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2,4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3.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원고는 2012. 6. 12.부터 2021. 3. 9.까지(약 8년 8개월) 피고의 선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원고가 퇴직할 무렵의 승선평균임금 30일분은 3,600,000원이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6, 7, 1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선원법 제55조에 의하면, 선박소유자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선원이 퇴직하는 경우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승선평균임금의 30일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하여야 하고(제1항 본문), 퇴직금을 산정할 경우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선원의 계속근로기간을 계산할 때 6개월 이상은 1년으로 본다(제3항 본문).
선원법 제55조의3 제1항, 선원법 시행령 제17조의3에 의하면, 선박소유자는 제55조에 따른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 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2,400,000원(= 승선평균임금 30일분 3,600,000원 × 계속근로기간 9년)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1. 3.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선원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2018. 5.경까지 원고와의 유효한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월급에 포함시켜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그 기간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기간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원고의 청구원인채권이 인정되더라도, 원고가 2018. 5.경까지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합계 17,752,000원 상당은 부당이득으로서 피고에게 반환되어야 하므로, 피고는 그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청구원인채권 중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과 상계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판단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2. 6. 12. 작성된 ‘포괄산정 연봉계약서’에 월급 300만 원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가 2018. 5.까지 매월 원고에게 ‘급여’ 외에 ‘퇴직급여’ 명목으로 240,000원~272,000원씩 송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과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유효하거나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선원법 제55조 제1항 본문에 따라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원고가 입사한 후 1년간 퇴직급여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의 실질은 임금으로 보아야 한다. 그 후에 원고가 퇴직급여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의 실질이 퇴직금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증거나 정황이 없다.
위 연봉계약서에는 퇴직금의 액수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피고가 2018. 5.까지 매월 원고에게 퇴직급여 명목으로 돈을 송금한 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의 액수에 관한 구체적인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는 원고와의 구두약정에 따라 2018. 6.경부터 기본급을 2,008,000원에서 2,200,000원으로 인상하면서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피고가 작성한 을 제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내용의 구두약정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가 원고에게 2018. 5. 월급 및 퇴직급여 명목으로 지급한 3,155,910원(= 2,883,910원 + 272,000원)과 2018. 6. 월급 명목으로 지급한 3,155,910원은 액수가 동일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급여 명목으로 지급한 돈의 실질은 임금으로 보인다.
원고와 피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선원법 제26조 또는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민석
각주1) 소장의 청구취지에 지연손해금의 기산일로 기재된 “2021. 3. 23.”은 청구원인 등에 비추어 볼 때 퇴직일(2021. 3. 9.)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1. 3. 24.”의 착오기재로 본다.
각주2) 원천징수세액 등을 공제한 월 실수령액은 3,300,000원 정도였다.
각주3) 제26조(이 법 위반의 계약)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선원근로계약은 그 부분만 무효로 한다. 이 경우 그 무효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