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4. 9. 선고 2023가단301619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에게,

가.

피고 B은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1. 28.부터,

나.

피고 학교법인 C은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1. 27.부터

2024. 4. 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학교법인 C(이하 ‘피고 학교법인’이라 한다)은 D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1999. 9.경 피고 병원에 입사하여 2015. 3.경부터 호흡기내과 PA간호사<각주1>로 호흡기내과 환자들이 주로 입원하는 91병동에서 담당교수인 E 교수의 환자들을 담당하였다. 피고 B은 2020. 9.경 91병동의 수석간호사로 발령받은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2. 1. 10. 피고 병원 내 직장내괴롭힘신고센터에 피고 B이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2022. 9. 초순경부터 2022. 1. 7.경까지 8회에 걸쳐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고 신고하였다.

다.

원고는 2022. 1. 10. F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1년 전부터 수간호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병원에 더 못다니겠다고 협박을 하였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잠도 못자고 무섭고 불안하다. 그 사람을 보면 답답했는데 그 이후로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고 자고 일어나면 그냥 죽는 게 나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고, 담당 의사는 최소 3개월 이상의 가료 및 경과관찰이 필요한 적응장애의 임상적 추정 하에 원고에게 약물 치료를 하였다.

라.

원고는 2022. 1. 11. 직장내괴롭힘신고센터 팀장과 면담을 하였으나, 팀장은 원고에게 피고 B과 자리를 만들어 줄 테니 원만하게 해결하면 어떻겠느냐고 이야기하였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원고의 직속 관리자인 병동2과 간호과장 역시 원고에게 전화하여 원만하게 해결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2. 1. 12.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이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은 피고 학교법인에 이에 대해 조사 및 개선할 것을 지도하였다.

마.

피고 학교법인은 2022. 1. 21.부터 2022. 2. 10.까지 원고에 대한 확인(조사), 참고인(91병동 간호사, 임상지원팀 간호사) 면담조사, 행위자(피고 B)에 대한 사실 조사, 원고의 담당교수 면담, 원고 면담을 실시하고, 2022. 2. 21.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결과를 보고하였다.

바.

원고는 피고 B이 위 나.항 기재와 같이 8회에 걸쳐 원고를 괴롭히는 행위(일명 태움)를 하여 원고는 최소 3개월 이상의 가료 및 경과 관찰을 요하는 ‘적응장애’의 상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피고 B을 상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명예훼손, 모욕, 협박 혐의로 고소하였다.

사.

수사기관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고소한 혐의에 대하여 전부 불기소처분(증거불충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9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피고 B에 대한 청구

피고 B은 별지 기재와 같이 직장에서 원고보다 우위인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고, 원고는 이러한 피고 B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최소 3개월 이상의 가료 및 경과관찰이 필요한 적응장애로 진료를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위자료 3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학교법인에 대한 청구

피고 학교법인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예방을 위해 인터넷 강의를 실시한 것 외에 별다른 교육을 한 바 없고, 원고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조사를 실시하고 원고를 보호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원고에게 피고 B과 원만하게 해결하라고 종용하였을 뿐 부산고용노동청장으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을 때까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피고 B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결정된 이후에도 피고 B에 대한 징계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전·사후조치의무와 근로자에 대한 보호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 원고는 결국 2022. 8.경 피고 병원에서 퇴사하였는바, 이러한 피고 학교법인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정식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 학교법인은 원고에게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

1)

피고 B

피고 B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행위를 한 바 없고, 설령 피고 B이 원고에게 그 주장과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업무상 문제를 지적하고 주의를 주거나 보고체계에 따라 보고한 행위에 해당할 뿐 과도한 언행이 수반되거나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정도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피고 B의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 정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 B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고 B이 수사기관에서 원고가 고소한 혐의들에 대해 모두 증거불충분(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은 점, 피고 B이 원고에게 한 행위 정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주장하는 위자료는 과다하다.

2)

피고 학교법인

피고 학교법인이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 피고 B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보고한 것은 피고 학교법인의 명예를 위한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일 뿐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는 불법행위를 인정한 취지는 아니다. 피고 B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 학교법인의 근로자 보호의무 위반도 성립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 B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고 학교법인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 방지를 위한 예방을 소홀히 하지 않았고, 피고 B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원고와 격리시키기 위해 피고 B을 다른 부서로 전보 발령하는 등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취하였으므로, 피고 학교 법인은 근로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

설령 피고 학교법인이 근로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피고 B이 원고에게 한 행위의 정도를 고려할 때 원고가 주장하는 위자료는 과다하다.

3.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의하면,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말하는 직장에서의 ‘지위의 우위’란 기본적으로 지휘명령 관계에서 상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하나, 직접적인 지휘명령 관계에 놓여있지 않더라도 회사 내 직위·직급 체계상 상위에 있음을 이용하였다면 지위의 우위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는 그 행위가 사회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더라도 그 행위 태양이 사회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행위를 의미한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화라는 결과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하며,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시간, 행위의 내용과 정도 및 그 지속성 유무, 관련 업무의 내용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앞서 본 증거들 및 갑 제10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고소한 상해 혐의에 대해 첫 불기소처분 후 다시 수사한 담당검사는 다시 불기소처분을 하면서 불기소이유서에 ‘피고 B도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참고인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① 내지 ⑧행위(피의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고 기재한 사실, 피고 병원에서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의 지도에 따라 2022. 3. 17. 14:00 개최된 인사위원회 회의록에도 피고 B이 그러한 의도로 한 행위가 아니라고 이야기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 B은 원고에 대하여 ① 내지 ⑧행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B은 91병동 간호사들을 담당하는 수간호사이고, 호흡기내과 PA간호사인 원고의 복무관리 등 원고에 대한 관리 권한이 있는 직속 관리자는 아니나, 호흡기내과 환자들이 91병동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아 원고와 피고 B은 91병동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나)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 B이 원고에게 한 ① 내지 ⑥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먼저 본다.

⑴ 피고 B이 91병동 수간호사로 발령난 첫날 원고가 다른 PA간호사와 함께 피고 B을 찾아가 인사하였음에도 대답을 하지 않고 원고를 잠시 쳐다보았다가 다른 PA 간호사도 있지 않느냐고 말한 ①행위는, 원고와 다른 PA간호사가 인사를 하였음에도 피고 B이 함께 인사를 하거나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다른 질문을 하였다는 것으로, 그 자체로 피고 B이 직장에서의 지위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⑵ 피고 B의 ②행위는 91병동 수간호사로 발령받은 피고 B이 91병동 간호사가 아닌 원고가 91병동 탈의실을 사용하는 이유를 물어본 것으로 보이고, 원고를 포함한 다른 PA간호사들을 호칭하면서 ‘쟤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병동간호사와 PA간호사를 구별하면서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호칭이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 정도와 횟수 등에 비추어 직장 내 지위나 관계에서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⑶ 원고의 퇴근과 관련한 ③행위를 살펴보면, 원고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병동간호사들은 인수인계를 위해 통상 정해진 퇴근시각보다 30분 이상 늦게 퇴근한다는 것인바, 91병동 수간호사인 피고 B이 5시에 정시 퇴근하는 원고와 다른 PA간호사에게 병동 간호사들도 모두 앉아있는데 너무 정시퇴근(칼퇴근)이 아니냐고 지적한 것은, 병동간호사들과 PA간호사들의 인수인계 등 업무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 B이 원고와 다른 PA간호사들이 정시에 퇴근한다는 이유로 위와 같이 1회 지적한 것을 넘어 별다른 행동을 한 것은 아니므로, 그 횟수, 표현 방법 등에 비추어 직장 내 지위나 관계에서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⑷ 피고 B이 원고와 다른 PA간호사에게 위와 같이 이야기한 후 원고가 탈의실에 보이지 않자 다른 간호사들에게 원고가 91병동 탈의실을 이용하지 않느냐고 확인한 후 원고를 “못됐다”라고 표현한 ④행위는, 위와 같은 사건의 경위, 발언을 한 장소 등에 비추어 피고 B이 원고의 직속 관리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91병동의 수간호사인 자신이 퇴근에 대하여 지적을 하자 탈의실을 이용하지 않은 원고의 행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으로, 원고가 다소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이기는 하나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⑸ 원고의 출근과 관련한 ⑤, ⑥행위는 원고가 91병동 탈의실을 이용하지 않아 원고의 출근시간을 확인하기 어렵게 되자 직속 관리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91병동의 수간호사로서 대부분 91병동에 출근하는 PA간호사인 원고의 출근을 확인하려는 취지에서 한 행동으로 보이므로, 그러한 행위 역시 91병동 수간호사로서 할 수 있는 적정한 관리 범위를 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다음으로 피고 B의 ⑦, ⑧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 B은 91병동의 수간호사로서 원고를 직접 관리하는 관리자는 아니나 91병동에서는 가장 지위가 높은 간호사로서 원고는 91병동에서 피고 B보다는 지위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B은 2021. 1. 6.경 원고가 91병동 신입간호사와 업무내용 전달방식(신입간호사가 원고에게 간략한 메시지로 업무내용을 전달함)으로 충돌이 발생하자 91병동 신입간호사가 아닌 원고에게 생각을 바꾸라고 이야기 한 점, 원고는 1999년 피고 병원에 입사하여 경력이 20년이 넘은 간호사였으므로, 이러한 피고 B의 태도가 부당하다고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원고가 피고 B에게 “그럼 저도 그렇게 메신저를 보내도 되느냐”고 이야기하자 피고 B은 이에 대해 “니는 수간호사가 아니잖아.”라고 말하는 ⑦행위를 하였는바, 피고 B의 위와 같은 행위는 자신의 우위를 이용하여 신입간호사가 아닌 원고에게 신입간호사가 한 업무내용 전달방식을 수용하라고 하면서도 원고는 피고 B에게 원고는 수간호사가 아니므로 신입간호사와 같은 방식으로 업무내용 보고를 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이는 적정한 업무방식을 넘어선 부당한 업무상 지시라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피고 B은 원고의 직속 관리자가 아니므로 원고의 인사에 대해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⑦행위를 한 다음 날 원고의 업무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이 사건 보고서를 작성한 다음, 원고에게 먼저 그 내용을 알려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당사자인 원고에게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의 직속 관리자인 간호관리부장에게 이 사건 보고서를 제출하고, 원고를 담당하는 호흡기내과 E 교수에게 이 사건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원고의 거취를 결정하겠다. 거취에 변동이 있으면 담당 교수님이 알고 있어야 하니까.”라고 이야기한 점, 이러한 피고 B의 행위는 자신의 권한 밖인 원고의 인사에 관하여 자신이 91병동 수간호사의 지위에 있음을 이용하여 원고의 인사에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원고의 직속 관리자인 간호관리부장과 담당교수에게 직접 찾아가 원고의 업무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이러한 피고 B의 행위는 원고의 직속 관리자인 간호관리부장이나 담당교수에게 원고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병원에서 2022. 3. 17. 개최된 직원인사위원회에서도 피고 B의 ⑧행위에 문제가 있다고 보았고, 이에 비추어 볼 볼 때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피고 B의 ⑧행위는 원고와 같은 병동에서 근무하던 수간호사로서 원고보다 우위인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행위를 한 것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라)

따라서 피고 B의 ⑦, ⑧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2022. 1. 10. 불안감,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하여 적응장애의 임상적 추정 하에 진료를 받은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며, 객관적으로 원고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간호사의 입장에서 고려하여 보더라도 피고 B의 ⑦, ⑧행위는 정신적 고통을 발생할 수 있도록 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B은 위와 같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피고 B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과 원고 사이에 피고 B의 ① 내지 ⑥행위로 인하여 상호 원만하지 못한 관계가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 B의 ⑦, ⑧행위에 이르기까지 원고와 피고 B의 관계, 피고 B의 ⑦, ⑧행위의 태양과 그 정도,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 B이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를 3,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3. 1. 28.부터 피고 B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4.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피고 학교법인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 4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고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이 경우 사용자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사용자는 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용자가 위와 같은 적절한 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피해근로자등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경우 이와 같은 사용자의 의무 위반 행위는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어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불법행위가 된다.

나.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 및 갑 제8호증의 1, 2, 갑 제10호증의 2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병원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원고를 보호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 병원은 원고에게 근로자보호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가)

원고가 2020. 1. 10. 피고 병원 내 직장내괴롭힘신고센터에 피고 B이 직장 내괴롭힘 행위를 하였다고 신고하였음에도 센터 팀장은 피고 B과 원고에게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를 하는 등 절차에 나아가지 않고 원고에게 피고 B과 원만하게 해결하라고 이야기하였고, 원고의 직속 관리자 역시 원고에게 전화하여 피고 B과 원만하게 해결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을 뿐 곧바로 피고 B이나 91병동 간호사나 PA간호사들에게 사실 확인 등의 절차에 나아가지 않았다.

나)

피고 병원은 2022. 1. 12.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받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으로부터 조사 및 개선 지도를 받자 2022. 1. 21.부터 조사 절차에 착수한 점, 피고 병원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고 가해 직원에 대해 2022. 3. 1. 타 부서로 전보조치 하였고, 이후 부서회의와 사례발표 등을 통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개선사항을 회신하였다. 피고 B은 2022. 3. 1. 중환자간호과 신경계중환자실로 부서가 변경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전보 조치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한 것이라고 공지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그 과정에서 피고 병원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 5항 단서에서 정한 원고의 의견을 들은 바 없다.

다)

피고 병원이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하여 부서회의나 사례발표를 거쳤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피고 학교법인이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시기는 피고 병원 내 직장내괴롭힘신고센터에 신고한 날로부터 2일 후이므로, 피고 병원이 오랜 기간 원고의 신고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 병원 담당자들이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원고에게 처음에 피고 B과의 원만한 해결을 권유한 것은, 원고는 피고 B 모두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간호사들로, PA간호사인 원고와 91병동 수간호사인 피고 B 사이에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학교법인이 이 사건 발생 전 인터넷 강의로 1년에 1회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강의를 시청하도록 한 것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예방 교육을 소홀히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 B이 원고에게 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⑦, ⑧행위)의 태양과 그 정도,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학교법인이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1,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학교법인은 원고에게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3. 1. 27.부터 피고 학교법인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4.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효림

[별지]

각주1) Physician Assistant, 수술실 간호사 또는 임삼전담간호사 등으로 불리는 간호사로, 외래·병동·수술실 등에서 의사의 지시를 받아 처방 수술 지원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