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554,110원과 이에 대하여 2021.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건축설계 및 감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2018. 1. 1.부터 2021. 8. 31.까지 피고를 위하여 건축설계 및 급여 대장 작성업무 등을 담당하며 근로하였던 자이다.
원고는 2022. 3. 16. '근로기간 중 급여 대장 작성 업무를 수행하면서 급여 내역 일부를 부정 신고하였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서류(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를 작성하고 이를 피고에게 교부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22. 4. 6.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에 '피고의 대표이사 C이 원고에게 2021년 8월분 임금 2,300,000원 및 퇴직금 8,254,110원의 합계 10,554,110원을 미지급하였다'는 혐의로 C을 고소(이하 '관련 형사 사건'이라 한다)하였다.
피고는 2022. 4. 19. 원고에게 5,000,000원을 지급하였다.
C은 2022. 5. 26. 관련 형사 사건 혐의로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 기소되었고, 2022. 7. 27. 위 법원으로부터 'C이 원고에 대하여 2021년 8월분 임금 2,300,000원 및 퇴직금 8,254,110원의 합계 10,554,110원을 미지급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며(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2고약2498호), 위 약식명령은 2022. 8. 9. 그대로 확정되었다.
한편, 피고는 2022. 3. 17. 원고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2022. 5. 26. 원고에 대하여 불기소(혐의없음)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 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2018. 1. 1.부터 2021. 8. 31.까지 피고를 위하여 근로하였으나, 2021년 8월분 임금 2,300,000원 및 퇴직금 8,254,110원의 합계 10,554,110원(= 2,300,000원 + 8,254,110원) 중 2022. 4. 19.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5,0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5,554,110원(= 10,554,110원 - 5,000,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합계 5,554,110원과 이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라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1.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근로 기간 중 급여 내역 일부를 부정 신고함으로써 피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면, 그 손해액 492,090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서 공제될 수 있다. 따라서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5,554,110원에서 피고의 손해액인 492,090원을 공제한 나머지 5,062,020원(= 5,554,110원 - 492,090원)과 이에 대하여 2021.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2022. 3. 16.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피고의 손해를 참작하여 원고로부터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받음으로써 원고와 사이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5,000,000원으로 정산하기로 합의하였다. 피고는 이에 따라 원고에게 5,000,000원을 모두 지급하였다. 결국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정산하고 이를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더는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근로자인 원고는 사용자인 피고로부터 2021년 8월분 임금 2,300,000원과 퇴직금 8,254,110원의 합계 10,554,110원(= 2,300,000원 + 8,254,11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0,554,110원에서 2022. 4. 19. 지급한 5,0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5,554,110원(= 10,554,110원 - 5,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인 2021. 8. 31.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1.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이 사건 확인서는 주로 원고의 급여 부정신고 내역을 확인하는 취지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고,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정산에 관한 것이라고 볼만한 부분은 "그리고 ㈜ B와 합의한 금액은 오백만원임에 동의합니다."라는 기재뿐인데 위 기재만으로는 당사자들 사이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5,000,000원에 정산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점, ② C은 사전에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한 다음 2022. 3. 16. 원고를 만나 일단 이 사건 확인서에 서명할 것을 종용하였고, 서명 이후라도 원고가 확인서의 내용에 관하여 의견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이를 수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였음에도 2022. 4. 6. C을 임금 및 퇴직금 체불 혐의로 고소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확인서의 기재만으로는 당사자들 사이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정산의 본질적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를 이루었다거나 원고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하여 위 정산에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5,000,000원으로 정산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합의의 성립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돈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성호(재판장) 최지영 이재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