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25,000,000원, 원고 B, C, D에게 각 11,666,666원, 원고 E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2. 7. 7.부터 2022. 9. 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관계
망 G(H생, 남,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원고 A와 혼인하여 그 슬하에 원고 B, C, D을 두었고, 원고 E은 망인의 모이다.
망인은 여객운수업체인 피고의 승무직 사원 채용시험에 응시하여 서류전형과 면접, 버스 운행 실기, 신체검사에 합격한 후, 2018. 10. 26.부터 7주 일정의 합숙 운행실습 교육(이하 ‘이 사건 교육’이라 한다)을 받게 되었는데, 교육 수료일인 2018. 12. 11. 그 평가에 따라 채용 여부가 최종 결정되게 되었다.
사고의 발생
망인은 2018. 10. 26.경 합숙 장소인 아산시 소재 피고의 I시설 숙직실(이하 ‘숙소’라고 한다)에 입소한 후, 일정에 따른 교육을 받던 중, 2018. 11. 15. 04:20경 숙소 내에서 동료 교육생 J에 의해 의식불명인 상태로 발견되었다.
J는 발견 후 망인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였고, 망인은 그 후 119 구급대원에 의해 아산시 소재 K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으나, 약 1시간 동안의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2018. 11. 15. 05:13경 ‘동맥경화로 인한 심장마비(심근경색)’로 인해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사고 후의 경과
원고 A는 2019. 9. 26. 근로복지공단(서울서초지사)에 산재급여(유족급여, 장의비)를 청구하였는데, 근로복지공단(서울서초지사)은 2020. 6. 11. ‘이 사건 사고와 업무와의 인과관계는 인정되나, 피고와의 근로계약 관계가 존재하지 않아 산재보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청구를 기각하였다.
위 결정에 대해, 원고 A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103조에 따른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21. 1. 12. 같은 이유로 위 청구도 기각하였다.
이에 불복한 원고 A는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이하 ‘재심사위원회’라고 한다)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는데, 재심사위원회는 2021. 12. 28. 망인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위 재심사 청구를 받아들여 근로복지공단의 위 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17호증, 을제1 내지 1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주장 및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피해자가 고등학교 졸업예정자인 실습생이고 또 그 작업기간이 잠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바로 이러한 사유만으로 동인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고 사업주와 실습생 사이의 채용에 관한 계약내용, 작업의 성질과 내용, 보수의 여부 등 그 근로의 실습관계에 의하여 근로기준법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사용종속관계가 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실습생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87. 6. 9. 선고 86다카2920 판결).
나아가, 안전배려 의무는 고용관계 등 특별한 사회적 접촉을 맺게 된 법률관계에 부수하는 신의칙상 의무로서 상대방이 그 법률관계에 따른 접촉 과정에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의무인바, 안전배려 의무의 근거가 되는 법률관계는 단순히 고용관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숙박계약, 노무도급, 학문이나 기예 기타의 정신적, 신체적 기능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나 학원의 취학 계약, 질환의 입원치료를 내용으로 하는 치료계약, 임대차 등 당사자 일방이 타방의 생명, 건강의 안전을 관리하는 지위에 서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 관계에도 인정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43590 판결,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망인은 피고의 승무직 사원 채용시험에 응시하여 서류전형과 면접, 버스 운행실기, 신체검사에 합격한 후, 2018. 10. 26.부터 7주 일정의 합숙 운행실습 교육을 받게 되었고, 교육 수료일인 2018. 12. 11. 그 평가에 따라 채용 여부가 최종 결정되게 되었던 사실, 망인은 2018. 10. 26.경 합숙 장소에 입소한 후, 일정에 따른 교육을 받던 중, 2018. 11. 15. 04:20경 숙소 내에서 동료 교육생 J에 의해 의식불명인 상태로 발견되었으나, 회생하지 못하고 그대로 사망한 사실은 앞서 보았고, 갑제3 내지 1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2018. 10. 26.부터 이 사건 교육을 받았는데, 이 사건 교육은 매일 06:00경부터 피고의 버스 두 대를 이용해 버스 한 대당 12~13명 정도의 교육생이 탑승하여 서로 교대로 운전하여 전국고속버스터미널로 다니며 터미널 위치를 확인하고 서로의 운전습관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사실, 구체적으로 교육생들은 매일 04:30경 기상하여 05:10경부터 19:00경까지 위와 같은 방식의 고속버스 운행교육을 받고(14시간), 저녁식사 후에도 21:00경부터 22:00경까지 고속버스 세차 및 장비 정리 시간을 가지며, 22:00경부터 23:00경까지는 고속버스 노선암기, 부족한 운전 연습 등을 하여, 매일 취침시간이 5~6시간에 불과하였던 사실, 또한, 이 사건 교육 중에는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고, 교육기간 중 토요일 15:00경부터 일요일 15:00경까지를 제외하고는 외출도 금지되었던 사실, 망인은 사망하기 전 4일 동안 대변을 보지 못하였던 사실, 근로복지공단 서울서초지사장은 2020. 4. 10.경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업무상 질병 여부에 관한 판정을 의뢰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망인의 업무시간을 산정한 결과, 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은 57시간, 발병 전 3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은 58시간으로 조사되어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52시간을 초과하였으며, 합숙교육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부담이 가중된 점 등을 고려하면, 비록 3주 정도의 기간이라 하더라도 합숙 교육 상태에서의 업무상 과로 및 정신적 부담이 기존질환을 자연 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정한 사실, 피고는 교육기간 중 망인에게 교육비 명목으로 1일 60,240원을 지급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며, 위 인정사실에, ① 우선 망인의 근로자성 유무에 관하여 보건대, ㉮ 망인은 이 사건 교육기간 동안 피고가 지정하는 시간, 장소에서 피고가 제공한 도구를 이용하여 피고가 지정한 교육을 받았던 점, ㉯ 이 사건 교육의 내용은 피고의 운전직 근로자에게 필요한 실무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수습 근로자의 실무수습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 교육생에게 지급된 교육비는 최저 임금액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보이는 점, ㉱ 신체검사까지 합격한 교육생이 운행실습 교육 과정에 탈락하여 채용되지 못한 사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동종 업계에서는 실수수습 대상자와 인턴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은 실질적으로 보아 피고와 인턴제 근로계약 관계에 있는 수습 근로자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② 나아가, 설령 망인의 근로자성이 부인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교육생인 망인 등을 대상으로 합숙 교육을 실시하면서 망인을 포함한 교육생들의 일과를 전적으로 지시, 감독하고 있었으므로, 고용관계에 준하는 안전배려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③ 그런데, 피고는 신체검사를 통해 망인의 평소 지병이나 건강상태를 알았을 것임에도, 새벽부터 심야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교육 일정을 강행하였고, 4일이나 대변을 보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망인의 상태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교육생인 망인의 건강에 대한 배려를 매우 소홀히 하였다고 할 것인 점, ④ 한편, 피고의 수습 교육과 이 사건 사고의 인과관계에 관하여 보면, ㉮ 비록 망인에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지병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신체검사까지 합격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사고 이전에는 복약 등을 통해 건강상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망인은 매우 빡빡하게 짜인 이 사건 교육과정에 수일간 대변을 보지 못한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 근로복지공단(질병판정위원회)도 망인의 근로자성을 문제삼았을 뿐이고 이 사건 사고와 업무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와 피고의 수습 교육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안전배려 의무를 위반한 결과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 및 그 유가족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의 산정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해 매우 이른 나이에 사망에 이른 점, 그러함에도 피고가 망인이나 그 유가족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다만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는 망인의 기왕증도 상당 부분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점, 기타 원·피고의 관계, 원고들의 연령, 지위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로 망인에게 3,000만원을, 원고 A에게 1,500만원, 나머지 원고들에게 각 500만원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상속에 따른 최종 위자료
원고 A : 2,500만원[3,000만원 × 상속분 3/9 + 1,500만원]
원고 B, C, D : 11,666,666원[3,000만원 × 상속분 2/9 + 500만원]
원고 E : 500만원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A에게 25,000,000원, 원고 B, C, D에게 각 11,666,666원, 원고 E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2022. 7. 6.자 청구취지및청구원인변경신청서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2. 7. 7.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2022. 9. 8.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각 청구는 위 각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각 일부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