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9. 27. 선고 2023나57258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49,036,246원과 이에 대하여 2021. 1. 16.부터 2024. 9. 2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김해시 E 소재 ‘F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의 병원장으로, 상시 6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병원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망 A(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9. 4. 20. 이 사건 병원에 부원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20. 12. 31. 퇴직하였다. 원고들은 망인의 자녀들로, 이 사건 소송 계속 중 2022. 8. 19. 망인이 사망하여 상속인인 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나.

망인이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할 당시 피고와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피고는 망인에게 2009년 4월부터 2019년 11월까지는 세후 6,000,000원, 2019년 12월부터는 세후 6,500,000원을 월급여로 지급하였다.

라.

피고는 망인에게 2020년 12월분 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마.

피고는 망인에게 퇴직금 91,572,493원, 임금 6,500,000원 및 연차수당 11,751,584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죄로 벌금 3,000,000원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창원지방법원 2021고정491, 창원지방법원 2022노345, 대법원 2022도1703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피고는 망인에게 퇴직금 91,572,493원, 망인의 2019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4,951,248원, 2020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5,208,768원, 2021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1,591,568원 및 망인의 2020. 12.분 급여 6,50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각 위 미지급 퇴직금, 미지급 연차수당, 미지급 임금의 합계액 109,824,077원에 대한 원고들의 법정 상속분 54,912,038원(= 109,824,077원 × 1/2, 원 미만 버림)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이 사건 근로계약은 연차수당과 퇴직금을 포함한 이른바 네트(NET)계약으로서 포괄임금계약에 해당하여 별도의 연차수당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

2)

피고는 매월 분할하여 망인에게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설령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여 피고는 이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망인의 퇴직금 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과 상계한다.

3)

망인은 피고에게 별도의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신의를 공여하였고 객관적으로 보아 피고가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렀으므로, 망인의 퇴직금 청구는 신의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

3.

판단

가.

미지급 연차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근로계약의 성질 및 효력

가)

관련 법리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한편 연차수당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을 근로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미리 그러한 소정기간의 근로를 전제로 하여 연차수당을 일당 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포괄임금제란 각종 수당의 지급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의 행사 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근로자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어서, 근로자의 구체적인 시간외 근로시간 등을 인정하고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제 수당과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 을 제7호증의 기재, 이 법원 증인 G, H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포괄임금계약에 해당하고, 이는 근로자인 망인에게 불이익이 없고 정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을 원칙으로 하되, 근무조건 또는 근무 직종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이 사건 병원은 요양병원으로서 환자의 치료보다 요양에 중점을 두고 있고, 외래 진료도 거의 없는 편이어서 의사의 일정 시간 이상 상시적인 진료를 필요하지 않은 업무 특성상 망인의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어려운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② 망인은 이 사건 병원의 부원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이 사건 병원에는 망인의 근무를 관리․감독하는 사람이 별도로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 법원 증인 G 및 H 또한 망인이 오전 회진 이후에는 특별히 정해진 업무가 없었고, 14일 주기로 환자들에게 처방을 하였으며, 일과시간 중 자주 자리를 비우는 등 망인의 근로시간이 탄력적이고 일정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③

이 법원 증인 H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연차휴가 : 일의 특성상 병원의 규칙에 따른다’는 조항은 의료진에게는 연차수당을 포함하여 월급여를 지급하는 병원의 관행을 뜻하고, 이 사건 병원의 경우 망인을 비롯한 의사들은 관행적으로 네트(NET)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증언하였다.

④

망인은 2009. 4. 20.부터 이 사건 병원에 근무하였는데, 퇴직 시까지 피고에 대하여 한 번도 미사용 연차수당에 대한 지급을 요구하지 아니하였는바, 이는 망인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망인의 월 급여에 연차수당이 포함되어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반증한다.

⑤

망인은 2020. 12. 28. 피고 직원 I과 통화 시 ‘600만 받아갈 테니까’, I의 ‘그러니까 그게 네트잖아요’라는 말에 ‘그래서, “그래 해보자” 했거든요’, ‘네트가 한거 아닙니까’라고 대답하여 망인도 이른바 네트 계약에 동의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통화에서도 퇴직금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을 뿐, 연차수당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다.

⑥

이 사건 근로계약이 최저임금제에 미달한다거나, 근로기준법의 법정수당에 관한 규정을 잠탈할 목적으로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⑦

위와 같은 망인의 근로 형태, 망인이 지급받은 급여액, 이 사건 병원의 업무 특성 등을 고려할 때, 망인과 피고는 망인의 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거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으므로, 일정액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겠다는 취지에서 포괄임금제 계약의 형태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같은 계약이 망인에게 불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⑧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상 유효한 포괄임금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받은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 사건 근로계약이 유효한 포괄임금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은 사실판단이라고 보기 어렵고, 설령 사실판단이라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보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소결

따라서 망인과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으므로, 망인이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임금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따른 연차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설령 망인이 미사용한 연차휴가가 있다고 하더라도 별도로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2)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퇴직금은 연봉에 포함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피고가 위 약정에 따라 망인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따라서 망인의 퇴직금 청구권은 여전히 존재한다.

3)

미지급 퇴직금의 액수

망인이 2009. 4. 20. 위 병원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여 2020. 12. 31. 퇴직한 점, 망인이 피고로부터 입사일부터 2019. 11.까지는 세후 6,000,000원, 2019. 12.부터 퇴직할 때까지는 세후 6,500,000원을 월 급여로 지급받은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세후 6,500,000원을 제세공과금 부과 이전으로 환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고 그 평균임금을 토대로 산정하면 미지급한 퇴직금은 91,572,493원이다[피고는 급·상여명세서에 공제내역으로 기재된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이 사용자인 피고가 망인이 가입한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의 보험료 중 사용자인 피고의 부담금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한 금품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임금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위 급·상여명세서의 기재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망인의 퇴직금 91,572,493원을 미지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유죄 판결을 선고받고 확정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의 부당이득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퇴직금은 연봉에 포함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것 외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의 액수가 특정된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② 을 제6호증(급․상여명세서)은 망인이 근로한 기간 전체 내역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기재된 차인지급액과 실제 망인에게 지급된 월 급여액이 일치하지도 않는 점에 비추어 그 기재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③ 망인이 이 사건 병원에 오랜 기간 근무하였음에도 망인에 대한 월 급여는 6,000,000원으로 오랜 기간 일정하였는데, 이를 고려하면 월 급여에 퇴직금이 정당하게 산정되어 반영되었다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과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를 특정하고 이를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과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소결

따라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퇴직금 91,572,493원의 상속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망인의 2020. 12. 급여가 세후 6,500,000원인 점 및 피고가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이를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상속분에 따라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는 이에 대하여 망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며 퇴직금 지급을 요청한 이상 피고의 망인에 대한 제세공과금 등의 납부의무가 소실되므로 2020년의 제세공과금 7,198,351원은 망인이 부담하여야 하며, 이를 피고가 망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2020. 12.분 임금 6,500,000원과 상계하면 피고가 망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은 포괄임금계약으로서 유효하고 다만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재가 인정되지 아니한 것일 뿐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망인과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점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고, 망인과 피고 사이에 이른바 네트제 방식의 포괄임금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제도의 입법 취지,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 관련 규정은 강행법규로 망인 고용시부터 이미 확립되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다.

마.

소결

따라서 피고는 망인을 상속한 원고들에게 각 49,036,246원[= 98,072,493원(미지급 퇴직금 91,572,493원 + 미지급 임금 6,500,000원) × 1/2,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망인이 퇴직한 2020. 12. 31.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21. 1.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9. 2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은 2021. 1.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들의 미지급 퇴직금, 연차수당 및 임금 청구 중 일부만이 인용되는 이상,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에 따라 피고가 지연손해금 기산일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 위 미지급 퇴직금, 연차수당 및 임금 등의 전부나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 기간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이율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의사가 의료기관에 대하여 갖는 급여, 수당, 퇴직금 등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다200249 판결 참조), 민법이 정한 연 5%의 이율을 적용하기로 한다. 따라서 원고들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위 인정범위에서만 받아들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하며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성호(재판장) 박우종 이광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