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11,177,99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0. 24.부터 2022. 7.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22,056,988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6. 27.부터 2022. 7.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그중 6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 40%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제1의 가. 및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5면 제7행의 “하였고,”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지통지’라고 한다),”로, 제5면 제16행의 “29호증”을 “29, 36호증”으로 각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중 ‘1. 인정사실’ 부분(제2면 제15행부터 제5면 제17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이 사건 약정은 원고가 피고에게서 급여를 받는 것을 목적으로 2019. 6. 17.부터 2020. 6. 30.까지를 계약기간으로 정한 고용계약인데, 피고는 C의원을 위한 인력· 시설을 제공할 자신의 의무이행은 다하지 않으면서 원고에게 피고가 수술한 이비인후과 환자에 대한 수술 후 처치 강요, 인센티브 지급 거절, 비정상적인 레이저 기계를 이용한 시술 강요 및 휴일 근무 강요 등 약정 외의 사항을 강요하다가 2019. 8. 30. 이 사건 해지통지를 하였다.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부당해고로서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2019. 8.부터 2020. 4. 16.까지의 미지급 임금 및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는 임금 합계 127,890,410원[= (15,000,000원 × 8개월) + (15,000,000원 × 12 × 16/365)]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또는 피고가 이 사건 해지통지로써 이 사건 약정에 대한 이행거절 의사를 명백히 밝혔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로서 약정을 해지하고 피고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위 약정에 따른 2019. 8.부터 2020. 4. 16.까지 급여 상당 손해 127,890,410원[= (15,000,000원 × 8개월) + (15,000,000원 × 12 × 16/365)]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피고
이 사건 약정은 C의원을 개설·운영하는 데 원고가 명의를 제공하는 대가를 포함하여 월 1,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동업약정 또는 위탁운영계약일 뿐, 원고를 피고에게서 급여를 받는 봉직의로 볼 수 없으므로, 부당해고임을 이유로 하는 원고의 임금 청구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과 다른 진료 및 수술을 강요하거나 C의원의 시설과 인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위 약정에 따른 의무를 불이행한 사실이 없는 반면, 원고가 이비인후과 수술환자의 외래진료와 미용성형수술 및 레이저기계를 이용한 시술을 거부하고 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등 근로제공을 하지 않거나 채무를 불이행함에 따라 피고가 해지사유와 해지시기(해고사유 및 해고시기)를 기재하여 이 사건 해지통지를 하였으므로, 이는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를 이유로 한 정당한 해고 또는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로서 유효하다.
원고가 이 사건 약정을 위반하여 이비인후과 수술환자의 외래진료, 미용성형 수술 및 레이저기계를 이용한 시술 거부 및 휴일 근무 거부를 함에 따라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 사건 약정이 해지되었고 C의원이 폐업하게 되었으므로, 원고가 위 약정에 따른 계약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 또는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부당하다.
설령 이 사건 약정이 근로계약에 해당하더라도, 원고가 2019. 9. 4. 자신의 의사로 C의원을 폐업함으로써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로 계약이 종료되었거나 적어도 위와 같이 C의원이 폐업한 이상 해고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위 폐업일 이후부터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니므로, 폐업 후부터의 임금 상당액을 청구할 수 없다.
설령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임금지급의무 또는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원고는 C의원을 폐업한 후 원고 명의의 C의원 사업자계좌에서 5,903,294원을 임의로 수령하여 피고에게 귀속되어야 할 돈을 부당이득 하였고, C의원 외의 의료기관에 취업하여 소득활동을 하였으므로, 위 5,903,294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상당액을 상계함과 더불어 원고가 C의원 폐업 이후 취득한 소득을 공제하여야 한다.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위 1. 인정사실에서 본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20호증, 을 제36호증의 각 기재, 제1심증인 G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약정은 동업약정이나 위탁운영계약이 아니라 고용계약이고,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약정은, 약정서의 제목이 ‘공동경영계약서’로 되어 있고 피고가 원고를 고용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계약기간(근무기간), 진료범위(구체적인 업무 내용), 휴일, 급여 등 주요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반면 동업에 따른 출자내용과 그 지분, 이익의 분배, 위험이나 손해의 분담 등에 관한 내용은 없다.
이 사건 약정 상 원고는 C의원에서 매월 실수령액 1,500만 원의 고정된 급여를 지급받고 의료보험 등 4대 보험, 세금은 피고가 부담하기로 되어 있으므로(C의원에서의 근무기간 동안 원고에 대한 4대 보험료 등이 실제 납입되지는 않았으나, 원고가 피고에게 C의원에 관한 사업자명의를 대여한 점, C의원에 관한 일체의 세금은 피고가 부담하기로 약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4대 보험료, 근로소득원천징수내역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위와 같이 4대 보험 등을 피고가 부담한다는 실질적인 의미는 ‘월 1,500만 원 상당의 순수 세후급여약정’을 말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C의원에서 근무하는 대가로 지급시기와 액수가 특정된 보수를받았다. 이는 원고가 C의원에서 유방성형, 실리프팅 수술 등을 전담하고 그 외에 보톡스주사 등의 미용성형시술과 일반 이비인후과 진료를 담당하는 등 실제로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서, 그중 원고가 C의원에 관한 의사면허 및 사업자명의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대가적 성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고정액의 급여 외에 자신이 전담하는 유방성형, 실리프팅 수술에 관하여는 매출액(재료비 등을 제외)의 10% 상당액을 인센티브로 받기로 약정하였는데, 이 또한 영업이익의 분배로 볼 수 없고, 단지 수술을 위한 장비, 재료, 직원 등의 인건비 등을 피고가 전부 부담함을 전제로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따라 특정한 근로제공에 관하여는 특별한 기여를 인정하여 임금으로서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약정에 의하면, 원고가 자신의 명의로 C의원을 위한 사업자계좌를 개설하여 이를 통해 C의원의 재정과 회계를 관리하고 사업자계좌에 입금된 매출을 원고와 피고가 공동 소유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그러나 원고 명의로 사업자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원고가 C의원에 관하여 피고에게 사업자명의를 대여함에 따른 결과일 뿐이고, 원고는 사업자계좌에 입금된 매출 및 수익과 무관하게 고정급여와 약정된 성과급만을 받으며 피고의 허가 없이 채무를 부담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업자계좌에서 피고의 허가·동의 없이 임의로 출금하거나 이체한 돈에 대하여는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반면 C의원에서 소요되는 일체의 비용과 세금 등의 채무는 피고가 부담하고, 매출로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 부족한 경우에도 부족한 비용 일체는 피고가 부담하며 원고에게 지급되는 고정급여와 성과급 외의 매출은 피고가 취득하게 되므로, 위 약 정서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사업자계좌에 입금된 돈 및 C의원의 운영에 따른 손익과 위험부담은 전적으로 피고에게 귀속된다. 원고가 C의원을 피고와 동업하거나 피고에게서 위탁받은 것이라면 이처럼 C의원의 손익과 위험부담이 피고에게만 귀속된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피고는 C의원의 개설·운영과 관련하여 임대차보증금, 필요한 물품과 장비 등을 자신의 비용으로 지출하거나 공급하였고, 원고와 피고는 C의원의 사업자명의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약정에 위 출연 재산이 피고의 소유임을 명시하였다.
청각사, 간호사 등 C의원에 필요한 직원의 적정 수와 그에 따른 채용의 필요성 등 인력의 수급관리와 이처럼 채용된 직원들의 근무 장소, 근무 시간 등의 근로조건을 피고가 결정하였고(피고는 C의원이 폐업하기 전인 2019. 7. 29. 피고의 명의로 F이비인후과 의원을 새로 개원하였는데, C의원에서 근무하던 청각사와 간호들 중 상당수가 F이비인후과 의원 개원 직후부터 C의원을 그만둠과 동시에 F이비인후과 의원에서 근무하거나 오전 근무와 오후 근무를 나누어 C의원과 F이비인후과 의원의 근무를 겸하는 등 근로관계에 변동이 발생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의 지시나 개입 없이 자발적으로 직원들이 C의원을 사직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 스스로 C의원의 매출에 따라 필요한 직원 수를 결정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 원고가 C의원을 피고와 동업하거나 위탁운영하는 것이라면 원고의 동의 없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직원들의 근로관계가 변경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직원들의 급여도 피고가 부담하는 등 C의원에 관한 인사권을 피고가 행사하였다.
이 사건 약정 상 원고의 근로시간, 휴게시간 등에 관하여는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았고, 원고가 자신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의료행위로 인한 사고에 관하여 원고가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하기로 정하였으나, 이는 자신이 담당하게 되는 환자에 대하여는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 경험을 토대로 진료와 수술 등 의료행위를 하여야 하는 의사로서의 업무의 특수한 속성에 따른 것이고, 의료행위에 대한 원고의 법적 책임을 명시한 부분은 확인적 규정에 불과하며, 피고는 의료행위의 구체적인 내용 외에는 원고에 대하여 포괄적인 근태 관리를 하였으므로, 앞서 본 내용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
C의원의 청각사, 간호사 등 의료인과 직원들이 원고를 ‘원장님’으로 부르거나 원고가 직원들에게 업무적인 지시·관리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으나, 이러한 사정은 원고와 피고가 모두 각자의 전문적인 의료행위를 담당하는 의사라는 점, 의료보조행위를 담당하는 간호사 등 의료인 사이의 업무적 특수성 등에서 비롯된 것일 뿐 이로써 직원들과 의료인에 대한 채용권한 등 인사권의 유무에 관계없이 원고가 C의원을 운영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해지통지의 법적 성격과 효력에 관한 판단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 이상 이 사건 해지통지는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로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의 의사표시라고 할 것인데,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2, 37호증의 각 기재, 제1심증인 G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 및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자신의 의무이행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합리적 사유 없이 이 사건 약정에 따른 근로제공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지통지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부당해고로서 효력이 없다.
원고는 피고가 수술한 이비인후과 환자의 수술 후 처치 외에 나머지 이비인후과 환자에 대한 진료를 수행하였고, 이 사건 약정에는 일반 이비인후과 진료가 원고의 업무범위에 포함됨을 전제로 ‘일반 이비인후과 진료에 관하여는 원고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만을 정하였을 뿐 원고에게 피고가 수술한 이비인후과 환자에 대한 수술 후 처치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는 명확히 정하고 있지 않다. 수술 후 처치는 수술 과정 중 하나이므로 일반 평균인이라면 피고가 수술한 환자의 경우 수술 후 처치는 피고가 수행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와 함께 근무하였던 다른 의사들이 피고가 수술한 환자의 수술 후 처치를 하였다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이비인후과 진료를 위한 교육을 제공하였다고 해서 달리 보기 어려우며, 원고가 성형수술 및 미용시술 등을 전담하기 위하여 고용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수술 환자에 대한 수술 후 처치를 거부하였다고 하여 약정에 따른 근로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위와 같은 처치 거부가 의무불이행이라고 하더라도 해고사유로 볼 만한 중대한 사유로 보기도 어렵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약정 체결 직후부터 수술에 대한 인센티브에 관하여 다툼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을 제4 내지 8, 15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제1심증인 G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원고가 상당한 이유 없이 수술을 거부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피부 레이저 시술을 하지 않기는 하였으나, 레이저 기계 중 레이저가 치료부위를 향해 출력될 수 있도록 치료부위를 표시하는 가이드빔(guide beam) 부분에 빛 번짐 등의 현상이 발생한 사실은 분명하고, 이처럼 피부 시술을 위한 레이저 기계의 품질과 성능 및 사용가능성 등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의견 차이가 발생하였던 점, 원고가 피고에게 레이저 기계의 수리나 교체를 요청하였던 점 등의 사정도인정되므로, 앞서 본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약정을 위반하여 피부 레이저 시술에 관한 업무를 거부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을 제5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달리 보기 어렵다.
원고가 2019. 8. 15.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휴일 근무를 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가 2019. 8.경 자신 명의로 F이비인후과 의원을 개설하면서 C의 원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게 되었고, 간호사 등 직원도 6명에서 줄어들어 최종 1명만 남게 되었으며 피고가 C의원에서 약정된 휴일 근무를 할 수 있는지가 불투명해지는 등 원고의 업무가 점차 가중되었음에도, 원고의 휴일 근무나 급여액수에 관하여 아무런 합의가 없었다. 덧붙여 이와 같은 근무인력의 감축에 관하여 원고가 사전에 양해하였음을 확인할 자료도 없는 점, 원고가 향후에도 이 사건 약정과 달리 휴일에는 근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휴일 근무 1회 결근만으로는 피고에게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할 수 있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의 의사면허 및 사업자명의만 빌려 실질적으로 C의원을 운영하였으므로, C의원의 운영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고 시설, 집기 및 인력 등을 제공하여야 함에도 원고의 양해 없이 간호사, 청각사 등 이 사건 약정 당시 근무하던 직원과 의료인의 수를 대폭 줄이고, 2019. 9. 1.~2.경에는 원고에게 C의원에 있는 집기와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폐업을 지시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더 이상 이 사건 약정에 따른 근무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근무한 뒤부터 C의원의 매출이 대폭 감소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가 2019. 7. 29. C의원 외에 다른 의료기관을 개원함으로써 C의원의 근로인력이 감소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C의원의 수익의 악화가 원고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설령 원고가 C의원에서 근무한 이후 C의원의 매출 등이 피고가 원고를 고용함으로써 기대한 수준에 미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 사건 약정의 내용이 되었다거나 원고가 그와 같은 성과를 보장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원고의 귀책사유로 보아 해고사유로 삼을 수도 없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에게서 이 사건 해지통지를 받은 후 피고의 지시에 따라 2019. 9. 4. C의원을 폐업하고 이튿날 폐업신고를 마친 사실, 이 사건 해지통지가 부당해고로서 효력이 없음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2019. 8.부터 2019. 9. 4.까지의 임금과 2019. 9. 5.부터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최소 근무기간 10개월이 종료한 2020. 4. 16.까지의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부당해고로 인한 임금 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직접 C의원에 대한 폐업신고를 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2019. 9. 5.부터의 미지급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다툰다.
원고가 2019. 9. 4. C의원을 폐업하고 이튿날 폐업신고를 마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나, 한편 앞서 본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약정 이후인 2019. 7. 29. 자기 명의로 F이비인후과 의원을 개원하고 C의원의 직원들을 F이비인후과 의원에 근무하게 하였고, 2019. 8. 30.에는 원고의 귀책사유를 주장하면서 이 사건 해지통지를 하였으며, 그 직후인 2019. 9. 1.~2.에는 원고에게 C의원의 시설과 집기를 사용하지 말 것을 통지하면서 C의원을 폐업하라고 지시하여 그 무렵부터 C의원에 남아 있던 나머지 직원들도 F이비인후과 의원에서 근무하도록 하였던 점, ② 원고가 2019. 9. 3. 피고에게 C의 원을 폐업하겠다는 취지를 알렸으나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였으며, 피고 때문에 더 이상 C의원에 진료에 필요한 인력이 남아 있지 않으므로 부득이하게 폐업한다’는 뜻을 명시하였던 점, ③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이자 C의원의 실질적인 운영자이므로, 원고로서는 폐업지시를 포함하여 C의원의 운영에 관한 피고의 지시를 따라야 하고, 원고가 직접 C의원에 대한 폐업신고를 한 것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게 의사면허와 사업자명의를 대여하였고 피고가 폐업을 요청한 이상 부수적인 협력의무를 이행한 것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 및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C의원을 폐업한 것이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묵시적인 사직의 의사표시라거나 그것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의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고도 피고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른 근로제공의무 등을 불이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해지통지가 없었더라도 C의원을 폐업한 이상 위 폐업일 이후의 기간에 대하여는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인 경우 근로자는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셈이므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그 기간 중에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반대급부인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 해고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발생한 경우라든가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에 의하여 사업을 폐지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니므로, 그 기간 중에는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3다50017 판결, 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2019. 8. 30. 이 사건 해지통지를 하고 2019. 9. 2. C의원을 폐업하라고 요청한 사실, 원고가 피고의 요청에 따라 2019. 9. 4. C의원을 폐 업하고 2019. 9. 5. 폐업신고를 마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2019. 7.경 C의원의 순이익이 적자였고 2019. 8.경에는 적자 상태가 더 악화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로서는 C의원을 적법하게 폐업하였고, 원고로서는 이 사건 해지통지가 없었더라도 C의원이 폐업한 2019. 9. 5.부터는 C의원에서 의사로서의 근로제공을 할 수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며, 이를 두고 위 기간 동안 원고가 이 사건 해지통지로 말미암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마지막으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5,903,294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 및 원고가 C의원 폐업 이후 취득한 소득을 미지급 임금채권에서 공제 내지 상계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서 정한 임금의 직접지급 원칙 및 전액지급의 원칙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먼저 부당이득반환채권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C의원을 폐업한 후 2019. 10. 23.까지 원고 명의의 C의원 사업자계좌(국민은행 (계좌번호 1 생략))에서 5,903,294원을 수령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가 2022. 1. 10.자 준비서면을 통해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써 미지급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에 동의하여 임금채권에 대한 상계를 허용할 예외 사유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따르면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이행기인 2019. 10. 23.가 도래함으로써 원·피고의 양 채권이 모두 변제기에 도달하여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2022. 1. 6.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원고에 대하여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이로써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19. 8.부터 C의원 폐업일인 2019. 9. 4.까지의 미지급 임금채권 17,000,000원[= 2019. 8.분 15,000,000원 + 2019. 9.분 2,000,000원(= 15,000,000원 × 4/30)] 중 2019. 10. 23.까지의 지연손해금 81,284원과 원금 17,000,000원은 위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피고의위 부당이득반환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순차 소멸하고, 결국 원고의 피고에 대한 미 지급 임금채권은 원금 11,177,990원[= 17,000,000원 - (5,903,294원 – 81,284원)]이 남게 된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다음으로 중간수입에 관하여 보건 대, 갑 제2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0. 1. 6.부터 2020. 4. 17.까지 H의원 등에 취업하여 합계 9,773,600원의 소득을 얻은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19. 9. 5.부터의 미지급 임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그 이후에 발생한 원고의 중간수입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한편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해고기간 중의 임금액 중 휴업수당의 한도에서는 이를 중간수입 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데,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른 근무기간까지 취득한 중간수입이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인 1,050만 원(= 1,500만 원 × 70/100)을 초과하지 않음이계산상 명백하므로, 이 점에 있어서도 위 중간수입은 미지급 임금에서의 공제대상이 될 수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남아 있는 미지급 임금 11,177,99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상계적상 다음 날인 2020. 10. 2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7. 14.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C의원을 폐업한 이후 곧바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2020. 5.말경에야 종료하였다. 이로써 피고는 학교법인 D에서 임대차보증금 중 미납임대료 등 명목으로 46,000,000원을 제외한 금액만을 반환받았고, 실제로 원고가 C의원을 폐업한 2019. 9.경부터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2020. 5.경까지 9개월간 발생한 차임과 관리비 총 34,996,500원 및 전기료와 부가가치세 1,391,860원 합계 36,388,360원은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46,000,000원 또는 36,388,360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설령 원고에게 학교법인 D으로부터 반환받지 못한 임대차보증금 상당의 손해배상채무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서 C의원의 임대차보증금 285,000,000원을 차용하기로 하고 차용증을 작성하였으며, 그중 239,000,000원만을 반환하였으므로, 원고는 나머지 46,000,000원(= 285,000,000원 – 239,000,000원)의 차용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C의원을 폐업하면서 피고의 소유인 219,072원 상당 의약품을 임의로 폐기하였으므로 피고에게 그로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판단
C의원 폐업 이후의 미지급 차임 등 상당 손해 부분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중 ‘2. 나. 1) 이 사건 약정 해지 후 차임 상당의 손해’ 부분(제1심판결문 제9면 제12행부터 제10면 제9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