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는 주차 및 공원, 유원지 관리 등 관련 시설물의 효율적인 관리운영을 목적으로 하여 지방공기업법 제76조에 따라 설립된 부산광역시 산하 지방공단이다.
원고들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로, 원고 A, E는 각 2017. 12. 31.경에, 원고 B, C, D은 각 2017. 6. 30.경에, 원고 F, G은 각 2018. 12. 말경에 각 퇴직하였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시행
정부[소관 부처: 행정자치부(현재 행정안전부)]는 2015. 7.경 전국의 지방공기업(공사 및 공단)에 대하여 청년일자리 창출의 필요성과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배경으로 설명하면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임금피크제의 도입·시행을 권고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위와 같은 정부의 권고에 따라 피고 노동조합과의 노사합의를 거쳐 2016년부터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른 정년 60세를 보장해주면서 정년 도래 3년 전부터 순차로 1년차(2016년)에 직전 연봉 총액(임금피크제 시행 직전인 2015년 연봉 총액, 이하 같다)의 5%, 2년차(2017년)에 직전 연봉 총액의 10%, 3년차(2018년)에 직전 연봉 총액의 15%를 각 감액하는 방식의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시행하였다.
원고들도 2016년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았는데, 2017년에 퇴직한 원고 A, B, C, D, E는 2016년에 각 직전 연봉 총액의 5%씩, 2017년에 각 직전 연봉 총액의 10%씩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았고, 2018년에 퇴직한 원고 F. G은 2016년에 각 직전 연봉 총액의 5%씩, 2017년에 각 직전 연봉 총액의 10%씩, 2018년에 각 직전 연봉 총액의 15%씩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내지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
원고
주위적 청구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노사합의서를 통하여 원고들에게 위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삭감액의 160%를 보전하여 주기로 약정(이하 '이 사건 임금보전약정'이라 한다)하였으므로, 위 약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위 임금삭감액 160% 상당액인 각 해당 주위적 청구취지 기재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예비적 청구
설령 이 사건 임금보전약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종전 근로계약에 기한 근로조건(임금 총액)을 불리하게 변경한 것으로서 개별 근로자인 원고들의 동의가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4조 및 제97조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종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는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 시행 전의 임금과 비교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삭감된 임금 상당액인 각 해당 예비적 청구취지 기재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피고는 원고들과 이 사건 임금보전약정을 체결하지 않았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노사 합의를 거쳐 개정한 취업규칙과 원고들의 개별 동의를 받아 진행된 것으로 적법·유효하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삭감액의 160% 상당 돈이나 그 임금삭감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065 판결, 대법원 2017. 6. 22. 선고 2014다22580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제시한 임금피크제 관련 설명 자료에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임금보전방안으로 정년퇴직 후에 전문계약직 형태로 1년 이내의 근무기간 동안 재고용하여 임금피크제에 따른 손실액의 160%를 보전해준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가 2015. 9. 25. ~ 2015. 9. 29.에 피고 노동조합원들을 상대로 임금피크제 도입 관련 찬반투표를 실시한 사실, 이후 피고가 2015. 9. 30. 피고 노동조합과 작성한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합의서(이하 '2015. 9. 30.자 노사합의서'라고 한다)에는 '공단은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감액되는 해당 근로자 본이 희망할 경우 정년퇴직 후 전문계약직 형태(1년 이내, 정원외 인력)로 고용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기초사실, 을 제1 내지 4, 9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위 2015. 9. 30.로부터 10일 정도 후인 2015. 10. 12. 피고 노동조합과 다시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이하 '2015. 10. 12.자 노사합의서'라고 한다. 위 노사합의서가 유효함은 아래에서 별도로 살펴보는 바와 같다), 위 노사합의서에는 '정년퇴직 후 전문계약직 형태의 고용을 보장한다'거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삭감액의 160%를 보전하여 준다'라는 내용이 없다.
이후 피고는 2015. 11. 2. 이사회를 열어 위 2015. 10. 12.자 노사합의서에 따라 피고의 취업규칙 중 보수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는 의결을 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의 취업규칙 중 보수에 관한 규정에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그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은 지침으로 따로 정한다'라는 내용이 추가되었고, 임금피크제 운용지침이 제정되었다. 이와 같이 제·개정된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임금피크제 운용지침에도 '정년퇴직 후 전문계약직 형태의 고용을 보장한다'거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삭감액의 160%를 보전하여 준다'라는 내용이 없다.
이어 피고는 2015. 11. 11.경 원고들을 포함한 대상 직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됨을 알리면서 개별적으로 '피고가 제시하는 임금 및 근로조건을 이해하고 동의한다'라는 내용의 기여직군 신청서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은 내용으로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겠다'라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통지하였다. 그 무렵 원고들은 모두 직접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각 위 기여직군 신청서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이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1>
<2>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들고 있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보전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제시한 임금피크제 설명 자료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정하기 위한 계약이나 약정을 체결한 처분문서가 아니다. 또한 앞서 살펴 본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진행 경과에 비추어, 위 설명 자료에 표시된 임금보전 방안은 이를 이행하겠다는 피고의 확정적인 의사표시로 보기 어렵다.
원고들이 근거로 들고 있는 2015. 9. 30.자 노사합의서에도 임금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이나 내용없이 '정년퇴직 후 전문계약직 형태로 고용하여야 한다'라고만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삭감액의 160%를 보전하여 준다'라는 내용은 없다.
피고는 2015. 7.경 정부의 지방공기업에 대한 임금피크제 권고안에 근거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시행하였는데, 위 권고안에는 임금피크제에 따른 해당 공공기간의 기대효과로 '인건비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훈련된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라는 내용, 청년구직자의 기대효과로는 '임금피크제 절감재원으로 신규 채용을 증가시킬수 있으므로 청년구직자에 일자리 제공가능'이라는 내용이 각 기재되어 있다. 이로 미루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주된 취지 내지 목적은 피고가 임금체계를 개편하여 인건비를 줄임으로써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그 재원으로 청년 고용도 늘리는 것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사건 임금보전약정은 이러한 제도의 취지 내지 목적에 맞지 않는다.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 기준으로서의 강행적 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러한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반대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고 할 경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집단적 동의를 받을 것을 요건으로 정한 것이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4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근로조건은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서 자유로운 합의에 따라 정해져야 하는 사항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취지이다. 이러한 각 규정 내용과 그 취지를 고려하면,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그러나 위 법리는 어디까지나 개별 근로계약에 구체적인 임금 산정방법이나 금액에 관한 정함이 있는 경우에 관한 것이고, 개별 근로계약에서 추상적으로 보수규정 등 취업규칙에 의하는 것으로 정한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인데, 원고들이 피고와 개별 근로계약에 의하여 피고 보수규정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바와 달리 구체적인 임금 산정방법이나 금액에 관한 약정을 하였다는 점에 관해서는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피고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 전에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임을 알리면서 개별적으로 '피고가 제시하는 임금 및 근로조건을 이해하고 동의한다'는 내용의 기여직군 신청서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은 내용으로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겠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로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개별적 동의를 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를 받은 이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점에서도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2020. 6. 26.자 참고서면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근거가 된 2015. 10. 12.자 노사합의서는 피고 노동조합의 규약에 위반하여 작성된 것으로 단체협약으로서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노사합의서도 적법한 단체교섭권과 단체협약체결권을 가진 피고 대표자와 피고 노동조합 위원장이 작성한 것으로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고(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45376 판결,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7944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지적하는 피고 노동조합규약상의 절차 중 총회의 인준을 받아 단체협약을 체결한다는 부분은 실질적으로 단체협약안의 가부에 대한 총회 의결과 동일한 것으로서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 제1항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며(대법원 1993. 4. 27. 선고 91누1225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등 참조), 나머지 부분은 조합원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으로 단체협약 체결 이후에 그 내용을 알리는 것으로서 이를 피고 노동조합 위원장의 대표권 행사에 있어 사전에 의견조회 절차 등을 거치도록 하는 제한을 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설령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적법한 권한을 가진 노동조합 대표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이 당연히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성호(재판장) 김문성 안혜미
각주1) 2017년에 퇴직한 원고 A, E, B, C, D은 각 2017년 감액까지, 2018년에 퇴직한 원고 F, G은 각 2018년 감액까지 적용되었다.
각주2) 원고 B, C, D의 각 근로계약 기간 종기는 2017. 6. 30., 원고 A, E의 각 근로계약 기간 종기는 각 2017. 12. 31., 원고 F, G의 각 근로계약 기간 종기는 각 2018. 12. 31.까지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