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85,746,622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0. 30.부터 2024. 6. 13.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고용관계
원고(C생, 남)는 2021. 10. 22.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를 위해 방수공으로서 근로를 제공해 왔다.
사고의 발생
원고는 2021. 10. 30. 09:30경 부산 부산진구 D 소재 모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작업반장 E의 지시에 따라, 기계식 주차기 지하부 방수 작업을 위한 자재하역에 앞서 말비계(접이식 발판 작업대, 이하 ‘이 사건 말비계’라고 한다)에 올라 운반용 간이 도르레를 설치하던 중, E가 무리하게 위 말비계의 반대편 위로 올라서는 바람에, 위 말비계 반침대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지면서 원고가 중심을 잃고 4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이로 인해 원고는 ‘좌측 제1번 중족골 골절, 골반 골절(양측), 요추 제3번 골절, 늑골 좌측 제9번 골절, 좌측 슬관절 염좌’ 등의 상해를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사고 후의 경과
원고는 이 사건 사고 후 183일간의 입원치료를 받은 것을 비롯하여 2023. 1. 30.까지 치료를 계속하였으나, ‘우측 좌골 골절 불유합 부위의 동통 및 강직’(맥브라이드장해평가표 골반 골절-Ⅰ-1)으로 인한 영구적인 장해(노동능력상실률 5%), ‘척주손상’(맥브라이드장해평가표 Ⅰ-A-1-d)으로 인한 영구적인 장해(노동능력상실률 29%), ‘좌측 제1중족골 관절강직’(맥브라이드장해평가표 족관절-Ⅱ-1-b)으로 인한 수상후 3년의 한시장해(노동능력상실률 14%)가 각 남았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로 판정하고, 원고에게 요양급여로 27,602,170원, 휴업급여로 27,855,120원, 장해급여(일시금)로 32,120,00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5호증, 을제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각 신체감정 촉탁 결과, 변론의 전취지]
주장 및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 가해자의 불법행위 만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제3자의 행위 기타 귀책사유 등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가해자의 불법행위가 손해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면 가해자는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위 인정사실 및 열거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에 의해 고용된 원고가 공사 현장 내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 점, 이 사건 말비계는 그 구조적인 특성상 추락 또는 전도사고의 위험이 상존하므로, 피고로서는 그 작업 과정에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그럼에도 피고는 안전난간이나 안전대를 설치하는 등 추락사고 방지조치를 소홀히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그 보호의무위반의 결과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의 범위
위 인정사실 및 열거한 증거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은 아래와 같고, 그 계산 근거는 별지 ‘손해배상 계산표’의 기재와 같다(아래에서 별도로 판단하거나 인정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각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극적 손해 82,543,169원
휴업급여 기간(별도로 주장하지 않았다)
장해급여 기간 82,543,169원(방수공으로서 일용노임을 적용하였고, 월 가동일수는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의 취지에 따라 20일로 하였다)
적극적 손해 : 11,577,523원
개호비 6,237,420원[수상후 6주(42일) 간 × 1인 개호비 단가 148,510원, 각 신체감정 촉탁 결과]
향후치료비 4,740,103원(반흔제거술 비용 5,333,150원을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지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변론 종결일 다음날인 2024. 5. 10.에 지출하는 것으로 보아 현가하였다)
보조구 비용 600,000원[TLSO 보조기(단가 600,000원)]
공적보험의 공제
재해근로자가 가입 사업주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를 원인으로 가입 사업주나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때에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80조 제1항, 제2항 전문, 제3항 본문, 제87조 제1항 본문, 제2항 규정의 취지는 산업재해로 인하여 손실 또는 손해를 입은 근로자는 재해보상 청구권과 산재보험급여수급권을 행사할 수 있고, 아울러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사용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이들 청구권 상호 간의 관계와 손실의 이중전보를 방지하기 위한 보상 또는 배상액의 조정문제를 규율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법 제80조 제3항에서 말하는 ‘동일한 사유’란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대상이 되는 손해와 근로기준법 또는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보전되는 손해가 같은 성질을 띠는 것이어서 산재보험급여와 손해배상 또는 손실보상이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두724 판결).
요양급여, 휴업급여
원고는 기왕치료비와 휴업급여 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관하여 따로 청구하지 않고 있으므로,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는 따로 공제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장해급여
원고의 장해급여 기간의 일실소득과 기타 손해액 합계 94,120,692원에서 장해급여 32,120,000원을 공제하면 62,000,692원(= 94,120,692원 - 32,120,000원)이 남는다.
책임제한
다만 위 인정사실 및 열거한 증거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도 위태로운 말비계 위에서 도르레를 다는 작업을 하면서 E가 말비계에 오르는 것을 제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면 이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안전대를 착용하는 등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면서 작업을 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되고, 원고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위반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다른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측 책임을 90%(원고측 과실 1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위자료
원고가 오랜 치료에도 불구하고 좌골, 척추 등에 영구적인 장해를 입기에 이른 점,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와 피고의 관계, 원고의 연령, 지위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로 29,946,000원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85,746,622원[= 재산상 손해 55,800,622(62,000,692원 x 과실 90%) + 위자료 29,946,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21. 10. 30.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4. 6. 13.까지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현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