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4. 9. 2.부터 ○○○○○○(이하, '회사'라고만 한다) 소속 근로자로 일하다가 2015. 6. 14. 17:00경 거래처에 가스배달을 하고 회사로 복귀하던 중 부산 사하구 다대포 ○○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지하철공사 현장 가드레일을 충격하는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라고 한다)를 내었다. 원고는 2015. 6. 15. 출근하지 못하였고 회사동료와 원고의 누나가 원고의 자택을 방문하였는데 횡설수설하고 상태가 좋지 않아 ○○대학교병원으로 이송하였는데, '전교통동맥에서 기원한 지주막하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며, 2015. 7. 7.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5. 9. 24.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18. 6. 14.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다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9. 4. 4.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동일한 이유로 재차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19. 4. 26. ○○○○○○○○○○○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취지의 재심사를 청구하였는데, 2019. 7. 19. 위 청구가 기각되었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9. 4. 4. 원고에게 한 최초요양급여 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호증, 을 제3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의료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및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에 관하여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호에 다르면,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 질병, 장해 또는 사망을 말하고, 제40조, 제41조에 따르면,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 근로자에게 요양급여가 지급되는데, 요양급여는 단순히 요건을 갖춘 수급권자라고 하여 당연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소속사업장, 재해발생 경위, 그 재해에 대한 의학적 소견 등을 첨부하여 피고에게 요양급여의 신청을 한 자에게만 지급된다.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8. 6. 14. 접수한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최초분) 신청(청구서)는 2015. 7. 7. 작성된 것과 같은데, 그 재해원인 및 발생상항으로는 '2015. 6. 14. 일요일 거래처 다대포 ○○ ○○○에 가스배달을 하고 회사로 복귀하던 중 오후 5시경 다대포 ○○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지하철공사 현장 가드레일을 충돌한 사고를 당하였음'을 특정하였고, 산업재해보상보험 소견서의 상병명과 상병코드는 주상병으로 '전교통 동맥에서 기원한 지주막하출혈'만이 기재되어 있으며, 종합소견으로는 '상기환자는 상병명 진단하에 2015. 6. 15. 응급개두술 및 뇌동맥류 결절술 이후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이신 상태로 의식혼탁과 사지근력저하 및 기관지 절개술 상태로 지속적 경과관찰 및 약물치료 등이 필요한 상태이다'라고만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외상성 지수막하출혈'을 업무상 재해로 하여 요양급여의 신청한 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피고의 이 사건 처분도 원고가 신청한 전교통동맥에서 기원한 지주막하출혈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판단 하에서만 이루어졌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하여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처분사유를 제시한 바도 없어 이 법원이 그 당부에 대하여 심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에서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에 관한 판단이 누락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설령 원고가 요양급여 신청당시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을 주장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갑 제4, 6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의료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및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위 상병을 입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갑 제6호증 ○○대학교 병원에서 2015. 6. 19. 발생한 진단서밖에는 없다. 그러나 같은 병원이 원고의 요양급여 청구를 위하여 발급한 소견서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이 법원의 감정의 역시 원고의 뇌 CT 촬영 결과 이 사건 상병 외에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의 특징을 관찰할 수는 없었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위 진단서의 기재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을 입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상 '업무상의 재해'는 업무상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하는 것으로,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당해 재해가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재해와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의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고,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 또는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 그 입증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 어렵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6두8204 판결, 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업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거나, 자연경과적 속도보다 현저하게 빨리 기존 질환이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에게 11.0?8.19?3.46㎜으로 매우 큰 규모의 뇌동맥류가 있있고, 그 모양도 딸주머니(daughtor sac)가 있는 자루모양이었으며 주머니 모양도 매우 불규칙하여 매우 파열가능성이 높은 상태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의 직접 원인이 되는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하루 15~20개비의 흡연을 하는 등 뇌동맥류 파열의 개인적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었다. 아울러 원고가 건강검진 당시 진술한 음주력과 비교해 볼 때 이 사건 사고 다음날 ○○대학교 병원에서 진술한 음주습관은 그 빈도와 1회 섭취 알콜량이 모두 두 배에 이르는 등, 혈압의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음주습관도 가지고 있있다고 보인다. 이 법원의 신경외과 감정의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가 원고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도, 원고가 가지고 있던 뇌동맥류의 특성과 개인적 소인에 의한 뇌동맥류 파열 위험을 95% 정도로 매우 높게 평가하였다. 원고가 고혈압의 확진을 받은 바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만 45세가 넘은 나이로 아주 젊은 나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기저질환의 취약성을 고려하면, 원고의 흡연 및 음주습관의 지속 및 일상생활에 의하여도 언제든지 자연경과적 속도에 따라 파열된 수 있는 상태였다.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 이후 차량을 사입장에 주차하고, 사고처리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자택과 회사 사업장 근처로 평소 원고에게 익숙한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다대포 ○○아파트 앞 도로에서 일어난 것이고, 당시 일몰 전이어서 시야도 잘 확보되어 있는 상태에서 지하철공사장의 경계를 표시하는 눈에 잘 띄는 가드레일을 충격하면서 발생한 경위를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이미 원고의 인지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사정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법원 감정의의 소견과 같이 원고의 최초 뇌동맥류 파열이 이 사건 교통사고보다 전인지 후인지 명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사고 전 원고의 인지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이고, 원고의 뇌동맥류의 국소 파열이 자연적으로 진행되어 소규모의 뇌출혈 증상으로 이 사건 사고에 이른 후, 그 상태에서 사고를 수습하고 자택까지 이동하였을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
원고의 뇌동맥류 파열이 이 사건 교통사고 전에 발생하였을 경우, 업무로 인한 급성 또는 만성의 과로 또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원고에게 이 사건 교통사고 전 업무와 관련하여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정도의 긴장·흥분·공포·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로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겼다거나,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의 양이나 시간이 이전 12주와 비교해 볼 때 30% 이상 증가되거나 업무내용이나 환경이 변한 바는 없다. 원고의 발병 전 1주, 4주, 12주간의 주당 평균업무시간은 56시간 내외로 긴 편이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의 거래처인 배달처가 조선업종으로 대체로 고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근무일정 역시 대체로 일정했으며, 휴일도 1주일에 1번 이상은 보장되어 있었다. 원고가 가스 용기를 상·하차 하였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를 위하여 장비를 사용하였는지, 하루에 몇 차례나 가스용기를 상·하차하였는지, 무거운 가스용기를 어느 정도 거리까지 운반하였는지 등에 대하여 전혀 입증이 없어서, 원고의 업무가 육체적으로 힘든 업무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아울러 이와 같은 가스용기의 운반이나 상·하차를 제외하면 원고의 업무 대부분은 운전업무였고, 원고의 하루 평균 배달처도 3.35군데 정도였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시간이 다소 길었다는 사정만으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인 부담을 유발된 상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2015. 6. 15. 14:45경 원고의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였고, 이 법원의 감정의는 이 무렵 전교통동맥이 재파열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정도의 긴장·흥분·공포·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로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겨 이러한 재파열에 원인을 제공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를 수습하고도 바로 병원에 방문하지 않았고, 사고 당일 원고의 누나가 방문했을 때에도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생리상태가 현저히 나빠졌음을 호소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 사건 교통사고 전에 이미 뇌동맥류가 일부 파열되어 소량의 뇌출혈이 진행되었으나, 원고가 적절한 시기에 병원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지 않아 자연경과적으로 그 파열이 추가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