중조절이나 운동 등을 꾸준히 하지 않았다. 아울러 원고는 2015년 정도까지 상당한 정도로 흡연을 계속한 데다 그 무렵 고혈압까지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나이가 뇌경색이 호발하는 50대였던 점과 앞서 본 의학적 소견을 고려하면, 기존 질환인 이상지질혈증과 고혈압의 자연경과적인 악화만으로도 이 사건 질병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인다.
원고의 근무시간이 4주 평균 62시간에 가깝고, 입사 후 6주 평균 63시간을 초과하는 등 입사 후 다소 과로한 사정은 보인다. 그러나 원고의 경력, 업무내용, 업무시간 등을 종합하면, 이로 인하여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이 급격히 악화될 정도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이 사건 사업장에 대표가 상시적으로 머무르지 않고, 대표의 부재시에는 원고가 대표의 업무를 하였으며, 단거리 출장 업무도 빈번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상급자의 면밀한 감독을 받지는 않았다고 보이고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할 여지도 있었다고 보인다.
원고가 장거리 출장을 할 때에는 원고의 하급자와 동행하였고 원고가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휴식을 취하는 패턴을 유지하였다. 원고의 출근시간은 일정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업무시간의 예측이 불가능하다거나, 야간이나 교대제 근무를 한다거나,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되는 등 위험요소가 가중되는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품질관리업무, 생산업무 등을 주로 하였고, 이전에도 수차의 이직을 통하여 고위관리자로 근무한 경력까지 있어, 이 사건 사업장에 신규로 일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업무의 특질이 크게 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제조업의 품질관리 업무에 전문성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업장에 부임한 달에 불량률이 상승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경력에 비추어 보면 이를 관리하고 대처할 노하우가 충분히 있었다고 보이고, 갓 부임한지 얼마 안 된 원고에게 단독으로 책임을 지운 사정도 보이지 않고 실제로 원고가 이로 인하여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불량률의 상승으로 단기간에 크게 스트레스가 증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품질관리업무와 생산, 영업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고위 관리직을 선택하였을 때 그 업무의 특징과 정도를 예상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일한 지 6주 밖에 지나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재직 기간 동안 특별히 사업장 대표자로부터 영업실적에 대한 과도한 압박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오히려 원고 스스로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인간관계에서 크게 문제를 느끼지 않는 등 잘 적응하고 있었던 상태였고, 갑 제1호증을 작성한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자가 원고의 주장과 동일한 업무시간과 스트레스 요인을 그대로 인정해 주는 등 원고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장에서 원고가 받은 스트레스가 단기간에 혈압, 뇌혈관 등에 영향을 줄 정도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업무시간이 다소 장기간이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업무시간은 이 사건 당시 시행되던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2016. 7. 1. 개정된 구 고용노동부 고시 제2016-25호)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 일한 지 6주 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였고, 그 이전 직장에서 이 사건 사업장 출근 전까지 원고가 약 4주간의 휴식을 취하였다고 보인다.
앞서 든 원고의 업무 강도나 스트레스의 정도, 건강검진에서의 권고 내용을 참작하고, 통상 과로로 인하여 발병하거나 촉발되는 고혈압이 누진적이고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6주 동안의 근무시간이 다소 장기였다는 것만으로,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업무로 인하여 원고에게 고혈압이 발병하였거나 자연경과적인 속도보다 빨리 고혈압이 발병하여 이 사건 질병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