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48,134,569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5.부터 2022. 6. 9.까 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 하라.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6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의 가족관계
원고들은 망 D(E생, 남, 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자녀들로서 망인의 공동상속인들이다.
고용관계
피고는 부산 영도구 F에서 'G'라는 상호로 선박수리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망인은 2019. 7. 1. G에 입사한 이래 제관부에서 직장으로 근무해 왔다.
사고의 발생
사고 무렵의 근무 상황
망인은 평소 고혈압 증세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간 근무하면서 매일 07:00경 출근하여 17:00경 퇴근하였고, 주당 평균 4.25시간 가량의 연장근로를 수행하였다.
사고 당일의 행정
망인은 2021. 8. 5. 07:00경 출근한 후, 이사 H, 반장 I과 함께 07:30경 회사 차량인더블캡 봉고 화물차를 타고 군산시 J부두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망인은 11:10경 출장지에 도착하여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13:00경부터 18:00경까지 부두에 정박한 선박(K) 위에서 햇볕에 노출된 상태로 용접 작업을 계속하였다. 당시 출장지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어 매우 더운 날씨였다.
망인과 일행은 18:00경 작업을 마치고 19:00경까지 저녁식사를 한 후, 장비를 정리하여 19:10경 출장지에서 부산으로 출발하였는데, 21:00경 휴식을 위해 대전-통영간고속도로 L휴게소에 들렀을 때 H이 뒷좌석에 기대어 있던 망인을 깨웠으나 일어나지 않자 잠을 자는 것으로만 알고 잠시 휴식 후 다시 출발하였다.
망인과 일행은 22:15경 직장으로 복귀하였는데, H은 퇴근을 위해 망인을 깨우던 중의식과 호흡이 없음을 알고 119에 신고하였고, 망인은 즉시 부산 영도구 소재 M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이미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한 상태여서 회생하지 못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사고 후의 경과
근로복지공단은 2021. 12. 10.경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로 판정하고, 원고들에게장의비 15,586,950원을 지급하는 한편, 2021. 9. 이후 유족연금(일시금 168,858,690원 상당)을 지급하고 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주장 및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 가해자의 불법행위만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제3자의 행위 기타 귀책사유 등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가해자의 불법행위가 손해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면 가해자는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위 인정사실에,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장거리 출장 업무를 마치고 심야에 복귀하던 업무용 차량 안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인데다, 출장지의 작업환경이 좋지 않았고, 망인이 종래 잦은 출장에 비교적 장시간 근로에 종사해 온 것으로 보이는 사정 등에 비추어, 위 사고는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한 점, 피고는 망인이 고혈압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위와 같은 과로로 인해이 사건 사고와 같은 산재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피고는 평소 망인의 건강을 염려해 왔던 것으로 보이므로, 당시 망인의 작업환경이나 근로시간 등의 관리에 더욱 유념하였어야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망인의 사용자로서 그 보호의무위반의 결과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의 범위
위 증거들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실에,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은 아래와 같고, 그 계산 근거는 별지 '손해배상계산표'의 기재와 같다(다만, 아래에서 인용하거나 별도로 판단하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각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극적 손해 : 192,100,316원
공제
산재보험의 보험료 부담은 사회보험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정책적 · 입법적 결단의 문제이다. 사업주가 보험료를 전액 납부한다고 하여 재해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손해배상책임이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전액만큼 당연히 면제된다고 볼 근거로 삼을 수 없고, 가해자의 재해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당연히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재해근로자의 사업주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사업주와 공단을 동일시하여서는 아니 되고 산재보험제도의 복합적인 성격 및 기능을 고려한다면,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외하여('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 재해근로자가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80조 제1항, 제2항 전문, 제3항 본문, 제87조 제1항 본문, 제2항 규정의 취지는 산업재해로 인하여 손실 또는 손해를 입은 근로자는 재해보상 청구권과 산재보험급여수급권을 행사할 수 있고, 아울러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사용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이들 청구권 상호 간의 관계와 손실의 이중전보를 방지하기 위한 보상 또는 배상액의 조정문제를 규율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법 제80조 제3항에서 말하는 '동일한 사유'란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대상이 되는 손해와 근로기준법 또는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보전되는 손해가 같은 성질을 띠는 것이어서 산재보험급여와 손해배상 또는 손실보상이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두724 판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유족연금 168,858,690원은 소극적 손해에서 공제하여야 하므로, 위 금액을 소극적 손해 192,100,316원에서 공제하면 16,269,138원이 남는다.
책임제한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도 과도한 음주로 사고 발생에 기여한 잘못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의 기왕증(고혈압)도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측 책임을 70%(원고측 기여도 3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위자료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자폐증을 앓고 있는 원고 A 등 유족을 남긴 채 사망에 이른 점, 원·피고의 관계, 원고의 연령, 지위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로 8,000만원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48,134,569원[{(16,269,138원 × 70%) + 8,000만원} × 상속분 1/2]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21. 8. 5.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2022. 6. 9.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각 청구는 위 각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각 일부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