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사실오인(원심판결 범죄사실 제2항 부분에 대하여)
E는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서 자진퇴사를 한 것이지 C로부터 해고를 당한 것이 아니다. 또한 E는 고의로 C의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으므로, 피고인이 E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만 원)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E를 해고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배척)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E의 원심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피의자신문조서(증거기록 120, 121면 등), 근무지 이탈 현황(E)(증거기록 84, 85, 86면 등), 형사조정결정문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19. 8. 19.경 근무태만, 법인카드 과다사용 등을 이유로 E를 해고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피고인은 ‘E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의 근거로 ‘고용보험심사관 J의 결정서’를 제출하였다(2021. 2. 25.자 제출서면 참조). 그러나 위 결정서에는 ‘징계해고로 인한 이직(상세사유: 근무태만, 법인카드 유용)’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위 결정서 9면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배척)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 및 단서 제3호).
한편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는,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고 불량품을 납품받아 생산에 차질을 가져온 경우, 영업용 차량을 임의로 타인에게 대리운전하게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사업의 기밀이나 그 밖의 정보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 등에게 제공하여 사업에 지장을 가져온 경우,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거나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여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영업용 차량 운송 수입금을 부당하게 착복하는 등 직책을 이용하여 공금을 착복, 장기유용, 횡령 또는 배임한 경우, 제품 또는 원료 등을 몰래 훔치거나 불법 반출한 경우, 인사·경리·회계담당 직원이 근로자의 근무상황 실적을 조작하거나 허위 서류 등을 작성하여 사업에 손해를 끼친 경우, 사업장의 기물을 고의로 파손하여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여, 원심은 E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진술 자체의 합리성, 논리성, 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 피고인의 진술내용과의 모순점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고려하여 E의 원심 법정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후 그 진술에다가 각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고용보험피보험자격취득조회 등 원심 거시증거들을 근거로 이 사건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와 대조하여 자세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당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이 없고, 미지급한 임금의 액수, D의 퇴직 및 E의 해고 경위,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 전력, 범행의 경위와 수법,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겁지 않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기준(재판장) 박주영 주문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