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9. 3. 21. 선고 2018나59052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C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5. 5. 18.부터 2017. 3.까지 위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와 피고가 2015. 5. 18. 체결한 근로계약 제5항은, "임금은 각종 제 수당 및 퇴직 연차수당을 포함하고 월급제로 하며 실지금액은 1,000만 원으로 하되, 월급 9,170,000원은 A 통장으로, 퇴직금 830,000원은 B 통장으로 지급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원고와 피고가 2016. 5. 18. 체결한 근로계약 제5항도 위와 같은 취지로 정하고 있다(이하 위 각 근로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15. 6.부터 2017. 3.까지 매월 피고의 D은행 계좌(A 통장)로 9,170,000원을, 피고의 E은행 계좌(B 통장)로 830,000원을 각 지급하였다.

라.

피고는 2017. 10.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에 원고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을 위반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진정을 하였고, 원고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의 조사를 받은 후 피고에게 피고가 주장한 대로 매월 기본급을 1,000만 원으로 하여 산정한 법정 퇴직금 19,944,027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병원에서 근무하던 22개월 동안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매월 830,000원 합계 18,260,000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다. 그러나 그 퇴직금 분할약정은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분할약정에 따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위 18,26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을 포함한 임금으로 매월 1,000만 원(실지금액)을 지급하되, 그 중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830,000원으로 특정하여 별도의 계좌로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는 그와 같은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나머지 금원과 다른 은행 계좌로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근로소득세, 의료보험료 등 공제 전 월급이 10,000,000원일 경우 법정 퇴직금은 19,944,027원으로 산정되고(을 제1호증 참조), 이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한 합계 18,260,000원보다 큰 금액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로소득세, 의료보험료 등을 공제하기 전 피고의 월급 11,545,240원(기본급 10,445,240원, 기타수당 1,100,000원, 갑 제4호증의 1, 2 참조)에 대한 법정 퇴직금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초과할 것임이 계산상 명백하고(퇴직소득세를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 내용은 법정퇴직금이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근로자인 피고에게 불이익한 것인 점, ② 피고의 퇴직시 원고가 피고에게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명확한 합의 또한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피고가 이를 실질적으로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규(재판장) 손태원 허성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