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3. 10. 26. 선고 2021가합44001 판결

임금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원고별 인용금액 중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과 이에 대 하여 2023.7.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공공하수처리시설 등 공공 시설물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함으로써 시민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지방공기업법 76조 및 A공단 설치 조례 등에 의하여 설립된 공법인이다.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이자, 피고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B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의 조합원이었던 사람들이다. 원고들은 아래 표 기재 각 퇴직일에 정년퇴직하였다.

나.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합의서의 체결 등

1)

2015.10.23. 당시 피고의 이사장이었던 Z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이었던 AA은 피고의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2016.1.1.부터 정년(만 60세) 3년 전인 사람은 5%, 2년 전인 사람은 10%, 3년 전인 사람은 15%씩 임금을 감액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도입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합의서(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서’라고 한다)를 문서로 작성하고, 위 문서에 각자 서명하였다.

2)

피고는 2016.1.1. 피고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취업규정을 개정하여 피고의 직원 중 정년 전 일정한 연령에 도달한 자에 대하여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그 적용대상, 임금 지급률 기타 필요한 사항은 하위 지침에 위임한다는 내용의 규정(피고 취업규정 51조, 52조, 이하 위 각 규정을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고 한다)을 신설하였고, 같은 날부터 이를 시행하였다.

3)

이 사건 취업규칙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이라고 한다) 5조1항2호는 2017년 이후부터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게 되는 근로자의 임금 지급률을, 정년 3년 전부터 2년 전까지는 95%, 2년 전부터 1년 전까지는 90%, 1년 전부터 퇴직일까지는 85%로 정하고 있다(이 사건 노사합의서의 내용과 같이 각 5%, 10%, 15%를 감액지급 하는 것이다).

4)

원고들은 모두 2017년 이후부터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사람들이다.

다.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 있는 피고의 취업규정,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의 주요내용은 별지 3 관련 규정의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호증, 을3, 4호증, 을25호증의 2의 각 기재, 증인 AA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근거규범인 이 사건 노사합의서와 이 사건 취업규칙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았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퇴직금과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이하 ‘미지급 임금’ 및 ‘미지급 퇴직금’이라고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이 사건 취업규칙은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보다 불리한 내용으로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의 개별적인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에 대하여 무효이다.

②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33조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③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단체협약이므로 노동조합법 31조 2항에 따라 체결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행정관청에 신고되었어야 하나, 신고되지 않았으므로 무효이다.

④

이 사건 노사합의서 및 이 사건 취업규칙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4조의4 1항이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되므로 무효이다.

나.

원고들의 ①~③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취업규칙이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가)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노동조합법 29조1항).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합의를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그 합의가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 관한 합의가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서 성립되었더라도,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 또는 날인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7.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참조).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에게서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1.7.28. 선고 2009두7790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당시 피고의 이사장이었던 Z과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이었던 AA에 의하여 문서로 작성된 점, 양 당사자가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서명한 점, 이 사건 노사합의서의 내용은 임금에 관한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이라 할 수 있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관한 것인 점, 원고들이 이 사건 노사합의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인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단체협약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법리에 의하면, 이 사건 노사합의서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단체협약이라 하더라도 그 체결에 개별 근로자의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취업규칙은 단체협약인 이 사건 노사합의서의 위임에 따라 그 내용을 구체화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이 원고들의 개별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노사합의서가 노동조합법 33조 1항에 위반되어 무효인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단체협약이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33조 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에 관한 기준에 위반된 취업규칙, 근로계약서의 효력에 관한 규정으로서, 단체협약인 이 사건 노사합의서의 효력과 무관하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이 사건 노사합의서가 행정관청에 신고되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단체협약이 체결된 후 15일 이내에 행정관청에 신고하지 않았다 하여 그 효력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2.28. 선고 2013도177 판결 참조).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다.

다.

원고들의 ④주장에 대한 판단(이 사건 노사합의서 및 이 사건 취업규칙이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되어 무효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4조의4, 4조의6 1항, 4조의7 1항, 23조의3 2항, 24조 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4조의4 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4조의4 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5.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6호증의 1~7, 갑7호증의 1~4, 갑9호증의 1~6, 을7호증의 1, 2, 을8, 10~12호증, 을16호증의 1, 2, 을17~19,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이 사건 노사합의서 및 이 사건 취업규칙은 연령을 이유로 임금 분야에서 원고들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무효라고 할 것이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부의 권고에 의하여 고령자의 고용안정, 청년 일자리창출, 생산성 향상 등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서 그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있는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절감된 재원이 신규 근로자의 채용에 사용된 점은 인정된다.

나)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보장형으로서 정년연장의 효과가 없다. 또한 원고들에게 정년까지 근무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어 고용안정의 필요성이 있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의하여 비로소 고용이 안정되었다는 등 실질적으로 정년보장의 혜택이 주어졌다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전후하여 원고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이나 근로시간에 유의미한 변동이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게 되는 만 57세~60세의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특별히 떨어진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고용불안의 해소라는 목적에는 별로 기여한 바 없고, 원고들에게 오직 연령을 이유로 일률적인 임금 감액의 불이익만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의한 임금 감액의 정도도 결코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라)

(1)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게 될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상조치를 시행하였다고 주장한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6조는 장려수당, 정액급식비, 장기근속수당,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특수업무수당, 업무대행수당, 평가급 등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전 임금을 기준으로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직무는 임금피크제 적용 전 직무를 유지한다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8조에 따라 원고들을 주간 근무에 비하여 근무강도 대비 임금수준이 높은 교대제 근무에 계속 근무하게 하였다.

③

공로연수 운영지침을 개정하여 임금 저하의 요인이었던 정년 1년 전 근로자에 대한 의무적 공로연수를 폐지하고, 공로연수자에게 지원되는 연수비를 증액하였다.

④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호봉상한을 32호봉에서 35호봉으로 확대하였다.

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연가보상일을 5일에서 15일로 확대하였다.

(2)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각종의 조치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입게 된 불이익에 대한 적절한 대상조치라고 할 수 없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6조는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수당 가운데 복리후생 목적의 수당은 종전의 임금 수준에 따라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추가적인 불이익을 가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 원고들이 입게 된 임금 감액의 불이익을 임금 이외의 별도의 방식으로 완화하는 대상조치라고 할 수 없다.

②

이 사건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근로자가 모두 교대제 근로자인 것도 아니고, 교대제 근무가 주간 근무에 비하여 근무강도 대비 임금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전 직무를 유지하게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8조 역시 적절한 대상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③

갑6호증의 1~7, 을16호증의 1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에도 공로연수 희망자로부터 신청을 받아 그 대상자를 선정하였음을 알 수 있고, 피고의 주장과 같이 정년으로부터 일정 기간 이내에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의무적으로 공로연수를 실시하여 임금을 적게 지급하다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신청자에 한하여 공로연수를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갑7호증의 1~4, 을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공로연수 지원비가 특별히 증액되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④

을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9년부터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호봉상한이 32호봉에서 35호봉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호봉상한의 확대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그마저도 2019년부터 매년 1호봉씩 순차 확대하여 최대 35호봉까지 확대하기로 한다는 경과조치를 둔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들 가운데 호봉상한 확대의 혜택을 받는 사람의 범위와 그로 인하여 만회되는 불이익의 정도를 가늠할 객관적인 자료도 전혀 없다.

⑤

을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9년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은 근로자에 대한 연가보상일수가 5일에서 15일로 확대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갑9호증의 4~6, 을18, 3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는 2019년에 국한된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연가보상은 연가 미사용분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므로, 연가보상일수를 일시적으로 확대하였다고 하여 이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대한 대상조치라고 할 수 없다.

라.

소결론

한편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미지급 퇴직금의 액수가 별지 2 원고별 인용금액 중 ‘미지급 임금’ 및 ‘미지급 퇴직금’란의 각 기재 액수와 같다는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원고별 인용금액 중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과 이에 대하여 2023.7.1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 날인 2023.7.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재판장 판사 남재현

판사 여한울

판사 이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