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부산 부산진구 D에서 상시 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E'이라는 상호로 의류소매업을 하는 사용자이다(피고는 2006년부터 본인 이름의 사업자 명의로 위 E 옷가게를 운영해오다가 2009. 5.경부터 남편인 제1심 공동피고 C 이름으로 사업자 명의를 변경하여 위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위 E 옷가게에서 2006. 6. 28.경부터 2016. 4. 7.까지 의류 판매직원으로 일하다가 퇴직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3. 1.경부터 2015. 6.경까지 시간급 4,110원을 지급하여 2013년도 최저임금액인 시간급 4,860원, 2014년도 최저임금액인 시간급 5,210원, 2015년도 최저임금액인 시간급 5,580원에 각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외에도 일부 임금과 퇴직금은 아예 지급하지 않기도 하였다.
이에 원고는 위 E 옷가게에서 퇴사한 직후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의 임금 및 퇴직금 체불에 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2017. 1. 6. 원고에게 '피고가 2013. 1. 1.부터 2016. 4. 7.까지 사이에 최저임금액 차액 및 임금 잔액 합계 18,543,940원 및 퇴직금 3,651,036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라는 내용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해 주었다.
피고는 위 체불금품확인원의 내용과 같이 원고에게 그 지급 사유의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합하여 총 22,194,996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최저임금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2017. 8. 2. 부산지방법원(2017고약5829)에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피고는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 부산지방법원 2017고정1627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은 2018. 6. 5. 피고에게 위와 같은 범죄사실로 2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부산지방법원 2018노2147호로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이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갑 제2, 4,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E 옷가게에서 근 무하는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은 총 22,194,996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013. 1. 1.부터 2016. 4. 7.까지의 근무기간 동안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으로 22,194,996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13. 1.부터 2016. 2.까지 매일 1시간씩 단축 근무를 하였으므로 위 단축 근무한 시간에 해당하는 임금 상당액 380만 원(=월 10만 원 × 38개월)은 미지급 임금에 포함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다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원고의 2013. 1. 1.부터 2016. 4. 7.까지 미지급 임금의 산정에 관한 위 인정을 뒤집기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으므로, 미지급 임금 산정에 관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없고(피고의 2017. 2. 17.자 준비서면), 원고의 불성실한 근무로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다투기도 하나, 퇴직금 제도를 설정한 바 없거나 퇴직금 지급의 약정이 없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대법원 1991. 11. 8. 선고 91다27730 판결 참조), 퇴직금 산정에 관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0. 6.부터 2012. 11.까지 29개월간 하루 2시간씩 단축 근무를 하였으므로 이에 해당하는 임금 상당액 580만 원(=월 20만 원 × 29개월)은 공제되어야 한다.
피고는 2012. 1.부터 2016. 2.까지 사이에 원고에게 월급 100만 원 외에 매월 13만 원씩 추가로 지급하였으므로 그 추가 지급액 650만 원(=월 13만 원 × 50개월)은 공제되어야 한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외상 옷값 296만 원을 가지고 있는데, 위 외상 옷값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원고가 청구하는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중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전에 발생한 부분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판단
원고의 하루 2시간씩 단축 근무에 따른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3,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0. 6. 28.부터 2010. 12. 28.까지 사이에 19:30 ~ 21:30의 두 시간씩 F건물에서 성경공부를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을 제1호증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그 외에 피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을 살펴보더라도 원고가 2010. 6.부터 2012. 11.까지 하루 2시간씩 단축 근무를 한 사실 및 그 단축 근무한 시간에 대하여 임금을 공제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월 13만 원의 초과 지급에 따른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2012. 1.부터 2016. 2.까지 사이에 원고에게 월 급여 외에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매월 13만 원씩 추가로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외상 옷값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으로 상계하는 경우 또는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은 동의를 얻은 경우 외에는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 채권과 상계하지 못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22061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의 동의 없는 외상 옷값을 반대 채권으로 한 피고의 공제 주 장 또한 이유 없다(아울러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외상 옷값으로 296만 원의 채권을 가지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소멸시효 주장에 관한 판단
소멸시효의 완성
원고가 청구하는 미지급 임금 중 2013. 1. 1.부터 2014. 1. 25.까지 사이에 발생한 부분의 경우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7. 1. 26. 원고의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위 해당 부분 임금청구권은 일응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의 시효이익의 포기 여부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는 시효이익을 받을 채무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의 표시로서 시효의 완성으로 불이익을 받을 채권자에 대한 의사표시로 행하여져야 한다. 갑 제6호증의 3 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7. 4. 13. 부산지방검찰청 908호 검사실에서 위 최저임금법 등 위반 사건의 피의자신문(대질)을 받으면서 '저는 노동청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했고, 3년이 지났다고 해서 지급하지 않을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지급하겠습니다'라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시효완성으로 불이익을 받을 임금채권자인 원고에게 시 효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담당 검사가 원고의 대리인으로서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수령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시효이익 포기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의 권리남용 여부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36091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은 신의성실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결국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의 조카이고 피고는 원고의 이모로서 서로 친척 관계에 있다.
원고는 피고의 E 옷가게에서 2006. 6. 28.경부터 2016. 4. 7.까지 계속하여 일하였고, 피고로부터 2016. 3. 21.까지 지속적으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피고는 2006년부터 임금을 제 때에 지급하지 못하고 밀려서 지급하고 매월 2~3번씩 나누어서 지급해왔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밀린 임금에 대한 변제나 충당 방식에 관하여 특별한 약정은 없었으나, 그동안 원고는 피고에게 여러 차례 피고가 밀려서 지급하는 임금과 종전의 미지급된 임금에 충당한 내역 및 남은 금액을 확인시켜 주었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임금 체불 건으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및 부산지방검찰청에서 수사 과정에서도 그 금액에 대하여 다툼은 있으나 원고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있다는 점 자체는 인정하였고,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이자 조카로서 퇴사하기 전에는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거나 임금 체불로 고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그 동안의 임금 지급 경위 및 임금 체불 수사 과정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인 피고가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미지급 임금 채권을 일부씩 변제함으로써 채권자인 원고로 하여금 퇴사 이전에 적극적인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의 조치 등이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론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으로 22,194,99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인 2016. 4. 7.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임이 역수상 명백한 2016. 4. 22.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장성훈(재판장) 김문성 손주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