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원고들이 당심에서 새로이 주장하거나 강조한 사항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판단을 추가하는 이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 판단 사항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피고의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 제26조는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퇴직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은 '퇴직금 액수의 산정'에 관하여만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는 의미에 불과하고 망인의 퇴직금이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에 해당된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망인의 퇴직금 청구권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의한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채권으로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망인이 조합장으로 근무한 기간의 종기는 사임일인 2008. 9. 18.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조합장 직무를 수행한 후임 조합장 I의 근무시작일 전날인 2011. 4. 16.로 보아야 하는바, 이를 기산점으로 하면 위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
판단
먼저 소멸시효 기간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운영규정 제26조의 내용 및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조항이 오로지 퇴직금 액수의 산정에 관하여만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는 아니하므로, 퇴직금의 경우 이 사건 운영규정 제26조,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음으로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1, 2, 3, 1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망인이 2008. 6. 23. 피고에게 '일신상의 사정으로 조합장 직을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 ② 이후 피고의 조합장으로 2008. 9. 19. J, 2009. 11. 20. K이 각 선출되었고, 2010. 3. 16. L이 조합장 직무대행자로 선임된 사실, ③ 원고들은 위 J, K, L이 피고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은 적이 없다는 사정을 들어 이들은 실질적으로 조합장 직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고 대외적으로 망인이 조합장 직을 수행해 왔다고 주장하나, 비단 J, K, L 뿐만 아니라 2011. 11. 26. 후임 조합장으로 선출된 I 역시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다가 2013. 1. 11. 최초로 피고로부터 급여 100만 원을 지급받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J, K, L이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들이 조합장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조합장 직무가 2011. 4. 16. 종료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소는 망인이 2008. 9. 18. 피고의 조합장을 사임한 후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18. 12. 28.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망인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은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들은 당심 변론종결 후 제출한 2020. 10. 26.자 준비서면에서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망인의 퇴임등기가 마쳐진 2009. 1. 4.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됨을 인정하는 이상 위 퇴임등기일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망인의 보수청구권이 불확정기한부 채권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망인의 피고에 대한 급여, 상여금, 판공비 및 퇴직금 청구권(이하 이를 통틀어 '보수청구권'이라 한다)은 불확정 기한부 채권으로서 시공사가 선정되고 주거래대출은행이 정해진 2018. 2. 8. 이후부터 위 보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기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는바(민법 제166조 제1항), 망인의 보수청구권은 피고의 정관 및 이 사건 운영규정에 의하여 그 지급 근거와 이행기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으므로 불확정기한부 채권으로 볼 수 없고, 가사 원고들의 주장대로 피고의 2006. 12. 22.자 임원회의에서 상근직원의 임금은 시공사가 선정되고, 주거래 대출은행이 정해지면 소급 정산하기로 결정하였거나 피고의 2007. 1. 12.자 임시총회에서 사회자가 그러한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망인의 보수청구권을 행사함에 있어 법률상의 장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운영규정에서 정한 각 이행기에 망인의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기산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채무승인 또는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가 2016. 9. 8. 이사회 및 대의원회에서 '전임 조합장 및 상근자급료 미지급분 지급의 건'에 대하여 결의한 점, 전 조합장 M가 2016. 11. 18. 발송한 내용증명(갑 제15호증)에서 망인의 급여 등에 대한 지급의무를 인정한 점, 2019. 2. 15.자 임시총회에서 조합장이 미지급된 보수에 관하여 발언한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채무의 존재를 명시적으로 승인하였으므로 시효가 중단되었거나,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익을 포기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자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한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5566 판결 등 참조). 또한 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가 인정되려면 시효이익을 받는 채무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효완성 후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채무의 승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2155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2016. 9. 8. 이사회 및 대의원회에서의 결의는 피고의 내부적 결의에 불과할 뿐 원고들에 대한 의사표시로는 볼 수 없는 점, ② 위 2016. 11. 18.자 내용증명의 취지 및 맥락에 비추어 보면 M가 망인에 대한 보수금 채무 및 그 범위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내용이어서 망인에 대한 채무를 승인하였다거나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의 2019. 2. 15.자 임시총회에서 조합장이 미지급 보수에 관하여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고 하여 그 발언을 피고의 의사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에 대한 의사표시로 볼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갑 제14, 15, 1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의 의사표시를 하였거나 소멸시효 이익 포기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소멸시효 항변의 권리남용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가 자금이 생기면 미지급된 임금 등을 지급할 듯한 태도를 보여 이를 믿고 이의 없이 기다린 것이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채권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또는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채무자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하려면 앞서 본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또한 위와 같은 일반적 원칙을 적용하여 법이 두고 있는 구체적인 제도의 운용을 배제하는 것은 법해석에 있어 또 하나의 대원칙인 법적 안정성을 해할 위험이 있으므로 그 적용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1다95847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정당하고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형준(재판장) 한혜진 강현준
각주1) 실제로는 2007. 1. 6.자 임시총회로 보인다(을 제8호증).
각주2) 망인의 급여는 이 사건 운영규정 제22조 제2항에 따라 익월 5일에 지급하므로 매달 6일부터 소멸시효가 기산되어 최종적으로 2008. 10. 6.부터, 상여금은 이 사건 운영규정 제24조 제2항에 따라 연 4회 매분기 말에 지급하므로 매분기 말의 다음날부터 소멸시효가 기산되어 최종적으로 2008. 10. 1.부터, 퇴직금은 사임일인 2008. 9. 18.의 다음날인 2008. 9. 19.부터 각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