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C
피고인 A을 징역 4개월에, 피고인 C을 징역 2개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합자회사 D
피고인 주식회사 B를 벌금 350만 원에, 피고인 합자회사 D을 벌금 250만 원에 각 처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3077
판결선고
2024. 8. 13.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B는 부산 남구 E에서 건설업을 하는 사업자로서 2022. 12. 30.경 피고인 합자회사 D로부터 부산 영도구 F 일원의 ‘G공사’ 중 철골공사를 공사금액 93,500,000원에 하도급받아 시공하였고, 피고인 A은 위 공사에 관한 피고인 주식회사 B의 현장대리인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제반사항을 총괄 관리하는 업무에 종사하였다.
피고인 합자회사 D은 부산 사상구 H에서 건설업을 하는 사업자로서 2022. 8. 4.경 위 ‘G공사’를 I(주)로부터 도급받아 2022. 12. 30.경 그 중 철골공사를 피고인 주식회사 B에 하도급하였고, 피고인 C은 위 공사에 관한 피고인 합자회사 D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겸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자 현장대리인으로서 소속 근로자와 관계 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업무에 종사하였다.
피고인 A, C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 등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해야 하며, 작업발판 및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인들은 2023. 1. 19. 14:03경 위 공사현장에서 철골 조립 작업을 하였고, 철골 조립 작업을 함에 있어서는 지상으로부터 약 5.8m 높이에 설치된 철골 빔(너비 약 17.5cm)의 볼트 조임 등 작업이 수반되었으며, 당시 위 공사현장에서는 고소작업대를 작업발판으로 이용할 수 있었고, 근로자의 추락을 방지할 수 있도록 고소작업대 등 작업발판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거나 안정성을 담보할 사양의 충분한 안전대를 지급하여야 할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위 일시·장소에서 고소작업대 1대를 임차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주로 기둥을 세우고 기둥 사이에 철골빔을 설치하거나 설치된 철골 빔 상부로 올라가기 위하여 사용하였고, 근로자들이 철골빔 상부에서 작업 위치 변경 등을 위해 이동하는 경우에는 작업발판 없이 철골 빔 위를 걸어 다니도록 하였으며, 같은 날 13:50경에는 위 고소작업대마저 방전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음에도 그대로 작업을 진행하게 한 업무상 과실로 주식회사 B 소속 일용근로자인 피해자 J(남, 67세)이 철근 빔 위에서 이동 중 균형을 잃고 추락하여 같은 날 14:32경 부산 서구 구덕로 179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외상성 뇌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피고인 A은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C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장소에서 피고인의 대리인인 A이 제1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고인 회사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합자회사 D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장소에서 피고인의 대리인인 C이 제1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관계수급인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 C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A, C의 일부 법정진술
K, L, M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N, O, P의 각 진술서
공사계약서, 공사변경계약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및 안전보건총괄책임자 임명장, 현장대리인계, 공사작업일보, 검안소견서, 현장사진, 재해조사의견서, 안전보건 실태점검 및 개선조치 결과, 사망진단서, 현장감식결과보고서, 검시조서, 각 현장사진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형법 제30조(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B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피고인 C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7조 제1항, 제63조, 형법 제30조(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합자회사 D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63조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C :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피고인 A, C :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피고인 A, C : 형법 제62조 제1항(피고인들이 법리적으로 다투기는 하나,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해자의 과실도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 점, 피고인 A의 경우 동종 범죄로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 C의 경우 초범인 점 등 참작함)
피고인 A, 주식회사 B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사고 현장은 작업발판을 설치하거나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상황이었으며, 이에 피고인들은 근로자에게 안전고리가 1개인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였고, 관련 법령이나 관련 관할관청에서 안전대의 안전고리가 2개 이상이어야 한다고 정하거나 감독하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인들은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상의 조치를 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고 한다)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빈도, 안전·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 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관련 법령에 따르면 사업주 및 도급인은 근로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하고, 작업발판의 설치가 곤란한 경우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여야 하며, 추락방호망의 설치가 곤란한 경우에는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면서, 나아가 안전대를 착용시킨 경우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비추어 보면, 사업주 및 도급인에게 모든 작업 현장에 안전고리 2개 이상인 안전대를 착용하게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 사고 현장과 같이 근로자가 추락시 사망이나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안전고리가 1개인 안전대를 지급하면 이 사건과 같이 철골난간대를 통과할 때는 근로자가 안전고리를 해제하였다가 다시 걸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안전고리가 해제된 상태에서는 안전대 착용이 무용하게 되어 별다른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아니하게 되므로 추락을 방지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피고인들의 경우 근로자에게 제공한 안전대에 안전고리를 2개 이상 부착시킬 수 없는 어떠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피고인들의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대 착용과 관련된 조치는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한 경우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도급인 및 그 현장대리인인 피고인 C, 합자회사 D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에 따르면 보호구 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조치와 관련한 부분은 안전조치의무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안정성을 충분히 담보할 사양의 안전대를 지급할 의무와 관련한 위반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규정 및 앞서 본 법리 등에 비추어 위 피고인들이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에게 안전모 등을 제공하거나 안전시설을 설치할 의무가 있고, 실제도 위 피고인들이 근로자들이 안전모 등 안전용품을 개인적으로 가져오지 않는 경우 제공하는 등 안전시설을 설치, 제공하였던 점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고리 2개 이상의 안전대를 제공하거나 이를 부착하지 않은 조치는 위 법령 단서에서 규정한 근로자의 보호구 미착용이나 불완전 작업행동과 같은 작업행동에 관한 조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위 법령 본문에서 정한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전시설의 설치 등 안전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도급인으로서 그 책임이 제외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장병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